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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넘기며 외교안보 정책 평가 점수는?
·홍인표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 연구교수 | 승인 2017.09.25 11:32|(204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취임 51일 만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서둘러 정상회교를 하기보다는 준비된 정상외교가 필요하다는 정부내 의견도 많았지만 조속한 정상외교 복원이 절실하다고 문재인 대통령은 판단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간 북핵 대응과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비롯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7월초에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탄핵정국에 따른 정상외교 공백을 메웠다는 평가를 일단 받았다.
특히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화성-14호를 발사했음에도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
북한에 남북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조성에서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것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외교안보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북한은 우리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채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경우 선제 타격도 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중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한일관계도 삐걱대고 있다. 난마처럼 얽혀있는 외교안보 현안을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역량을 발휘해 어떻게 풀어낼 지 주목된다.
필자는 지난 30일 충남 공주 충남연구원에서 열린 충청중국포럼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사드 문제를 걱정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면서 지방정부 차원의 모든 교류가 끊겼다는 것이다. 보령이 자랑하는 머드 축제에는 중국 관광객들을 찾아보기힘들었다고 한다.
보령시와 자매결연 관계인 상하이 칭푸구조차 대표단을 축제에 보내지 않았다. 
충남 서산 대산항과 중국 산둥성 룽청을 잇는 국제여객선 항로는 6월 취항 준비를 마쳤는데도 중국측 사정으로 개통이 무기연기된 상태다. 서산 대산항∼룽청항 항로는 거리가 339㎞로 국
내 중국항로 가운데 가장 짧아 많은 기대를 했던 충남 도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포럼 참석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해 방어용 무기로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왜 문제삼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2017. 7. 6.
지난 7월 취임 이후 첫 한중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8월 24일 한중수교 25년 기념행사도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가 따로 열어야 했을 정도였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대해 적어도 1년 이상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시간을 번다음 북한과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이 우리측 요구를 받아들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경우 미군이 사드를 배치할 명분이나 이유가 사라지고 그러면 미국을 설득해 사드를 철수시키고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추진하는 접근방법을 고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미사일을 계속 시험 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더구나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을 발사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하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사드 배치를 줄곧 반대했던 중국 정부는 거세게 반발했다.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에 대한 사드 배치가 안된다고 선언한 이상 주한미군이 사드를 추가 배치할 경우 한중관계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을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오는 11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는 제 19차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핵심 이익으로 떠오른 사드 문제에 대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한국 두 나라 네티즌들의 감정마저 극도로 나빠진 상황에서 한중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적 노력은 한층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한미관계는 어떤가. 일단 6월말 한미정상 회담을 통해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해 공동 대응을 하겠다는 데 공감대를 얻어내기는 했다.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우리가 주도하겠다는 이른바 한국 운전자론에 대해 미국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잇단 도발을 감행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럼에도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미국은 내심 불만을 갖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 권고를 무시하고 미사일을 마구 쏘아대는 마당에 무슨 대화 타령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 제제는 필요하지만 그래도 북한과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만큼 북한과의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과의 군사회담을 통해 휴전선의 대북 방송을 중단하고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하고 남북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나아가 개성공단 가동 재개나 금강산 관광도 자연스럽게 고려할 수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우리측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예 무시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탈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 12명을 북한에 돌려보내야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주한미군 철수를 달성하는 것을 지상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 추가 핵실험과 추가 미사일도발이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말 한미정상회담 직후 튀어나온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도 한미관계의 주요 현안이다.
일단 8월 22일 서울에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첫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은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어떤 합의도 도달하지 못했다. 추후 협의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이르면 올해 말부터 협상에 들어간다.
24일 경북 포항시 해군 6항공전단에서 열린 한·미 해군 연합 활주로피해복구 야외실제훈련(FTX)에서 연합군이 훈련하고 있다. 2017. 8. 24.
2019년부터 적용할 방위비 분담금을 논의하는 자리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이다.
우리 분담금 2001년 4,882억 원에서 출발해 올해말이면 9,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주둔 비용의 절반 정도 규모다. 미국 행정부는 안보 무임승차는 안 된다며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분담이 이뤄지게 할 것이라고 공식 거론한 상태다. 1조 원을 훌쩍 넘는 금액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 메세홀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얘기를나누고 있다. 2017. 7. 7.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쉽지 않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12월 28일 일본 정부와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들의 의견 수렴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졸속 합의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국민 정서는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와 피해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다시 한 번 밝힌 바 있다.
우리의 재협상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재협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와의 합의 당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위안부 문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취임 100일을 맞는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성과는 정상외교를 통해 한국이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이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향후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해법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보수진영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는 것이 평화를 구걸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진보진영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주도권을 우리가 잡지 못한 채 미국에 제대로 할 말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이 큰 방향과 원칙을 잃고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취임 100일까지지난 정부 외교 공백을 메우는데 일단 성공했다면 지금부터가 문제다. 어떻게 고차방정식의 해법을 찾아낼 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저한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그래서 전쟁을 피하고 대화 국면을 가져올 수 있는 적극적인 외교를 펴라.” 이렇게 주문하고 싶다.

·홍인표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 연구교수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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