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은 내년 대선을 약 1년 2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다음 대통령, 누구를 생각(지지)하십니까?’란 주제로 정치인 지표 조사를 실시했다. 여야의 주요 정치인 13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한 뒤, 그중 단 1명만 답하게 하는 방식으로, 13명 후보의 지지율과 ‘모름·무응답’ 비율을 합하면 총 100%가 된다. 그 다음으로 13명 후보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면서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을 만한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조선일보 3자대결 구도에선 1위 반기문(38.5%), 2위 문재인(28.1%), 3위 안철수(14.5%)로 나타났다.

영역별 1위 독주 체제, 반기문 차기 대선 후보
조선일보 분석에 따른 ‘다자 대결’의 결과는 반기문 유 엔 사무총장이 1위였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그 뒤를 쫓았다. 다른 10명의 후보는 5% 미만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반 총장은 27.4%로 문 전 대표(16.5%)와 안 전 대표 (8.2%)를 10~20%포인트가량 앞섰다. 다음은 박원순 서 울시장(4.4.%), 오세훈 전 서울시장(4.3%), 김무성 전 새 누리당 대표(2.8%), 안희정 충남지사(2.5%), 유승민 새 누리당 의원(2.5%) 등이 중위권에서 경쟁을 벌였다. 그 뒤는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1.7%), 김부겸 더 불어민주당 의원(1.6%), 김문수 전 경기지사(1.3%), 남 경필 경기지사(0.9%), 원희룡 제주지사(0.4%) 등이었다. ‘모름·무응답’은 25.6%였다. 반 총장은 40대(25.0%), 50대(31.4%), 60대 이상 (41.8%) 등에서 선두였고, 문 전 대표는 20대(19.0%), 30 대(30.4%)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또한 반 총장은 지역 별로 호남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고향인 대전·충청 지역에서 40.2%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응답자의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 반 총장 (41.6%)이 문 전 대표(7.5%)와 안 전 대표(5.4%)를 큰 폭 으로 앞섰고, 진보층에선 문 전 대표(29.0%)가 반 총장 (15.3%)과 안 전 대표(8.8.%)를 여유 있게 앞섰다.
중도층에서는 반 총장 21.2%, 문 전 대표 16.8%, 안 전 대표 13.6% 등이었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지지층(51.6%), 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48.7%), 안 전 대표는 국 민의당 지지층(39.2%)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기문·문재인·안철수 3자 대결에서는 반 총장이 38.5%를 얻어 문 전 대표(28.1%)와 안 의원(14.5%)을 오 차 범위(±3.1%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전국 모든 권역에서 반 총장 이 야권 후보에 앞섰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선 문 전 대표가 반 총장에 앞섰지만, 40대 이상에서는 반 총장 지 지가 많았다. 문 전 대표와 안 의원의 지지율 합은 42.6% 로 두 사람이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를 가정해도 반 총장 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도·호감도·지지도에 따른 ‘다자 대결’ 구도
중앙일보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현재 유일하게 50% 이상의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나온 사람이 반 총장이 었다. ‘반 총장을 안다’고 답한 인지자 중 63.0%가 호감 도를 보인 것이다. 반 총장을 ‘모른다’고 한 응답자들은 호감도 조사에서 제외됐다. 같은 방식으로 ‘호감을 느끼 지 못한다’의 응답은 34.9%였다. 다른 차기 주자들도 같 은 방식으로 호감도와 비호감도가 구해졌다. 문재인 전 대표의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각각 49.3%로 같았다. 50%에 못 미치는 호감도지만 야권 후보 군에선 가장 높은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호 감도는 46.6%, 비호감도는 51.5%였다. 안철수 전 대표의 호감도는 46.4%, 비호감도는 52.3%로 나타났다. 김무성 전 대표의 호감도는 35.5%로, 80% 이상의 인지도를 보인 후보 중 가장 낮았다. 지역별 호감도에 있어서는 야권의 지지 기반 인 호남의 각축이 치열했다. 안 전 대표는 호남 에서 호감도가 63.3%로 가장 높았다.
비호감도는 34.9% 였다. 박 시장도 호남에서 60% 이상의 호감도(60.1%, 비 호감도 37.0%)를 보였다. 정계 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더 불어민주당 고문은 57.7%의 호감도(비호감도 40.1%)를 기록해 네 번째로 수치가 높았다. 반 총장은 호남에선 47.1%의 호감도를 보여 비호감도 (49.2%)보다 낮았다. 다만 나머지 지역에선 고르게 호감 도가 높았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에선 73.1%, 대구· 경북(TK)에선 8.2%를 기록했다. 세대별로 보면 반 총장이 새누리당 열세층에서 확장 가능성을 보였다. 그는 20대(56.4%)와 30대(51.9%), 40 대(60.1%)에서 호감도가 50%를 넘었다. 새누리당이 강 세를 보이고 있는 50대(71.6%)와 60대 이상(71.9%)에 선 호감도가 비호감도(28.4%, 23.9%)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문 전 대표는 20대(63.2%)·30대(65.4%)·40 대(53.2%)에서 높은 호감도를 기록했다. 반면 50대 (41.9%), 60대 이상(29.4%) 등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호 감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층 조사의 경우, 인지도와 호감·비호감도(해당 대선 주자를 안다고 응답한 경우)를 물었을 경우, 반 총 장이 강세를 보였다. 반 총장의 인지도(91.9%)는 세 번 째로 높았고 호감도(63.9%)는 가장 높았다. 반면 비호감 도(31.5%)는 조사 대상 차기 대선 주자 중 가장 낮았다. 반 총장 뒤를 이어 호감도가 높게 나타난 인사는 문 전 대표(44.8%), 안 전 대표(42.3%), 박 시장(37.4%), 김부 겸 의원(37.2%) 순이었다. 새누리당 대선 주자 중에서는 유 의원(36.8%)이 호감도가 가장 높았고 남경필 경기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각각 34.1%로 뒤를 이었다. 유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35%의 호감도를 보였으나 부동층에서 호감도가 더 높았다. 소속 정당보 다 부동층에서 호감도가 더 높은 대선 주자는 유 의원이 유일하다.

여론 예측을 넘어서는 현실적 변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호감도가 높고 비 호감도는 낮은 반 총장의 확장성이 제일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 교수는 “여야 텃밭에서의 부동층은 언제든 지지 후보를 선택할 준비가 돼 있는 층”이라며 “이러한 부동층에서는 특정 정당 후보가 확실히 서면 정당의 선택에 따라 자신 의 지지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1월에 귀국한 뒤, 대선 출마를 선언할 시점이 되면 또 다른 변수가 생 긴다. 새누리당에 입당할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 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각종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 지만, 특정 정당을 선택할 경우, 야당 지지층 가운데 그 에게 호감을 가진 응답자들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분석 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과 국민의당 안 철수 전 대표의 경우, 2012년 대선 때부터 검증 무대에 올라 인지도·호감도·지지도의 변동 폭이 다음 대선까 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여론 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 그들은 또한 잠재력이 큰 여야의 ‘다크호스’들 또한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의상 기자  estki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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