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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 위협하는 미세 먼지 어떻게 할 것인가?부처마다 엇박자 내고 있는 정부 대책 시급하다
최진호 美보스턴 특파원 | 승인 2016.07.11 21:18|(196호)
1,5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이어 미세 먼지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날아 온 DC-8 등 대형 여객기급 항공기 2대가 오산 공항에 착륙했다. 나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전문 연구진들이 미세 먼지의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1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한미 협력 국내대기질 공동조사(KORUS-AQ)’ 목적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하늘 위의 연구실’로도 불리는  DC-8은 실험실 5개를 갖춘 환경 모니터링 전용 비행기로 약 40여 일간의 일정 동안 한반도 상공의 대기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이들의 조사  결과, 서울의 대기오염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 위의 연구실’로도 불리는 DC-8이 한국의 미세 먼지를 측정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도 놀란 서울의 대기오염

나사와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당초 15~16회로 예정되었던 조사를 20회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대기 오염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 좀 더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40여 일간 150시간 이상의 모니터 비행으로 조사를 마친 미국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앨런 프라이드 박사는 “서울에서 경기로만 벗어나도 대기 오염 농도가 낮아진다”라고 말했다. 제임스 크로포드 나사 랭글리 연구센터 수석 연구원은 “한국에서 나쁜 대기질이 자주 포착되는데 이제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취합해서 서울에서 유난히 대기오염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 연구단은 먼저 서에서 동으로 한반도 상공을 훑고 서울 상공에서 8km 상공까지 나선형으로 상승하며 분석 자료를 수집했다. 한반도 전체를 덮은 두터운 미세 먼지층을 독도 부근에 가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국외 요인으로는 중국발 오염 물질을, 국내로는 정유 시설이나 석탄 화력 발전소 밀집 지역에서 ‘2차 미세 먼지’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2차 미세 먼지는 석탄이나 유류를 태우면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이 공기 중에서 미세 먼지와 결합해 호흡기에 악영향을 주는 이산화질소나 아황산가스로 변한 것을 말한다. 이태형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교수는 “정유 시설이나 화력 발전소 부근에 미세 먼지가 많이 분포해있다”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가 끝나면 미세 먼지의 원인 분석을 확실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NASA는 이번 조사의 최종 정밀 분석 결과를 1년 뒤인 내년 6월 경에 공개할 예정이다.

미세 먼지는 지름이 10㎛(미크론: 1mm의 1/1,000)보다 작은 미세 먼지(PM10)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미세 먼지(PM2.5)로 나뉜다. PM10이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의 약 1/5~1/7 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 지름의 약 1/20~1/3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고 가는 먼지 입자이다.

약자로 ‘PM(Particulate Matter)’으로도 불리는 미세 먼지는 사람의 폐 세포는 물론 뇌까지 깊숙히 침투해서 각종 호흡기 질환 및 뇌졸증이나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사망률과 질병률을 증가시키고,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예상 수명 또한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노년층의 경우 미세 먼지가 코와 점막을 통과 후 뇌에 도달하여 인지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임산부의 경우 높은 농도의 미세 먼지를 마시면 자폐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미세 먼지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인체에 위험한 발암물질로 규정했고 의료계에서는 ‘조용한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 환경보호청 자료에 나타난 미세먼지 크기 비교. 맨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해변의 모래알, 머리카락, PM10, PM2.5순이다. (그림= https://www.airnow.gov/)

해외 연구 기관과 발생원 분석 결과 달라

한반도의 미세 먼지 원인으로는 중국발 스모그(연무), 국내 정유 시설, 화력발전소, 제조업, 교통수단 등을 들 수 있지만 환경부와 해외 연구 기관이 다른 결과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6월 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산하 공동연구센터(JRC)가 지난해 한국 등 세계 51개국의 미세 먼지 발생원을 조사, 국제 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에 게재한 논문을 분석한 결과 국내 미세 먼지 발생원이 환경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기오염 발생원과 대기오염의 종류. 미세 먼지는 주로 산업, 운송, 주거 활동 등에 의한 연소나 기타 공정에서 직접 배출되는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2), 아황산(SO2), 일산화질소(NO), 이산화질소(NO2) 등의 1차 먼지와 삼산화황(SO3), 아황산(H2SO3), 과산화수소(H2O2), 황산(H3SO4, H2SO4), 오존(O3),  퍼옥시아실질산염(PANs) 등의 2차 먼지로 나뉜다. (사진 출처=브룩스/콜-톰슨 출판사)


환경부는 최근 발간한 미세 먼지 안내 소책자에서 2012년 전국 미세 먼지 배출량은 10㎛ 이하 입자(PM 10)가 약 12만 톤, 2.5㎛ 이하 입자(PM 2.5)가 7만 6천 톤이고 PM10 제조업 연소 65%, 교통(도로 이동, 비도로 이동 오염원) 25%이며 PM2.5 발생 원인은 제조업 연소 52%, 교통(도로 이동, 비도로 이동 오염원) 33%라고 밝혔다. JRC는 이 연구에서 한국의 미세 먼지 가운데 PM10 발생원은 ‘인간 활동에 의한 불특정 오염원(unspecified sources of human origin)’이 43 %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교통 21%, 산업 17%, 자연 오염원 16%. 가정 연료 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간 활동에 의한 불특정 오염원’은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된 이산화질소(NO2)나 암모니아(NH3), 이산화황(SO2), 비메탄 휘발성 유기화합물(NM VOCs) 등이 대기 중에서 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2차 입자라고 JRC는 분석했다.

 JRC는 PM2.5의 경우에도 ‘인간 활동에 의한 불특정 오염원’이 45%를 차지하고 교통 23%, 산업 15%, 자연오염원 12%, 가정 연료 5%라고 밝혀 환경부가 PM2.5 발생 원인 중 제조업 연소가 52%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 한국은 ‘인간 활동에 의한 불특정 오염원’의 비중이 PM2.5의 경우 45%로 캐나다(62%), 미국(46%)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PM10의 경우 미국(4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서강대 화학과 과학커뮤니케이션학부의 이덕환 교수는 “환경부와 JRC의 국내 미세 먼지 발생원 분석결과가 다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환경부의 미세 먼지 발생원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와 분석이 부족한 것은 것은 사실이다.”라며 “환경부는 대책 마련에 앞서 정확하게 발생원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첨단 기술 개발과 중국과의 공조 시급

5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 먼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면서 6월 3일 정부가 미세 먼지 종합 대책을 급조해서 내놓았지만 정책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미세 먼지의 발생 원인, 경로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종합 관리에 필요한 최첨단 과학기술의 개발, 인접국과의 공조가 선행되지 않고는 실질적인 미세 먼지 감축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정부는 종합  대책을 세워 미세 먼지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산정된 배출원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정확하지 않다”라고 하며 “미세 먼지 배출원에 대해 제대로 분석해야한다”라고 지적했다.

김웅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학교나 기업, 정부 모두 대책을 시행하려면 효과적인 분석이 전제되어야한다”라면서 “하지만 정부의 미세 먼지 특별 관리 대책에는 감축 비용은 물론 단계적으로 농도가 얼마나 줄어들지에 대한 예측이나 전망이 없었다.”라고 진단했다.

나정균 환경부 기후대기 정책관은 “상온에서 가스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이 미세 먼지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이러한 지적에 대체로 수긍했다. “2차 미세 먼지 생성 메커니즘과 유입 원리에 대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세 먼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개발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기홍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미세 먼지를 더 많은 곳에서 더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미세 먼지 발생원, 생성·유입 및 유해성 진단 기술 등을 개발해야한다”라면서 “또 화력발전소, 폐기물 소각장, 자동차 등 미세 먼지 배출원과 배출 공간에 따라 미세 먼지 제거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야한다.”라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소는 전기 집진기나 살수 설비 등을 이용하고 자동차는 매연 저감 장치를 부착하여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필터 교체가 필요 없는 공기 정화 장치나 필터 성능이 오래 지속되는 신소재를 개발해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실외용 미세 먼지 기술로는 인공강우나 구름 형성을 촉진하는 화학물 살포, 별도의 전기 공급 없이 가동되는 차량용 집진기 등이 대안으로서 제시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인접 국가에서 날아오는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 미세 먼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인접 국가들과 적극적인 공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백령도에 있는 경유 차가 서울보다 적지만 미세 먼지가 많이 검출되는 것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 먼지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대해 미세 먼지 감축을 강제할 방법은 없지만 중국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오염 물질 저감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나정균 기후대기정책관은 “최근 중국과 미세 먼지 발생 및 이동에 대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중국 제철소 등 미세 먼지  다량 발생 사업장에 저감 시설을 설치하는 실증 사업도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극심한 대기오염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정부 간 핫라인을 갖추고 한중 미세 먼지 국제 공동 기금을 조성해 역내 국가의 대기질 개선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2060년경 OECD 내에서 인도, 중국, EU와 함께 4번째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영아사망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었다.(사진=OECD)


한국 2060년 대기오염 사망률 OECD 내 최고

OECD(경제협력기구)가 9일 발표한 미세 먼지와 지표면 오존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분석한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미세 먼지의 심각성이 제기되었다. 보고서는 우리가 앞으로 미세 먼지 종합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을 경우 2060년에는 OECD 회원국 중 대기오염으로 인한 영아 조기 사망률과 경제적 피해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덧붙여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대기오염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2010년 30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된 대기오염 조기 사망자가 2060년에는 600만~9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세먼지 절감 대책이 미흡한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60년에 한국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100만명당 사망자가 1,109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이로 인한 경제 손실액도 GDP의 0.62%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OECD의 대기오염 사망자 예측에서 2060년 기준으로 1,000명이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일본이 779명으로 선진국 중 증가폭이 가장 컸지만 유럽연합(EU) 주요 4개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사망자는 340명으로 나타났다.

인간은 물 없이 3일, 공기 없이는 3분을 버티기 힘들다고 한다. 지난 달 환경부가 내세운 환경에 대한 영향 평가와 기획재정부의 화력발전소 연료의 경제성에 대한 논의 중 의견 조율을 못해 엇박자를 냈던 정부가 눈 앞의 이익이나 경제적인 효과에만 급급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줄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미세 먼지 종합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최진호 美보스턴 특파원  jchoi8@berkle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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