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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핵실험장 폐쇄공개·시간통일' 즉석 합의…김정은이 먼저 제안
정경NEWS | 승인 2018.05.29 10:53|(206호)
靑 "회담 당일 처음 나와…예정된 합의 아니었다"
金 "왜 자꾸 갈라지는 걸 만드는지…합의 보여주기 아닌 해나가는 게 중요"
김정숙 "진실성 느껴"…리설주 "같은 성악 전공자로서 가깝게 느껴져"

 
남북이 현재 30분 차이를 보이는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는 데 합의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에서 남북이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정상회담 당일 평화의집 1층 접견실에 걸려 있던 서울과 평양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 시 대외에 공개하고 30분 차이 나는 남북 간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자고 한 남북 정상의 합의는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깜짝' 합의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에서 북한 핵실험장 폐쇄를 국제사회에 공개하기로 한 합의를 소개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수석의 발표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은 남북 간 사전 정상회담 의제 조율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기자들을 만나 '합의가 (사전에) 대화가 오가다가 담판이 지어진 것인가. 아니면 아예 처음 나온 얘기인가'라는 물음에 "예정된 합의가 아니라 대화 과정에서 처음 나온 얘기"라고 답했다.
 
표준시 통일 문제도 정상회담 당일 처음으로 거론된 주제였다.
 
27일 오후 6시 15분께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평화의 집에 도착해 남북 정상 부부가 함께 1층 로비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6시 18분부터 1층 환담장에서 10여분 간 진행된 환담에서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 서울 시각과 평양 시각을 보여주는 시계가 각각 걸린 것을 보고 "매우 가슴이 아팠다"며 남과 북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표준시를 말할 때 문 대통령에게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라며 현장에 두 명씩 들어와 있던 남북 전속들에게 나가달라고 부탁한 뒤 얘기를 꺼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왜 자꾸 갈라져 가는 것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합치려고 해야 한다. 남북은 같은 땅이고 이곳에 오기까지 몇 미터 걸었을 뿐인데 시간이 왜 이리 다른가"라며 "좋은 합의를 만들었으니 이 계기에 시간을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측도 과학기술 강국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안다"며 "표준시 외에도 남북 표준이 다른 것을 맞춰나가자"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합의를 그저 보여주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해나가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정숙 여사는 "많은 게 끊겨 있어 아쉬웠는데 오늘 진실성을 많이 느꼈다"며 "이제 앞만 보고 가면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에 리 여사는 "남편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도 한마음이어서 기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와 같이 김 여사도 성악을 전공해서인지 마음속으로 가깝게 느껴진다"며 "우리가 예술산업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네 분은 오후 6시 30분으로 예정된 만찬 전까지 얘기했고 사실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다 돼 빨리 올라가야 한다는 참모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화를 끊고 '올라가서 얘기하자' 하고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의 즉석 합의가 정상회담 당일 '판문점 선언'에 담기지 않은 것을 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날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내용을 합의하고 발표하는 데 집중, 회담 과정의 여러 얘기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남북 교류 확대 같은 굵직한 의제의 큼지막한 원칙 등에 합의하고 이를 '판문점 선언'에 담은 점을 고려하면 핵실험장 폐쇄의 대외 공개와 같은 '디테일'은 청와대의 설명대로 즉석에서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남북이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논의했든, 혹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 자리에서 즉석에서 논의했든 남북이 합의한 내용은 현재까지 발표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추가로 공개할 (김 위원장의) 비핵화 관련 발언이 있나'라는 물음에 "회담에 들어간 분이 제한적이라 전체적으로 다시 확인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대답했다.
 
청와대의 이날 발표는 양 정상이 즉석에서 합의한 뒤 '이를 공개해도 좋다'는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체 발언에 대한 서로의 협의가 없어 일단 이 정도로 발표했다"고 한 만큼 남북 간 추가 접촉을 통해 합의가 이뤄진다면 '깜짝' 합의 내용이 더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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