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최재영 권두칼럼 정치읽기
반기문, 선택의 기로에 서다
최재영 / 본지 발행인, 한국언론인연합회 회장 | 승인 2017.01.06 04:06|(202호)

19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정유년(丁酉年)새해가 밝았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국정은여전히 혼미하고 국민의 분노는 여전하다. 오늘의 이 어려움이 언제까지 갈지도 알 수 없으니 더 답답한 노릇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을 선출하는 최대의 정치일정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어쩌면 오늘의 이 위기와 분노가 차기 대통령 선거를 통해 기회와 희망으로 반전 될 수도 있으니 민주주의의 여정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혼란과 아픔을 딛고 여야 유력한 대선주자들의 대선 레이스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제 한 몸 불사르겠다

새해 대선 정국은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돼 있다. 과연 반 전 총장이 대선정국에 언제 쯤 뛰어 들 것인지,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서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아니면 제3지대에서의 독자적인 신당 창당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다양한 선택의 여지가 있기에 ‘반기문 변수’는 아직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다. 전반적인 여론조사를 보면 반 전 총장 대선후보 지지율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새해 대선정국에서 반 전 총장에 거는 기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기문 전 총장의 목소리가 더 강해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박근혜 대통령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국회 탄핵소추안이 결정된 직후 반 전 총장은 달라졌다. 아니 반 총장도 분노하는 목소리였다. 반 총장은 20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회견에서 “제가 10년 동안 유엔 총장을 역임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것이다. 심지어 ‘친박’과 ‘비박’ 등을 거론하며 기존의 ‘기득권 정치’에 대해서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패권주의적 기득권 정치와는 선을 긋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반기문 전 총장은 지난달 16일 뉴욕외교협회(CFR)의 초청간담회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한국 국민은 올바른 통치구조가 무너진 것에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보낸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뿐이 아니었다. 반 전 총장은 “70년 동안 한국 국민으로 살아왔지만 6·25 한국전쟁을 제외하고는 이런 정치적 혼란은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과거 4·19 혁명이나 광주 민주화운동 때보다 더 혼란스런 상황이라고 말 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일이 한국의 지도자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길 바란다”며 “개인이나 조직의 이익에 앞서 공공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교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은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의 혼란스런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언급한 셈이다.

반 전 총장의 이런 발언을 유추해 보면 몇 가지 중요한 대목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 ‘친박계’와는 길을 달리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분노 대상과 손을 잡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과도 분명한 각을 세웠다. ‘포용적 리더십’과는 거리가 가장 먼 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야의 양 극단에 있는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제3지대’가 곧 반 전 총장이 꿈꾸고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교두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반기문의 선택, 제3지대를 주도할 것인가

반기문 전 총장이 선택할 정치의 길은 먼저 여권내 비박계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이 가장 안전하게 둥지를 틀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보수의 혁신’을 표방한 신당창당은 불가피할 것이다. 결과에 따라서는 ‘친박당’을 밀어내고 건강한 보수세력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반 전 총장이 이런 판을 주도할 수 있다면 정치권 데뷔 치고는 하나의 작품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제3지대는 보수세력 만의 것으로는 어렵다. 일찌감치 국민의당을 비롯해 안철수 전 대표가 ‘중도개혁’을 표방하며 탄탄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중도 개혁적인 인사들도 상당수가 포진해 있다. 다시 말하면 중도세력을 중심으로 중도보수와 중도진보가 경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을 하나로 네트워킹 할 수 있다면 제3지대는 차기 대선의 빅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거혁명의 진원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자주 거론되는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론’도 같은 맥락이다. 혹시 반기문 전 총장이 이처럼 거대한 정치지형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을까. 국민적 지지율과 경륜 그리고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 국가와 국민에 대한 그의 애정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반 전 총장의 ‘의지’와 ‘정치력’이 아닐까 싶다. 국민들은 지금 반 전 총장에게 이런 큰 길을 원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국민은 그동안 한국정치를 짓눌려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분명히 확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몰락도 그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그렇다면 더 이상은 안 된다. 어떤 방식이든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의 혁신은 피할 수 없다. 물론 정치혁신과 공정경제,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 같은 내용도 보완해야 한다. 이처럼 최소한의 개헌 담론을 중심으로 해서 제3지대를 묶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고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어렵다면 차기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 기치로 제3지대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 새로운 ‘제3지대 통합정당’이 완성되는 셈이다.

제3지대 통합정당에서 반기문 전 총장과 안철수 전 대표, 그리고 손학규 전 대표 등이 경선 레이스를 펼친다면 국민의 시선은 단연 이곳으로 집중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지사 등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중도의 거대한 정치세력이 통합된 힘으로 차기 대선정국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단순히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틀을 뛰어 넘어서 낡고 병든 ‘구체제’를 끝내고 ‘새로운 정치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을 선언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반 전 총장이 선택해야 할 ‘정치의 길’은 지금 당장 이것이 아닐까 싶다.

최재영 / 본지 발행인, 한국언론인연합회 회장  mjknews2121@daum.net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502~3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17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