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순위를 두고 야권의 분열이 계속되고 있다. 20대 총선에 앞서 치열한 기싸움이 시작됐다. 22일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한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 체제에 금이 가며 내홍에 휩싸였다. 문재인 전 대표가 서둘러 상경하면서까지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비례대표에 있던 후보들은 불과 하루 만에 희비가 갈렸다.

정계의 관측과 더민주당이 4·13총선에서 기대하는 의석수로 볼 때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은 15위 안팎이다. 이 때문에 현재 당내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당초 A, B, C 그룹으로 분류했던 후보들의 순위가 투표로 바뀌면서 희비가 갈렸다. 기존 A 그룹에는 김종인 대표를 비롯해 김성수 대변인,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양정숙 변호사, 조희금 대구대 교수, 최운열 서강대 교수 등이 포진한 생태였다. 이들 그룹은 총 10명으로 당선이 확실한 순위에 해당했다. B 그룹 역시 송옥주 정책실장,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이재서 총신대 교수, 정은혜 전 민주통합당 부대변인 등 10명으로 구성돼 20대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더민주당이 내홍에 시달리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당초 더민주당은 그룹별로 투표를 한 뒤 순위를 매길 방침이었다. 적은 표를 받더라도 A나 B 그룹 상위에 속하면 20대 국회 등원이 유력한 방식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그룹별로 나눠 투표를 한다는 방침에 반대 의견이 나오며 A, B, C 그룹 전체 후보자의 순위가 한꺼번에 정해졌다.

결국, A 그룹에 속했던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과 조희금 대구대 교수가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특히 조 교수는 전체 순위 투표에서 25위를 기록함으로써 등원이 불투명한 상태다. B 그룹에 속했던 일부 후보도 혼란을 피해가지 못 했다. 이재서 총신대 교수와 이덕환 서강대 교수 등이 각각 20위와 24위를 기록해 정계 입성이 불투명해졌다.

반면, 당초 C 그룹에 속해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 했던 김현권 더민주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당선 가능성이 수직 상승했다. 이외 이철희 더민주 뉴파티위원회 위원장은 B 그룹에 있었지만 이날 투표를 통해 2위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