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굳어지는 가운데, 국가 잠재성장률마저 낮아지고 있다. 정·재계는 일시적인 성장률 저하가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이라고 인식중이다. 원인 가운데 하나로는 낮아진 출산율이 지목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유럽과 일본을 따라간다는 분석이다.

 

저성장 기조, 유럽과 판박이
현재 국내 경제계의 화두는 ‘저성장’과 ‘양극화’로 요약된다. 두 가지 모두 출산율 저하와 연관이 깊다. 출산율이 낮아지면 장기적으로 소비시장 규모가 줄면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준다. 출산율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회 부문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가령 학교, 학원, 아동복지 부문이 먼저 위축되고 관련 산업에 피해가 커진다. 시간이 흐르면 결국 출산율 저하가 생산가능인구 축소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 부문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게 된다. 

실상 유럽의 경우 이미 출산율 저하에 따른 장기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지난 1970년대 일본과 아시아 국가가 고성장을 구가할 때, 당시 유럽 경제성장을 이끌던 서독과 스웨덴 등은 급격한 경제성장률 하락을 맛봤다. 1%대에 불과한 경제성장률이 당시부터 유럽 국가에 나타난 것이다. 앞서 유럽은 1960대 출산율 저하가 있었고 ‘아이가 사라진 대륙’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불과 10년이 흐르는 사이에 낮아진 출산율이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준 것이다.

현재 아시아 국가 역시 같은 길을 가는 중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가장 심각한 국가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제일 낮은 나라로 분류되며 2030년에는 인구가 정점에 이르고 결국 감소로 돌아선다는 통계청의 분석도 나왔다. 이 때문에 조선족과 같이 혈통이 같은 외국 이민자를 받아들이자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마저도 효과를 확신하지 못한다. 실제 독일과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는 이민자가 유입되고 있음에도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실정이다.

과거 사례 찾는 여야
정치권에서는 출산율 저하 문제를 두고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13일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출산율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회의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이 우리 사회의 가장 주요한 현안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정부와 지자체도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인적·물적 제반 노력 중에 있다. 그러나 정책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전망도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역사상 인구증가 정책의 성공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한 예는 많다. 국가 사회의 모든 분야를 종합한 강하고 확실한 출산인구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야권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중이다.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으며 향후 50년 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겠다는 1억총활약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산율이 여전히 OECD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인데, 동일한 국가 난제를 해결함에 있어 전담 장관직과 조직을 신설한 일본 사례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