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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포스트 코로나 원년...2021년 경제 전망
매일경제 한상춘 | 승인 2021.01.14 18:25|(0호)
또 다른 10년, 2020년대 첫해였던 작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점철된 한 해였다. 코로나19는 ‘BC(Before Corona)’에서 ‘AD(After Disease)’로 비유될 만큼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고 있지만 한 마디로 기존의 시스템이 얼마나 무기력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새해 들어서는 벽두부터 코로나 사태에 못지않은 커다란 일정이 예정돼 있다. 지난 4년 동안 ‘함무라비 탈레오 법칙(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 게임’으로 세계 경제의 틀을 뒤흔들어 놓았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가고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다. 코로나 사태도 백신 상용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넘어간다.당선 윤곽이 잡히자마자 ‘화합’과 ‘통합’을 강조한 점을 감안해 볼 때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즉 바이드노믹스의 대외정책은 다자 채널이 재가동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부통령으로 근무할 당시 강한 신념을 갖고 추진했던 파리 신기후 변화 협정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바로 기후변화 시대다. 이상 기온 등 기후 변화야말로 생태적 대참사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다. 세계는 10년 마다 0.2℃ 속도로 더워지고 있는 가운데 2020년 여름철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폭염과 극심한 가뭄, 그리고 한국 등 동북아 지역의 긴 장마와 홍수 피해로 사망자가 급증했다.그런 만큼 기후환경 협약을 윤리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바이든 차기 대통령의 일관된 주장이다. 오바마 정부 시절 8년 내내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포스트 교토의정서’ 논의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회원국은 윤리적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출범할 경우 각국은 대책 차원에서 ‘그린 성장’과 기업 입장에서는 ‘그린 글로벌 스탠더드’를 맞추는 일은 그 어느 과제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에너지 청정형’으로 생산구조를 바꾸는 동시에 원자력, 풍력 등으로 에너지원을 다변화시켜야 생존이 가능한 시대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중국과의 경제 패권 다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대통령과 어느 정당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미국 주도의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 유지는 최고 책무이자 지상과제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와 다른 점을 꼽는다면 ‘극한 대립·근립궁핍화’에서 ‘공생 대립·내부 역량 강화’로 수정해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미국 내부적으로 경제정책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그 어느 분야보다 중하위 계층의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이들 계층을 중심으로 오바마 정부 때보다 더 강화된 ‘일자리 자석 정책(employment magnet policy)’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산업정책도 고용창출계수가 높은 제조업 부활정책을 더 강화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는 제조업을 다시 보자는 ‘리프레시’ 운동과 함께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까지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해 세계 공급망 중심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재편시킨다는 방침이다.일자리 창출과 함께 코로나 사태가 악화될 때마다 강조한 ‘오바마 헬스 케어’를 복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민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하고 있다. 바이든 차기 대통령이 취임식에 이미 약속한 신파리 기후협약 가입과 함께 국민에게 부활 방침을 약속할 것으로 워싱턴 정가에서는 보고 있다.백인 우월주의로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국’과 ‘바이든국’으로 분류됐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크게 훼손된 이민정책도 손질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미국 인구구조와 차세대 산업 인력수요 간의 불일치 문제를 유색인종의 젊은 층을 불러들여 해결하는 제라미 시겔 와튼 스쿨 교수의 ‘글로벌 해법’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화합’과 ‘통합’을 바탕으로 한 바이드노믹스의 가장 큰 장점은 `외부경제 효과(external effect)‘다. 외부경제 효과란 사적 혜택(private profit)보다 월등히 큰 사회적 혜택(social profit)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미국과 중국이 주도로 국제교역규범이 복원되면 다른 나라에게도 준거의 틀로 적용돼 세계교역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다.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세계교역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다자주의 채널 복귀로 0.5% 포인트,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로 상품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0.7% 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교역 증가를 바탕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경우 한국, 중국과 같은 수출지향 국가일수록 유리하다.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 사태로 2020년 4.5% 이상 퇴보된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21년에는 4% 이상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먼저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한 중국 경제는 ’V’자형 반등에 성공해 2021년에는 8%대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봐 한국 경제에게도 혜택이 예상된다.세계 경기가 회복된다면 세계 증시도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 작년에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전통적인 주가평가지표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다. 미국 상장기업의 PER는 25배로 적정수준인 16배를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고평가돼 있다.전통적인 주가평가지표로 설명되지 않음에 따라 주가무형자산 비율(Price Patent Ratio, PPR)과 꿈대비 주가 비율(Price to Dream Ratio, PDR) 등 새로운 평가지표도 나왔다. PPR과 PDR은 지금 당장 경기와 실적이 뒤따라주지 않더라도 미래에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무형자산이 높게 평가되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지표다.작년에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각국 중앙은행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울트라 금융완화 정책 때문이다. 선봉장 역할을 섰던 Fed는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무제한 달러화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앙은행의 고유기능인 최종 대부자 역할을 포기한 셈이나 마찬가지다.기준금리도 ‘빅 스텝’ 방식으로 한꺼번에 크게 내렸다. Fed는 제로 수준으로 환원했고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추진해온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는 그 폭을 더 깊게 가져가는 방안을 놓고 고민했다. 올해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을 거둬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달러화 공급이 급증함에 따라 가장 우려되는 것은 ‘트리핀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트리핀 딜레마란 미국은 경상수지적자를 통해 달러화를 공급해야 하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면 달러 가치가 떨어져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벨기에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의 주장이다.기축통화로 달러화 위상이 흔들림에 따라 미국 이외 국가가 브레튼 우즈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담했던 과다 달러화 보유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탈(脫)달러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 콘택트 시대가 도래됨에 따라 각국이 디지털 통화 도입도 앞당기는 추세다. 올해 국제통화질서에 일대 지각변동을 초래할 움직임이다.한국과의 관계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적으로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도 통상을 비롯한 경제 관계에 있어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중국에 편향적인 기조를 유지할 경우 트럼프 정부 때보다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오히려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오바마 정부 시절 때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소고기, 자동차, 지적 재산권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압력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협력 네트워크(EPN)’ 구상에 한국이 계속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일 경우 갈등이 예상된다.북한 정책은 트럼프 정부나 자신이 부통령으로 일했던 오바마 정부 시절보다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보다 북한이 미국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는 한 북한과의 미온적인 관계 설정은 미국 국민으로부터 강한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트럼프 정부 시절처럼 북한의 고강도 도발로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로 복귀(Strategic Patience 2.0)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략적 인내란 경제 제제와 압력을 지속하면서 북한이 굴복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개념이다. ‘보편적인 인권’을 강조하는 미국 민주당 노선을 감안하면 한국으로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추진 방법에 있어서는 트럼프 정부처럼 한국을 배제한 북한과의 쌍무적인 방법보다 동맹국과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UN 등과의 다자 틀 내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정부가 미해결 과제로 남길 주한 미군 철수와 방위비 분담 문제도 바이든 정부가 집권할 때에도 계속해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신축년, 바이든 정부 출범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난해 코로나 사태 못지않게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대변화(big change)’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은 ‘과감한 중심축 이동(audacious pivoting)’으로 새로운 환경이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야 할 때다.
 

매일경제 한상춘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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