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테러방지법안 처리와 관련 심각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23일 본회의를 앞둔 여야 지도부가 22일 다시 만나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과 선거구획정안에 대한 끝장 담판을 벌이기로 했다.
 
새누리당 원유철·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휴일인 21일 저녁 시내 모처에서 양당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한 가운데 긴급회동을 가졌다.

양당은 북한인권법의 23일 본회의 처리에는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선거구 획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13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모두 각자의 정치적 셈법에 매몰돼 국회의원 선거구 재획정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다.
 
더욱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본회의 소집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여야가 29일 처리를 합의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9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방을 전격적으로 방문해 비공개 회동을 한 뒤 “아직까지는 입장에 변화 없고 합의보지 못했는데 ‘계속 같이 서로 노력하자’하는 문제와 ‘29일 본회의에서 선거법 협상은 꼭 끝을 내자’하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는 지난 수차례 협상에서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을 골자로 하는 획정안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혀온 바 있다. 광역별 의석수와 인구산정 기준일 등의 일부 쟁점 협상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큰 줄기에서 보면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노동개혁 등 쟁점법안의 동시통과를 주장하는 여당과 ‘선(先) 선거구 획정, 후(後) 법안 논의’의 입장을 고수하는 야당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선거구 획정 논의는 수개월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역대 총선 사상 가장 늦게 선거구가 획정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대 총선(2012년 4월 11일) 때도 선거를 44일 앞둔 2월 27일에야 선거법 개정이 마무리된 바 있다. 지난 17대 총선(2004년 4월5일)으로 선거를 불과 37일 앞둔 3월 9일에야 극적으로 처리됐다.
 
자칫 선거가 끝나고 선거결과에 불복, 선거무효 소송이 잇따를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일각에서는 선거 일정 자체를 미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선거법 처리가 23일을 넘기면 중앙선거관리위의 선거관리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선관위는 오는 24일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을 시작해야 한다. 23일 본회의에서 선거법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기존 지역구대로 명부를 만들었다가 새 지역구에 따라 재작성을 해야 한다. 비용도 문제지만 자칫 시간에 쫓겨 오류가 생길 위험성도 있는 상황이다.

김의상 기자  estki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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