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치이슈1 타성을 버려야 혁신할 수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가 6월 22일 대화를 나누며 국회를 나서고 있다.

총선 민심을 성실히 받들어야
총선결과를 보면 어느 정당에게도 과반수를 주지 않으면서 정치권에 경고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국회로 만들어 주었다. 권력의 힘을 분산시켜 어떤 식으로든 정책경쟁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보라고 명령을 한 것이다. 이러한 총선민심을 받들어 나온 것이 “협치”라는 형태를 제시한 것이다. 우리의 협치는 체제를 바꾼 것이 아니라 운영형태만을 강조하는 협치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국정동반자로서 3당 대표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한 것이다. 협치라는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부와 국회, 정당은 당연히 국정동반자여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뉴스가 되는 것은 불통을 소통으로 방향 전환 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었다고 보지만 혹시나 총선 패배에 대한 부분을 이런 형식으로 풀어 가고자 하는 것, 그리고 분위기를 반전을 위하여 반기문 카드를 썼다면 그 또한 매우 인위적이요 작위적라는 점이다. 인위적인 행태는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

어쨋거나 그 방향설정은 옳았다. 정권 마무리와 정권 재창출의 디딤돌을 만들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들은 얼마나 실천하는가를 지켜 볼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어느 정당에게 일방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해당되는 상황으로 변했고, 혁신을 위해서는 새롭게 법안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모든 것을 일하지 않은 국회 탓으로 돌렸다. 그래서 국민들은 일할 수 있도록 국회의 권력 구조를 바꿔 준 것이다. 그리고 총선 앞두고 야당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여당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계파갈등을 보여 줌으로써 국민을 화나게 했고, 그 결과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게 1차로 경고를 보낸 것이다.

본분은 지키되, 타성은 버려야
8월에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지도체제를 결정하고 인적 구성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국민들은 지켜 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황이 여느 때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총선의 책임을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친박,진박논란의 중심인물들이 등장한다면 혁신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여론이다. 정권을 마무리하는데 있어 계파간에 의견차이가 있을 수 없고, 총력을 다하여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지 못하면 정권재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한숨 돌려 보자. 결론을 내기 어려울 때에는 돌아가면 되고, 민심에 맞도록 하며,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따라서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추동력을 받을 수 있는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말은 쉬워도 어떻게 하란 말인가? 사실은 어려운 문제다. 이럴 때에는 본분을 지키되 “타성”을 버리면 된다. 여당으로서, 보수정당으로서의 타성을 버려야 한다. 우리가 혹시 매너리즘에 빠져 있지나 않은지, 여당으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가장 객관적으로는 총선 민심을 보면 알 수 있다.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도를 분석해 봐도 알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경제였고, 국민전체의 살림살이가 어렵고, 지역경제 역시 엉망이라는 여론에서 나온 불만의 표시였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는 계파갈등과 진박의 출현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독자 생존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국민들이 인식한 것이었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이 “친박이라는 계파는 없다”라고 했지만 누구도 믿지 않는다. 또 야당은 계파갈등을 갈라서는 것으로 결론을 냈지만 여당은 공천권행사에서 여론과는 달리 탈락시키는 소위 계파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잔인할 만큼 공천탈락 내지는 무소속으로 내모는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봤고, 그것을 비합리성으로 인식한 것이다. 이제 복당까지 결정됨에 따라 국민들의 판단이 현명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삶, 국가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안보였다. 정당에서 계파는 존재하는 법. 스펙트럼이 넓은 우리의 정당구조 하에서는 계파(소극적 개념)가 없다는 것도 말도 안되고 없어질 수가 없다. 상호 호혜적인 보완관계, 발전적 갈등관계가 있어야 국민들에게는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보수의 분열은 곧 패배였다. 총선민심을 받들어 일정부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6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당정간담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있다.

신뢰받는 여당이 되기 위하여
정책분야에서 한 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 그렇지 않아도 서민경제가 어려운데 미세먼지대책 중에서 경유값 인상을 발표했고, 삼겹살, 고등어 직화구이를 도마 위에 올렸다. 정부와 여당이 당정협의를 했을텐데 그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겠는가? 즉 경유승용차를 유럽에 팔기 위해 국내에 경유승용차 판매를 허용할 때 수도권대기환경청을 만들었으나 그동안 뭘 했나? 외국산 경유자동차 회사들의 불법적인 조작들을 몰랐는지 아니면 묵인한 것인지? 배출원별 기여도가 정확하지도 않고 조사결과마다 다른 상황에서 직화구이가 웬 말인지 등 도무지 정책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듯 모름지기 여당이란 정부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므로 그 기능과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당청관계가 원만하게 진행될 때 국민들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기다려 주고, 이해의 폭을 넓혀 양보의 미덕이 발휘된다. 그래야 정책추진에 신뢰를 보내고 정책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우선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지역이기주의도 마찬가지다. 신공항 문제도 이 범주에 속한다. 아마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경제를 각료들이 만들어 주는 수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메스를 대야 할 곳이 많다. 기틀을 만드는 일도 업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인사조치를 국면전환용으로 써서는 안되지만 인사청문회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책임을 묻는 것도 정의를 지키는 일이고 국론을 결집시켜 정책성과를 이끌어 내는 정책수행이다. 조선업종문제도 그렇다.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필연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음에도 이제는 돈을 찍자는 등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 모든 조선업종을 그대로 끌고 가겠다고 하는 것은 또 뭔지 안타깝다. 개헌과 같은 정치에 매몰되지 말고 협치를 극대화하여야 한다. 우선 당청관계를 밀도 있게 운영하고, 3당 대표회의를 정례화 할 때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인식이 들도록 분위기가 잡혀야 한다. 그리고 여당의 기능과 역할을 되살려 내고 매너리즘을 타파하는 조치가 필요할 성 싶다. 결론적으로 끌려 달리지 않고 나라의 먼 장래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신뢰받는 여당이 되어야 한다. 존경을 받아야 리더십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이 보일 때에 비로소 존경을 받게 됨을 명심하자.

정용택 박사 전 순천향대학교 겸임교수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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