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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각한 현안 덮고 동문서답한 회견, 군부 때와 뭐 다른가
조선일보 | 승인 2020.01.16 12:47|(0호)
현재 시국의 최대 현안은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 등 청와대의 범죄 혐의를 수사 중인 상황에서 수사 대상자인 문 대통령이 검찰 수사팀을 공중분해시켜버린 1·8 검찰 학살 인사다. 현직 판사와 검사가 실명을 내걸고 이번 사태를 "특정 수사 담당자 찍어내기"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비판하고 나섰을 정도다. 문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궁금한 내용은 '수사를 받는 대상자가 수사를 하는 사람들을 공중분해시킨 것'에 대해 대통령이 뭐라고 말하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이 심각한 국가적 현안은 그저 에둘러 지나가는 정도로 끝나고 말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여전히 신뢰하느냐" "윤 총장의 직무수행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지엽적 문답이 오간 후 "울산 선거 당시 하명 수사 의혹 사건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인데 대통령도 그런 선상에서 보고 있느냐" "이번 검찰 인사가 청와대 입장에서 불편한 수사를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는 질문이 이어졌다.

대통령은 두 질문에 대해 각각 울산 선거 때 여당 후보가 내건 공약은 대통령 자신의 선거 공약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답변으로 비켜갔다. 권력자들은 늘 이런 식으로 곤란한 질문에 대해 동문서답을 하게 마련이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러면 기자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보충 질문을 통해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수사 라인을 잘라내는 일이 벌어졌다면 기자회견 전체가 그 문제 하나로만 진
행됐을 것이다.

그러나 두 질문에 대한 대통령의 동문서답식 답변이 끝나자마자 청와대 대변인은 "다른 분야 질문을 해달라"고 요구했고 곧장 엉뚱한 주제로 넘어가 버렸다. 이후 검찰 관련 질문은 다시 나오지 않았다.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사법 방해 문제가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기회로 활용되고 넘어간 것이다. 과거 군부 정권 시절과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4/2020011403605.html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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