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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광풍
김세진 기자 | 승인 2018.06.04 09:35|(206호)
비트코인에서 희망을 찾는 2·30대
도박 VS 투자
문 정부 가상화폐거래소 폐지에서 오락가락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거래소 앞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글 김세진 기자 / 사진 연합뉴스 제공

대기업 3년 차 직장인 최 모(34)씨는 주식에 투자했던 돈을 고스란히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월급만으론 가정을 이루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으로 갈아탄 것이다. 박씨는 “대기업 연봉이라 해도 4,000만~5,000만원인데 알뜰살뜰 모아야 겨우 집 한 채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계층 상승 통로가 막혀 상류층으로의 이동을 꿈꿀 수 없던 우리 흙수저 세대에게 비트코인 투자는 유일하게 ‘수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교 4학년인 김모(27)씨도 얼마 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취업준비를 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 자본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 김씨는 “요즘은 부모 직업이 변변치 않고 빽(Backㆍ연줄)도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나 같은 흙수저(한국에서 유행하는 ‘수저계급론’의 한 개념이다. 부모의 직업, 경제력 등에 따라서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등으로 나뉜다. 주: 기자)도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비트코인을 시작했는데, 거래소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발상은 정말 황당하다”며 “이걸 도박이니, 투기니 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로 몰고 가서 없애려는 건 공산주의나 다름없는 거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트코인 광풍의 시작
지난해 2017년 8월 국내에서 가장 거래 규모가 큰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bithumb)은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거래량 1위 업체로 부상했다. 1일 거래금액은 2조 6018억 원으로 최고 금액을 기록하였다. 이는 코스닥 시장의 1일 거래대금 2조4300억 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35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재 세계에서 거래되는 1440여 종의 가상화폐 중 120여 종의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는 사실에서 이를 합산하면 그 거래 금액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다. 지난 1월 17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에서 거래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과 같은 대표적인 3대 가상화폐 1일 거래 규모를 살펴보면 약 6조2000억 원(58억 $)이다. 이는 세계의 1일 거래대금 31조7000억 원(296억 $)의 약 20%에 달하는 수치다.

비트코인은 실물이 없으며 화폐의 기능도 없고 유동성이 높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러한 비트코인이 도박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비트코인을 규제하거나 철폐해야 하는지,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기술은 분리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블록체인 비트코인이란?

블록체인의 개념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정보의 탈중앙화이다. 서버-클라이언트 구조가 아닌 P2P 환경에서의 공통 장부를 이야기한다. 즉, 모든 네트워크의 노드들이 동일한 영향력을 가지고 참여하는 분산 네트워크라고 보면 된다.

단순하게 말해 국민은행에 기록되고 처리되는 나의 신용카드 처리는 국민은행과 그에 딸린 VAN 사 등의 시스템에서만 보관되는데 비해, 블록체인은 모든 사람이 나의 이력과 처리에 대해서 관여하고 승인해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보가 여러 기관에 저장되어 탈중앙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때문에 해킹이 어려워 보안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비트코인’(bitcoin)은 컴퓨터에서 처리하는 정보의 최소 단위 비트(bit)와 동전(coin)의 합성어로 아직까지도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유령 인물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中本哲史:なかもとさとし)가 2009년 1월 공증된 분산 거래 장부라 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인 ‘블록체인’(Block chain)기술을 기반으로 생성시킨 가상통화(cryptocurrency)이다.

이러한 가상통화의 최초 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은 개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최고 발행 한도를 2100만 개로 한정한 특수 프로그램을 통하여 탄생하였다. 이러한 비트코인이 들어있는 특수프로그램은 겹겹으로 된 암호 함수의 수학 연산 문제로 이루어진 큐브이다. 즉 인간의 두뇌로는 연산할 수 없는 극대화된 용량의 수학 연산문제를 풀어야 소량의 비트코인에서부터 한 개씩의 비트코인을 얻게 된다.

비트코인은 2100만 개의 전체 한도에서 지난 1월 13일 기준으로 1680만 개가 채굴되었다. 전체 발행 한도의 80%가 채굴되었지만 순차적인 프로그램의 난이도를 계산해보면 나머지 20%의 채굴이 끝나기까지 향후 100년의 세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비트코인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등 가상화폐 관련 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비트코인은 규제해야하는가?

"유시민 선생님이 블록체인이 어떻게 전 세계 경제 시스템에 적용되고 스스로 진화할지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13일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알쓸신잡’에 함께 출연했던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교수 사이의 암호화폐 논쟁의 시작이다.

이어서 18일 JTBC 뉴스룸 긴급토론에서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교수는 2차전을 벌였다. 둘의 의견은 비트코인이 화폐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것에서부터 갈렸다. 정재승 교수는 비트코인이 향후 화폐처럼 발전하게 될 것이라 보는 반면 유시민 작가는 불확실한 미래의 꿈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정재승 교수의 경우 불가분의 관계라고 본 반면 유시민 작가는 분리할 수 없다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둘의 의견이 나뉘었다.
 
정부 규제 발표에 국민 청원 봇물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 오락가락 가운데 규제를 반발하는 여론이 거세다. 1월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 올라온 '<가상화폐규제반대>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 제하의 글에 17일 기준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청원에 참여했다.

청원자는 이 글을 통해 “투자라는 건 개인이 성공하던 실패하던 개인이 책임을 지는 게 맞습니다. 무리한 투자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가상화폐 뿐만이 아니라 주식이든 그 어느 항목에도 해당되는 것입니다”며 “마구잡이로 투자하는 것이 아닌 주식과 똑같이 가상화폐를 발급하는 회사를 알아보며 자기가 가진 돈의 무리하지 않을 정도에서 현명하게 투자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는 특수한 것이 아닌 일종의 개인투자행위라는 것이다. 또 "선진국에서 이미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더 발전해나가는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타당하지 않은 규제로 경제가 쇠퇴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히며 4차 혁명 시대에 투자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창원 참여자들은 “안전한 제도는 찬성하지만 하루하루 다르게 내 놓는 무분별한 규제 또는 억압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을 내야 한다.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정책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 등의 글을 올리며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반대했다. 해당 청원 마감일은 오는 27일까지라 참여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규제해야 하는가?
 
청와대는 한 달 내 20만 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하면 30일 이내에 답변을 내놓겠다는 원칙을 세운 바 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월 1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시장 규제방안 찬반입장을 조사한 결과 69.7%가 정부의 가상화폐 시장 규제방안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규제안 연기에 비트코인은 하락세 주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가상통화(암호화폐) 규제안을 7월로 연기했다. 한숨을 돌린 비트코인 가격은 1000만원으로 급등하는 등 코인 시장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다시 1000만 원대를 회복하는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치솟고 있다. 가상화폐 열풍이 다시 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4월 25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가 24일 오전부터 1000만 원대로 올라섰다. 올해 초 2800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정부 규제와 해킹 우려 등으로 급락, 2월 초 600만 원대까지 떨어졌으나 한 달 반가량 지나며 다시 1000만 원 벽을 뚫었다.

리플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들도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보이며 2~3월에 비해 최근 60~70%가량 올랐다. 트론은 이날 하루에 30% 이상 오르기도 했다.

이번 가격 상승은 3월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가상통화에 관한 새로운 글로벌 규제가 논의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페데리코 스터제네거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회의가 끝난 뒤 "가상통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규제안을 내놓기에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며 "오는 7월까지는 구체적인 규제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4월 "가상화폐로 인해 은행과 금융사는 수익모델에 도전을 받을 수 있고 각국 정부의 법정화폐가 암호화 자산으로 상당부분 넘어갈 수 있다"고 가상화폐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가 가상화폐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투자은행과 기업들도 잇따라 가상화폐 시장 참여 움직임을 보인 것도 가상화폐 오름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CNBC가 미국 월가의 주요 금융사 5곳 중 1곳 꼴로 가상화폐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자금세탁과 테러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결성된 범정부 기구 'FATF'의 국제 표준을 가상통화에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6월 지방선거 후 G20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가상화폐·블록체인 관련 국제 금융 콘퍼런스를 열고 가상화폐 관련 과세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김세진 기자  tianmimi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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