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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訪南과 흔들리는 외교 국면
김세진 기자 | 승인 2018.02.07 11:57|(0호)
북한 안하무인 태도에도 만경봉호 '예외'로 입항
미국은 군사 옵션 만지작
가운데 낀 문재인정부, 북핵평화외교 난항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글 · 김세진 기자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6일 오후 북한예술단을 태운 만경봉호 92호가 강원도 동해 목호항에 입항했다. 이어서 7일 오전 9시 28분 경의선 육로로 김일국 체육상을 비롯한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4명과 응원단 229명, 태권도시범단 26명, 기자단 21명 등이 경기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만경봉호는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우리 해역에서의 운항이 금지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당시 5·24조치를 통해 남북 간 교역과 접촉, 신규 투자 등은 물론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과 입항도 모두 금지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만경봉-92호 입항에 관해 '예외적 조치'임을 강조했다. 지난 2013년에도 정부는 남·북·러 나진-하산 3각 물류사업을 추진하면서 '국익 차원'이라는 점에 근거해 예외를 허용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시작으로 '남북 대화→미·북 대화→북핵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평화적 라인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제재 위반, 저자세 논란'을 감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국내외 상황은 녹록치 않다.
 
북한은 '언제든 대화 중단하고 돌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태도를 견지하며, 평창 참가를 남한에 대한 시혜임을 강조한다. 남측에서 '제재 위반 논란'이 거세게 일자 이달 초 예정됐던 금강산 문화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또 예술단의 당초 이동 경로를 경의선 육로로 정했다가 출발 직전 만경봉호로 변경하는 등 끊임없이 “갑질”을 시전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저자세 기조를 이용하여 한국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서 이탈시키고, 한미 공조를 약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북한에 대해 '군사 옵션'을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라는 제한적 선제타격 작전까지 공개된 상태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문 대통령이 '위시풀 싱킹(wishful thinking·희망적 사고)'에 빠져 미·북 대화를 기대하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만 허무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중요한 기점인 '미·북 대화'가 강경기조인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현실화가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국내와 국제사회에서는 "한국 정부가 예외를 남발하면서 대북 제재 원칙을 허물고, 이제 막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제재를 앞장서서 흔들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국정연설서 남북 대화를 언급 않고 대북 제재만을 강조한 것은 한국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6일 만경봉호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전례에 준해 식자재와 유류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소지가 제기되자 "북측이 편의제공을 요청한 사실도 없고,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도 없다"고 말을 바꾸며 정책 혼선만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에서는 북한을 평창에 초대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들로 국내 여론이 분열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북한에서 상징성이 높은 사람을 보내는데 절차나 과정상의 문제로 분란을 일으키면 제3국이 보기에도 창피하지 않겠느냐"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부에 대한 지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세진 기자  tianmimi9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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