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 경찰관 연루 사건 은폐 등 최근 국민 사이에 공직자의 불신이 커진 가운데 이를 감사해야 할 기관 역시 신뢰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에 따르면,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던 조 의원은 지난 28일 "2015년 감사원 감사활동에 대한 국민·국회 만족도 조사에서, 감사원의 감사활동에 대해 국민 10명 중 9명은 ‘신뢰 안 한다’고 답변했다. (감사원의) 고강도 개혁이 힘들면 감사원 기능의 국회 이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실상 해당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의 최우선 과제인 독립성과 중립성은 심각하게 무너진 상태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항목에서 감사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 비율은 47.5%로 긍정 견해보다 약 3배 이상 많았다.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의구심을 가진 것이다.

'감사는 공정한가'를 묻는 항목에서도 응답자 가운데 42.9%는 부정 의견을 내놨다. 조 의원은 "감사원이 표적감사 계획을 내세워 감사를 한 뒤 입맛에 맞는지 청와대에 달려가 보고하는 행태를 꼬집은 결과"라고 평했다. 

감사원 직원이 청렴한지를 묻는 항목에서도 감사원은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 견해가 28.9%로 긍정 답변 비율 22.0%보다 높았다. 솔선해서 모범을 보여야 할 감사원 직원이 청렴도 평가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실제 감사원은 지난 2014년 7월 기술직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직원이 철도부품 업체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억대 규모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같은 해 8월에는 4급 간부가 특정 업체에 감사정보를 제공하고 증권시장 상장을 돕는 데 뇌물을 받아서 문제가 됐다.

한편, 뇌물 수수뿐 아니라 감사원 직원이 성 관련 사건에 휘말려 국민 신뢰를 잃기도 했다. 지난 23일 감사원 소속 5급 사무관이 지하철역에서 여성 신체에 밀착한 뒤 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감사원 직원이 서울 강남지역 모텔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매해 감사원이 뇌물수수 및 성 관련 범죄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름에 따라 신뢰도가 실추됐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