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치 국방 북한·한반도
북한외교관 탈북사태/ 태영호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과연 탈북 러시는 오는가?
황인환 편집위원장 | 승인 2016.10.07 16:53|(198호)
8월 15일. 광복 71주년.  박근혜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북한 동포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 당국의 간부들과 모든 북한 주민 여러분! 통일은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 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핵과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인간의 존엄이 존중되는 새로운 한반도 통일 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통일된 후 우리 이렇게 살자’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북한의 하급 간부들에게 만약 통일되면 당신들의 안전을 보장하겠으니 두려워 말라는 강한 메시지였다. 통일은 오고 있는 것일까? 뒤이어 북한의 최고위급 외교관인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귀순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이달 초께 잠적 한 후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강 맥주 페스티벌의 의미
며칠 전 북한 조선중앙 TV에서는 평양 대동강 유 람선 맥주축전을 소개했다. 깡마른 북한 주민들이 낡 은 셔츠를 입고 삼삼오오 탁자에 마주 앉아 맥주를 시음하는 장면이 중계되었다. 술 서비스는 해군 복장 을 한 아리따운 처녀들이었다. 안주는 통닭구이로 서울 한강변의 치맥 파티를 흉내 낸 행사 같았다. 흉내면 또 어떠랴. 주민들에게 이런 휴식과 낭만을 제공 했다는 게 대견해 보였다. 더불어 대동강맥주 맛이 어떤지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북한이 요즘 좀 달라졌는가? 아니다. 이것은 ‘우린 (북한) 대북 제재에도 이렇게 풍요롭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관제 홍보 CF였던 셈이다. 이렇게 해야 하는 그들의 입장이 안쓰럽게 느껴왔다.
요즘 북한 주민들의 삶이 곤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심 지도부는 핵을 가지면 경제 등 모든 문제 가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라고 주민들을 호도해 왔지만 정작 핵을 보유해보았자 국제사회의 제재만 강해질 뿐 경제적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어 곤혹스 러워졌다.
핵은 오히려 현재도 미래도 자신들을 옥죄는 수의(囚衣)로 작용할 뿐 북한 주민의 삶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경제적 궁핍은 북한의 해외 공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관 외교관들의 삶이 매우 피폐해졌 다. 잘 사는 주재국에서 경제적으로 저소득층의 수준 에도 미치지 못해 변두리 중고 시장을 뒤져야 할 정 도의 생활을 영위한다니 배울 만큼 배운 외교관으로 서 너무나 자존심 상하는 일일 것이다.
만일 경제 제재로 머지않아 북한에 유동성 위기까 지 닥치게 되면 이들 외교관은 물론 내부의 균열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질 것이 빤하다. 국가 붕괴 사태를 염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이 선택한 핵의 길은 결국 파멸의 길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번 태영호(55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탈북 사건은 국제적인 관심 을 불러내고 있다. 요즘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는 게 아닐까?

태영호 공사 귀순은 남 체제 승리 증명
이번 태영호(55세) 주영국 북한 공사의 귀순은 남 북 간 체제 대결에서 대한민국 판정승을 극명하게 증 명해준 사건이다.  태 공사는 지난 7월 중순 가족(아내 오혜선과 2남 1녀)과 함께 한국의 품으로 직접 귀순했다. 태 공사 는 귀순 의사를 직접 영국 측에 밝혔으며, 영국과 미 국, 독일, 한국의 극비 작전으로 군용기로 독일을 거 쳐 한국으로 직행했다고 전한다. 이 과정에서 태 공 사는 제3국을 선택할 수도 있었으나 스스로 한국으 로 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태 공사 입국 뒤 상당 기간 귀순 사실을 비 밀에 부쳤으나 지난 17일 영국 언론이 보도하자 태 공사 가족의 국내 입국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
면서 영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에 감사했다.  정부는 태 공사가 한국으로 귀순하게 된 동기는 첫 째,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둘째, 한국의  자유민 주주의에 대한 동경, 셋째, 자녀의 장래 문제 등이라 고 밝혔다. 해외 다수 언론들은 태 공사 가족의 탈북 동기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서 찾으려고 했으나 통일부는 “태 공사 가 탈북 동기와 관련해 (대북) 제재 이야기는 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 공사가 외부 정보를 많이 접해 남북을 비교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을 것 이고, 김정은 체제에 희망이 없고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느껴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본다”라고 평 가했다. 그리고 태 공사의 귀순은 김정은 체제의 내 부 결속에 금이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효시라고 보았다.

북한 명문가 출신 외교관 태영호는 누구인가?
태영호 공사는 북한의 최고 엘리트 가문 출신 관료 라고 알려졌다. 태 공사는 출신 성분이 너무 좋아서 3년 만기의 외교관 근무를 특별히 10년이나 할 정도 였다. 그의 부친은 김일성 전령병을 지낸 빨치산 출 신 1세대인 태병렬이라고 알려졌다. 태병렬은 김일성 국가장례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젊은 시절 최고인민 회의 대의원까지 지냈으며 1997년 사망했다. 태 공사의 형 태형철은 현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으로 밝혀졌다. 
태 공사는 빨치산 명문 가문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고, 평양국제대학을 졸업한 뒤 외무성 8국에 배치되었다. 외교관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5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이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그를 동행 수행할 정도로 주영국 북한대사 관에서 최고 실력자였다.  태 공사의 부인인 오혜선도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의 일가로 알려 졌다. 그는 고학력에다 학창 시절부터 자존심이 매우 강한 여성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오 혜선은 오백룡의 아들인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 장의 친인척이라고 전했다.
그의 장남(26세)은 영국에서 공중보건경제 학위를 수료하였으며, 차남 금혁 군(19세)은 현재 영국의 명 문대학인 임피리얼 칼리지 입학을 앞두고 있다. 차남 은 성적이 A+로 매우 우수하고 총명한 것으로 알려 졌다. 영국의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도 레벨 A를 마 크할 정도다. 그는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 공할 예정이다. 현재 차남의 개학이 임박해 있는 처 지여서 영국의 고교 친구들은 그의 빠른 복학을 기대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정도다.
그러므로 태 공사는 올 여름 본국 소환을 앞두고 자식의 진학과 미래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했을 가 능성이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순수하게 자식의 장래를 위한 엑소더스라는 견해다. 태 공사는 한 때 580만 달러(64억 원)를 들고 탈북 했다는 소문이 났으나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아는 소식통들은 주영 북한대사관에 그만한 돈이 있 을 수 없다면서, 설혹 있다고 해도 북한 최고의 엘리 트 가문인 아내 오혜선의 자존심이 범인으로 취급받 을 그런 횡령을 용서치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태영호 주영국 북한 공사는 외국어에 능하고 명석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태 공사는 런던 현지에서 도 남측 교민 사회에 벽이 없이 잘 어울렸다고 하며, 남측 교민들은 그를 매우 폭넓은 품성을 가진 점잖은 신사로 평가했다고 한다.

북 외교관의 현지 생활고
태 공사가 망명한 이유의 하나로 경제적인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엘리트 외교관으로 주영 북한대사관 내 서열 2위인데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그가 받은 월 급은 500~700파운드(70만원~12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디언,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태 공사는 “물 가가 엄청나게 비싼 런던에서 한 달 1,200파운드(약 175만 원)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북한에 서는 이해하지 못한다”라면서 “그들은 자신이 마치 풀장과 사우나가 갖춰진 궁전에서 살고 있는 줄 안 다”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태 공사 가족은 방 두 개와 좁은 부엌이 딸린 런던 서부지역의 평범한 집에서 살았고 태 공 사가 대사관에 차를 몰고 나올 때 혼잡 통행료 걱정 을 한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대사관은 주차료를 3억 원 어치나 체납 중이다. 북한 외교관의 생활이 이 정도니 북한 현지 주민의 생활은 오죽할까?  일부 소식통들은 태 공사가 이에 더하여 북한으로 부터 외화 및 사치품 상납 압박에 시달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가 이 어지면서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이해가 된다. 돈줄은 차단되고, 본국의 통치 자금 독촉은 심 해 태 공사가 심한 갈등 속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태 공사는 북한 당국의 심한 수탈 압박을 받으면서도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을 유지하려는 엘 리트로서의 자존심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과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 등 불안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모습. 2016.8.18.

귀순자에 상처 주는 언론 보도 자제해야
한 소식통은 태 공사 가족의 신상 벗기기식 한국 언론의 보도 태도를 염려했다. 빨치산 집안 출신인 태 공사 부인 오혜선 씨의 심리 상태를 우려했다. 그는 “오혜선은 남편이 비자금을 챙겼다는 얘기에 아주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을 것”이라며 “뼈대 있는 집안 출신으로 무척 자존심이 강하고 교육 수준도 굉장히 높은 사람인데 마치 도둑질한 사람들처럼 몰아가면 왜 한국에 와서 이런 꼴을 당하나 하는 생각이 들 것” 이라고 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도 이날 “태영호 거금 지참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해 줬다. 정부도 최근 탈북한 외교관 이슈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당분간 ‘확 인 불가’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의 병폐인 터무니없는 추측성 보도의 확산을 차단하는 특단의 대책도 찾아야 할 것이다. 어떤 때는 어느 나라 언론인지 분간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태 공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고급 정보를 위해서라도 언론 보도의 관리와 언론사 스스로의 자제가 요청된다.

북한의 태도 어떻게 변하나?
북한은 태 공사 귀순 3일 만에  “박근혜 역적 패당 은 영국 주재 대표부에서 일하다가 자기가 저지른 범죄 행위가 폭로되자 법적 처벌이 두려워 가족과 함께 도주한 자를 남조선에 끌어들이는 비열한 놀음을 벌 여놓았다”라고 주장했다. 북한 측 비공식 대변인을 자처하는 일본 내 조미평화센터 김명철 소장은 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보 당 국이 뇌물을 주거나, 강압으로 태 공사의 탈북을 유인 또는 압박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투적인 비난 수준이다. 일부 언론도 가세하여 북한은 이러저러한 제재를 해 올 것이라고 북한도 생각지 않았던 방법들을 마치 일깨우듯 낱낱이 거론하고 있다.
북한 주민의 탈북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 방송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은 “나라도 태영호라 면 절대 북한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기회만 주어진다면 당장 탈북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북한도 우리 정부도 이런 실상을 모를리 없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찾아온다. 북한 주민들의 사정 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절박한 상태인 것 같다. 우리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를 흘러 듣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내부 분열 없이 한마음으로 통일에 대비하여야 할 것 같다. 언제 어느날 탈북 러시가 남측으로 이어질지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 금년에도 7월까지 작년에 비해 15%가 많은 800여 명의 탈북자가 귀순했다.

 

황인환 편집위원장  weisman@naver.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인환 편집위원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502~3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19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