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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외교] 중, 한국기자 폭행 해결실마리는?중국경호원들 한국기자 집단폭행 사건, 전 세계 언론의 뭇매 맞아
변완영 기자 | 승인 2017.12.28 14:55|(205호)

한국언론인연합회 등“중국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있어야”
“폭력은 어떠한 경우도 용납해서는 안 돼”
청와대 경호실, 대통령포함 자국민 보호 앞장서야
특별히 무례한 행동 보이지 않았는데도 폭행

 
중국 공안에게 폭행당한 한국 사진기자들 입국

글 · 변완영 기자(byonwy@pmnews.co.kr)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가운데 중국 경호원들이 한국 취재진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14일 발생했다. 문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던 기자가 중국 경호 인력들에게 제지, 집단 구타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은 "용납할 수 없다"며 관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는 14일 성명을 통해 "중한국기자협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 기간 중 있었던 한국 기자 폭행 사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중국 경호원들의 한국기자 폭행을 단호히 규탄한다"며 "중국 경호원들은 한국 기자들이 행사 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비표를 보여주며 정당하게 출입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거부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항의하던 B기자가 중국 경호원들에게 끌려가 구타를 당했다. B기자는 눈이 붓고 코피를 흘렸고, 주위의 일부 기자들도 허리를 다치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에 대해서도 "중국을 국빈 방문한 한국 대통령을 동행 취재하던 기자들을 폭행한 것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며,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 것은 물론 기자이기 이전에 인간을 모욕한 행위"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폭행에 가담한 당사자와 책임자를 처벌하고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기자들이 폭행당하는 동안 어떤 보호 장치도 작동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에도 적극적인 대응과 취재진의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이동희)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대한민국 국민의 알권리를 대표해 취재 중인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집단 폭행한 것은 대한민국을 폭행한 것과 다름없다.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국빈 방문한 대통령과 함께 온 한국 취재진을 이렇게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는 "오늘 벌어진 중국 경호원들의 사진기자 폭행은 정말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일이다. 전쟁터도 아니고 과격한 시위 현장도 아닌,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적인 행사에서 상대방 국가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라며 "중국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이하경)도 15일 성명을 내고 "중국 측 경호원들이 14일 취재 중인 한국 기자들을 무자비하게 집단 폭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보편적인 언론자유를 짓밟는 폭거이자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야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근접취재 비표를 소지해 정당한 취재 권한이 있는 기자들을 단순히 제지하는 수준을 넘어 무차별 구타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심한 상처를 준 작태는 그 자체로 불법일 뿐 아니라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 당국에 폭행 당사자 등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협회는 "우리 정부도 중국 측이 폭행 관련자 규명과 처벌 등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구한다"며 "언론자유에는 취재의 안전이 포함된다는 점을 인식해 국빈 방문 수행단에 포함된 취재기자들의 기본적인 안전을 보장하는데도 각별히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언론인연합회(회장 최재영)도 15일 성명에서 중국 측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을 비판하면서 "중국 정부는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폭행에 가담한 당사자와 책임자를 처벌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언론인연합회는“청와대 출입기자에 대한 폭행은 대한민국 전체에 대한 폭행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중국도 취재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함과 함께 폭력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16일 폭행피해 기자들을 위문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도 15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한국 언론 자유에 대한 폭거"로 규정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14일 대통령의 방중 취재과정에서 발생한 사진기자들 집단폭행사태에 대해 동료 언론인들로서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국빈 방문 중인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의 출입을 일방적으로 제지한 것도 모자라, 이에 항의하는 기자들을 향해 십수명의 중국 경호원들이 집단 구타를 가한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한국 언론 자유에 대한 '폭거'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인류 최고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그것도 국빈 수행단 일원으로 취재 중인 외국인 기자들의 인권을 보란 듯이 짓밟는 행위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공식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들에 대한 강력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성명은 중국 측에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하는 한편, 청와대에는 사건의 원인 분석과 행정적 조치를 요구했다.

성명은 "출입기자들은 중국 정부가 책임 있는 당국자로 하여금 향후 한국 취재진의 방중 시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약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며 청와대에도 "청와대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취재지원과 경호영역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성명은 "해외 순방취재를 나와 격무를 하던 와중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매일경제 이모 기자와 한국일보 고모 기자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며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한국언론을 인용하면서“상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한국이 폭행사건에 대해 중국에 사과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지도 이번 사건을 자세히 전하면서 과거 중국에서 발생한 외신기자 폭행사건을 소개했다. 중국외신기자 협회는 즉각적인 성명을 통해“기자에 대한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정부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다만 중국 언론은 사건발생 이틀만에 “한국 언론이 취재 규정을 어긴 탓”이라고 책임회피 발언을 해 세계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에 중국외교부는“진상파악 뒤 필요한 조치를 검토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중국 외교부)

사건 발생경위…무례한 행동 보이지 않았는데 무차별 폭행 가해
 
문재인 대통령이 12월14일 오전 한·중 경제무역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했다. 문대통령은 오전10시50분 개막식장에서 연설과 타징 행사를 마치고 식장 뒤편에 있는 한국 기업부스를 두 세군데 돌아본 뒤 맞은편 한·중스타트업 기업부스가 있는 홀로 이동했다. 중국측 경호원들이 문 대통령을 따라 이동하던 한국기자들을 제지하면서 문대통령과 경호원들만 빠져나갔다. 이때 수행취재를 제지당한 기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호원들은 한국일보 고모 사진기자의멱살을 잡고 뒤로 넘어뜨렸다. 중국 경호원들은 이 장면을 촬영하려는 연합뉴스 사진기자에게 달려들어 카메라를 뺏어 던지려 했다.
 
한차례 소동이 있은 뒤 오전 11시쯤 한국 기자들이 맞은편 스타트업 홀 입구에 도착하자 중국경호원들이 또다시 막았다. 기자들이 문대통령을 수행하는 증명 비표를 보여줬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취재기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매일경제신문 이모 사진기자와 중국 경호원들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중국경호원들은 이 기자를 복도로 끌로 나간 뒤 무차별 폭행했다. 청와대 춘추관 간부들과 다른 기자들이 말렸으나 소용없었다. 이 기자를 둘러싸고 주먹질을 가했고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이 기자가 쓰러지자 한 경호원은 누워있는 이 기자의 얼굴을 구둣발로 강타했다. 이를 말리던 춘추관 국장도 뒷덜미를 붙잡혀 땅에 쓰러졌다. 집단 폭행을 당한 기자는 오른쪽 눈 두덩이가 심하게 붓고 양쪽 코피가 심하게 나왔다.
 
 
취재기자들이 맞을 만한 행동을 했는가?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 기자들의 과잉취재로 사건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즉 기자들이 경호구역 혹은 취재금지 구역을 침범했기 때문에 경호원들이 제지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기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는 의견이다. 즉 맞을 짓을 했기 때문에 맞았다는 것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설사‘맞을 짓을 했다’고 해서 법이 아닌 개인이나 단체가 타인을 폭행할 수는 없다. 헌법 제12조에서도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취재진이 취재윤리를 어기고 무리하게 취재시도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현장 취재 기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한중 스타트업 기업 부스로 이동하기 위해 중앙 복도를 통해 이동하려 했고, 기자들이 근접취재를 위해 따라나서다가 제지를 당했다. 이어 기자들이 스타트업 행사장 홀로 이동하려고 하자 홀 입구에서 중국 경호원들이 막아서면서 항의하는 기자들을 폭행했다. 일부에서 대통령 VIP실에 기자들이 들어가려고 했기 때문에 중국 측 경호원들이 민감하게 대응했다. 분명한 건 수행 기자단이 발급받은 비표를 제시하면서 정당한 취재권리를 주장했는데도 중국 측 경호원이 이를 무시하고 집단 구타를 했다는 사실이다.
 
중국 측이 근접취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고, 우리 문화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 기자들도 과잉 취재를 자제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참가하는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을 중국 측 경호원이 집단 구타한 것은 상식 밖의 행위이다. 또한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인류 최고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그것도 국빈 수행단 일원으로 취재 중인 외국인 기자들의 인권을 보란 듯이 짓밟는 행위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청와대 경호실이 기자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가?
 
‘청와대 경호실이 대통령을 경호하러 갔지, 기자들을 경호하러 갔느냐’는 누리꾼들의 지적도 있다. 기자들이 과도한 예우를 받길 원하고 있는 인식 자체부터 문제이며 폭행 사태 당시 기자들이 우리 측 경호원을 부른 것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시 기자단이 청와대 경호실의 경호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규정은 현재 없다.
공식적으로 청와대 경호원은 대통령의 신변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 하지만 기자단도 대통령의 수행단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역시 보호받아야할 자국민인 점은 변함없고 당연히 보장돼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번 집단 폭행 당시 청와대 경호팀은 문 대통령을 수행하며 경호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도움을 언제라도 받을 수 있는 국내라면 사정이 조금 달라졌겠지만 다른 나라에서 범죄를 당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폭은 매우 좁을 수밖에 없다. 국내 취재진 역시 가까이 있었던 청와대 경호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또한 국가는 자국민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도의적인 책임이 존재할 수 있다. 실제로 청와대에서도 외교부를 통해 이번 폭행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폭행한 경호원은 어디 소속인가?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 두 기자를 폭행한 경호원들이 중국 공안소속 경호원인지, 아니면 이번행사를 위해 고용된 사설 경호업체 소속 경호원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아직 파악을 하고 있는 과정이지만 코트라와 계약이 돼있는 보안업체일 소속일 가능성이 많다는 보고를 코트라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현장 경호 지휘는 중국공안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하루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폭행에 가담한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함과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반성하고 우리정부에도 공식적인 라인을 통해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언론탄압국가라는 전 세계언론의 지탄을 피할 수 있다.
 

변완영 기자  byon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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