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들이 8월 10일 오전 부산MBC에서 TV토론회를 갖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곤, 추미애, 이종걸 후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은 지도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이정현이 당 대표 권력을 장악했으며, 더민주당은 친노계 내부의 추미애와 김상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 선출이 무척 아쉬운 느낌이 든다. 정치세력의 확장이라기보다, 덧셈의 정치보다 자체 정파의 당권 장악에만 열을 올리는 느낌이다. 이번 당권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내년 대선 후보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게 된다. 새누리당은 2마리 토끼를 쫓아야한다. 박근혜 국정운영에 안정을 기해야 하고, 정권재창출이라는 고지를 달성해야 한다. 이정현대표는 박근혜 대통령비서출신답게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정의’가 아니다”라고 취임 초 일성을 가한 후 우병우 수석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피하고 있다. 또한 당외의 다른 대선 후보를 염두에 둔 듯, 당 외부의 유력인사들이 당내에 들어와 대권후보 경선을 치룰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했다. 이정현대표의 생각은 박근혜 정부의 당내외 비판과 공격을 선봉에서 차단시키고, 박대통령이 염두에 두고 있는 대선 후보를 새누리당의 대권주자로 옹립시키려는 것 같다. 그러나 민심은 박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생각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 우선 우병우 수석문제는 갈수록 꼬이고 있다.
 박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수석을 검찰에 고발하여 권력내부의 갈등과 분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우병우 수석을 감싸는 청와대에 대한 비난 여론은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은, 과연 이런 상태에서 정권재창출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의문점을 지속적으로 던져주고 있다. 최소한 친박과 비주류가 공히 인정할 수 있는 인물이 당권을 장악했더라면, 총선참패에 대한 국민적 심판 화살을 조금 피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주는 여당의 역할도 진행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정현 대표는 그의 과거 정치경력에서 보여주듯이 박대통령의 심복으로서, 박대통령 어록을 외우고 다녔던 인물이다. 집권여당의 당대표로서 당내부의 비주류세력을 아우르면서 당이 단합된 모습으로 박대통령 후반기 집권을 받쳐줄 정치적 능력을 보여줄지는 매우 미지수이다. 더욱이 변화된 민심을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박대통령 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되지 않고 있다. 결국 대통령은 보수, 우익적 성향을 가진 자신의 지지층만을 고려한 국정운영을 하게 될 것이고, 새누리당은 친박 일색의 당 운영이 예상된다. 여야간의 대치국면이 장기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박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층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정권재창출이 가능할지 많은 사람들이 의심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투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도 별 차이가 없다. 당권 경선에 세 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비주류의 이종걸 후보는 처음부터 논외로 뒤쳐져 있었고 결국 추미애와 김상곤의 싸움이 되고 있다. 추미애후보는 친문 핵심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김상곤 후보는 친노세력 중 문재인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친노 분화 세력이 밀고 있다. 하여튼 더민주당의 당권은 친노세력이 장악하게 될 것이고, 내년 대선후보는 문재인 아니면 친노세력이 지지하는 후보가 뽑히게 될 것이 명확하다.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은 결국 친노세력끼리의 각축전이 벌어지게 될 것이고, 야권지지층을 놓고 국민의 당 후보와의 대결적 구도가 만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더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었지만, 호남에서는 완패했다. 전통적 야권 지지기반인 호남의 유권자들이 더민주당을 버리고 국민의 당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호남유권자들의 친노세력에 대한 오랜 반감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전대표에 대한 정서적 반감은 매우 거셌다. 호남에서 밀어주고 확실하게 밀어주었지만, 속칭 진보라고 하는 친노. 86세력은 선거 때만 호남세력을 이용하고, 선거가 끝나면 호남을 지역주의라고 매도했다는 것이 호남사람들의 일반적 정서이다. 그렇다면 더 민주당은 이번 당권 후보로 친노세력이 아닌 비주류측에 속한 사람을 당권주자로 내세워 지난 총선에서 벗어난 민심을 되돌려야 했다. 하지만 더민주당의 친노, 친문 그룹은 내년에 문재인등 친노주자를 대권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생각만 앞서고 있다. 친노일색으로 더민주당이 채워진다면 과연 호남유권자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이 더민주당을 지지할지 의문이 들뿐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에서 벌어지는 행태는 상식적인 관점에서 볼 때도 매우 한심스러울 뿐이다. 정치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고 사적이익과 권력적 이해만 우선시 되고 있다는 생각은 이미 국민들 마음속이 깊이 박혀 있다. 그러나 그들이 민심의 흐름을 모를리는 없다. 민심의 이반을 알고 있겠지만, 권력적 측면에서만 당의 권력과 대통령 권력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향후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게 될 것이고,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협소정치는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고, 안타깝게 만들 것이 뻔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부터), 새누리당 정진석,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추경예산안과 청문회 증인 채택 등 국회현안 합의문에 서명한 뒤 손을 잡고 있다.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행위이다.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말에서 의미하듯이 정치는 백성과 함께하는 것이고, 백성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하고, 백성을 귀하게 여겨 백성이 원하는 정치를 향해야 국가와 나라가 편안해지고, 정치를 행하는 자들이 존경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는 국민의 마음과 공감대는 없어져 버리고 자신들의 권력관계에만 집착되어 있다.
정치는 중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쳐서도 안 될 뿐만 아니라, 모자라거나 넘쳐서도 안된다. 일부층만을 의식한 정치를 행해서도 더욱더 안 된다. 균형과 조화의 정치를 이루어야 국민이 행복하고 국가가 발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표출한 총선의 결과와 완전히 판이한 결과가 여야 두 정당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마도 이 두 정당이 내년 대선판을 좌우하게 될 것이고, 총선 민심과 다른 정치행각이 대선 판에서 벌어질 것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권 보위와 박정권의 지지기반만을 의식한 정치에서 벗어나야, 극복해야 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국정운영과 함께 정권재창출이 가능할 것이고, 더민주당 역시 일부정파의 독식과 독점에서 벗어나 다른 제정파와 함께 권력을 배분하는 정치행동을 벌여야 대선승리에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제3지대,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이라는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중도개혁세혁의 총집결이 내년 대선 전에 가시화 될지는 아직도 안개속이다. 그 이유는 정치세력의 형성이라는 것이 결코 단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역사적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으며, 한국정치현실에서 진정한 중도개혁정치세력이 태동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권세력이 확고하게 권력을 장악한 채 버티고 있고 제1야당의 기득권 지키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난제이다. 더구나 속칭 대권주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아직은 자신의 사적권력에 취해 대권에만 다가서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한민국에서의 대권은 국민의 마음을 가져가는 인물에게 안겨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최재영 기자  mjknews21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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