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40회 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테러방지법이 재석 157인 찬성 156인 반대 1인 기권 0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15년째 끌어오던 테러방지법이 3월 2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야당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열어 정부의 대(對)테러 창구를 일원화하고 사전 테러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테러방지법 제정안을 표결했다. 테러방지법은 재석의원 157명 가운데 찬성 156표, 반대 1표로 통과됐다.
 
이날 통과된 테러방지법은 ►테러 첩보 등 외국과의 정보 공유 ►테러 단체에 대한 처벌 ►테러 피해자 지원 대책 등을 담고 있다.
 
테러행위의 개념을 ‘운항 중인 항공기 및 선박을 전복·파괴·강탈하는 행위’ 등 구체적으로 열거했고 테러단체도 UN이 지정한 테러단체로 한정했다.
 
또 기존 통신비밀보호법 절차를 따르기로 하는 등 통신정보 수집에 대한 새로운 규정은 없어 일각에서 우려하는 무제한 도청도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국인의 경우는 고등법원 수석 부장판사의 허가가 있어야 도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정원의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해서 사전 또는 사후 추적 내용을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 보고토록 했으며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인권보호관도 두기로 했다.
 
끝으로 우리 국민이 테러로 피해를 입을 경우, 치료와 복구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테러로 사망하거나 장애를 입은 경우 피해 등급에 따라 특별 위로금을 지급하고 테러 예방을 돕는데 기여한 신고자에게도 포상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테러방지법안은 2001년 11월 국가정보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의 반발,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의 우려에 부딪쳐 추진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2003년 11월 원안에서 모호했던 ‘테러’의 개념을 ‘국제적으로 공인된 테러관련 국제협약에서 범죄로 규정한 행위’로 제한하고, 테러단체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지목하는 단체 또는 이와 연계된 단체’로 한정한 수정안이 다시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수정안도 국가보안법의 경우처럼 오·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결국 16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후 17대, 18대 국회에서도 지속된 논란으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한편 국내 IT 기업들의 한숨이 늘어나고 있다. 테러방지법과 관련, ‘감청’이 핫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소비자들이 또 다시 해외 서비스로 넘어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애플이 테러 용의자가 사용한 아이폰 잠금장치를 풀어달라는 FBI의 요구를 거절하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IT 업체들이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상황 속에서 해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서비스 이탈자 발생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텔레그램 국내 사용자 수는 지난 2014년 검찰이 국내 메신저 카카오톡 내용을 수사대상으로 올려놓자 사생활 보호를 주장하는 이들로 인해 한 차례 늘어난 바 있다.

김의상 기자  estki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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