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2일 일본 정부가 자국의 방위백서에 독도를 영토로 포함함으로써 논쟁을 촉발했다. 12년 연속 기름을 부은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강력한 대일 메시지를 보내며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정치권은 외교무대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금보다 수위를 높여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유권 주장은 미래 선전포고
일본 방위백서란 우리나라의 국방백서와 같은 것으로, 일본 방위성에서 제작 발표하는 책자를 말한다. 매년 한 나라의 국민에게 국방정책을 공개하고 안보 공감대를 형성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다. 일본은 지난 2005년부터 자국 방위백서에 독도를 영토에 포함하며 도발을 시작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방위백서가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천명하는 국방정책이라는 데 있다. 결국, 대외적으로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선언한 것이고 이를 되찾는 목적에서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가 역사를 부정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정책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국내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독도가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인데, 일본의 주장은 우리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야만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시대착오적 행태”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독도영유권 주장은 한일관계를 심각히 훼손하는 도발이자, 또 다른 형태의 침략행위임을 깨달아야 한다. 일본의 반복적인 도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독도를 지역구로 둔 박명재 의원도 입장을 표명했다. 박 의원은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행동이 독도를 강탈해 가려는 미래의 선전포고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한일 간 관계 개선을 위해 공존과 협력을 외치면서 군국주의 망상을 버리지 못한 이중적 형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책 없는 일회성 규탄성명과 외교관을 불러 항의하는 지극히 소극적인 대응방식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 관계자 역시 일본 정부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 영토이며, 이는 확고한 역사적·국제법적 사실이다. 일본 정부가 미래 동반자적 한일관계를 위해 필요한 것이 전쟁범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의 습관적 망발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실효적으로 대한민국 영토다. 이 사실은 누구보다도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이 잘 알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정신적 침략행위와 다를 바 없는 독도영유권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치권 일부에서는 외교 대응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재차 나왔다. 가령, 지도 표기를 명확히 하고 과거 역사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상황을 세계인들에게 다시금 상기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지도 표기의 경우, 세계 지도에서 공간이 적더라도 독도를 포함한 도서와 수도명을 반드시 넣도록 외교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다. 아울러 행정수도 이전과 맞물려 지금부터라도 세종시가 수도로 표기될 것을 사전 준비하고 서울과 부산 등 세계적 도시의 이름이 독도와 함께 온·오프라인 지도에 표기되도록 외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환경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각국의 유력 포털 사이트에 대한민국의 외교 방침을 전달함으로써 영유권 분쟁에 앞서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대한민국을 검색하면 세종, 서울, 부산 등 수도를 포함한 대도시와 함께 독도가 표기된 지도가 노출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사를 되짚는 노력도 영유권 분쟁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 과거사를 세계인에게 다시 알리는 우회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분류하려는 일본의 의도를 막는 방법으로도 평가됐다. 이와 함께 신사참배, 자위대 군사력 증강 등 일본 정치인 사이에 뿌리 깊게 박힌 군국주의 사상을 세계 외교무대에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