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되살리는 내용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법)' 개정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 "이 법안은 정부가 3년전 제출한 법안을 그대로 가져다 베낀 법안"이라고 힐난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으며 김영란법 제정 전과정에 참여했던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한 뒤, "지난 3년동안 전문가들이 어떻게 토론해왔는지, 면밀하고 신중한 검토 없이 베끼다시피 제출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안 전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에 대해 "원안대로 포함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란 공직자가 4촌 이내의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직무에서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여야 합의로 제외됐다.

김 전 의원은 "이해충돌 방지 문제가 원안대로 적용되면 '포괄적 직무수행자'에 해당하는 정부 중앙부처 과장급 직원은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가 없다"며 "현실적으로 제도 운영이 가능하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국회의원이 빠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비판 여론에 편승한 것"이라며 "국회의원도 부정청탁 금지 대상에 해당한다"고 적극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정청탁 금지 조항의 예외조항에는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가 추가 됐는데, 이것 때문에 오해가 생기는 것"이라며 "이는 국회의원을 빼기 위한 것이 아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이 제출한 원안에도 제정 법률안과 거의 똑같은 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회의원이 예산심의 과정에 민원성 예산 요구를 밀어넣는 '쪽지예산'에 대해서는 "김영란법은 예산 확정과정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고충민원 전달을 예외 조항으로 합법화해 빠져나갈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는 보도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쪽지예산 근절은 김영란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회법 개정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의상 기자  estki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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