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반해 여권에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등이 속속 당으로 복귀하고 지명도 있는 인사들이 입당하면서 총선 출마 대열이 잘 정비되고 있다. 현 상태에서 총선을 하면 야권은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거기에 새누리당은 200석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개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 2015년 12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동개혁청년네트워크 회원들이 ‘노동입법포기, 19대국회 사망’ 근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2016년 정치 전망은 첫째가 4월 13일에 있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이다. 20대 총선은 새로운 인물로 공천하여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양당이 약속한 바 있어 기대된다. 둘째는 총선이 끝나면 정가는 19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모드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누가 뛸 것인가를 놓고 정치권은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될 전망이다. 셋째는 만약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한다면 내각제 개헌을 포함한 헌법 개정 등 정계 개편의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넷째는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도 점쳐지는 형국이다. 이런 여러가지 현안이 전개될 2016년의 정가는 우선 4·13 총선으로부터 문이 열리게 될 것이다.
혼란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정교과서 국정화 반대와 민노총의 불법 폭력시위에 앞장섰다가 그곳이 전선이 아님을 뒤늦게 깨닫고 발길을 돌렸다. 민노총 시위에 휘말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법, 서비스법 처리 등을 지연시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당내 개혁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다가 안철수 전 대표와 결별하게 되었고, 뒤를 이어 탈당 의원들이 줄을 잇자 선대위도 구성하지 못한 채 당내 수습을 위한 돌파구도 찾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은 이미 교섭단체 의석(20석)을 80% 이상 확보한 가운데 시동을 거는 반면 문재인 대표는 다음 총선을 위한 추동력도 잃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여야는 20대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도 야당에 더 많은 책임이 전가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의장 직권으로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마디로 정치 신인들을 그라운드도 없는 경기장에서 축구경기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9대 국회처럼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국회운영은 전에 없었다. 거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민생법안도 처리해주지 않은 국회를 향해 국회무용론까지 펼치며 압박하고 있어 국회의원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더욱 설자리를 잃고 있다. 왜 이렇게 야당이 꼬여만 갈까? 야당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의 결단력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대표를 자진 사퇴하라는 것이다.
 |
| 19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2015년 12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7회 국회(정기회) 15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적 294인 재석 234인 찬성 234인 반대 0인 기권 0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
19대 국회는 법안 처리 실적에서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썼다.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법안수는 모두 1만 1,421건이나 된다. 12월 9일 정기국회 폐회 후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해 입법 논의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그것도 정쟁 속에서 장담할 수 없다. 몇 개의 쟁점 법안들이 추가로 처리된다 해도 1만 1,000여 건이 넘게 미결로 남는다. 이 법안들은 총선이 끝난 이후 19대 국회의 임기 만료일인 내년 5월 29일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법안 통과율이 겨우 12.5%이다. 국회 선진화법 영향도 있다. 아직 19대 국회는 아직도 4개월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민생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 그런데 이처럼 국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 예전에는 여당이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발목 잡는 야당에 화살이 가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다음 총선을 위해서는 관리해야 할 중요한 민심인 것 같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15년 1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결국 19대 국회 마지막은 야당분열로 막을 내렸다. 명지대 김형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현재 정치상황이 김영삼 정부 4년차 때와 비슷하다고 평했다.
2016년은 박근혜 대통령 집권 4년차이다. 4월 13일에는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있다. 박 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이겨야 레임덕을 막을 수 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기반도 구축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집권당 후보를 지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지금 국회를 공격하는 것도 총선에 이겨 넓게 보면 대선 과정을 순조롭게 하는 일의 일환으로도 보일 수 있다.
내년 총선은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4년차인 1996년과 너무 닮았다고 명지대 김형준 교수가 진단했다. 집권 4년차에 총선이 치러지고,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열된 점도 똑같다. 이런 시기에 야당의 분열은 결국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헌납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김형준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사를 보면 집권 4년차에 많은 정치 지형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했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 집권 4년차인 1996년에는 총선 이후 '신(新) 3김 시대'가 도래했다. 정계 은퇴했던 DJ가 제1야당(새정치국민회의) 총재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집권 여당을 탈당,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자민련을 창당한 JP도 당당하게 제3정당의 총재로 부상했다. 김대중 정부 4년차에는 DJP 공조가 붕괴되면서 이회창이 이끄는 한나라당과 JP의 자민련이 연대하는 신(新)여소야대 상황이 만들어졌다. 노무현 대통령 4년차에도 열린우리당 창당 멤버인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이 노 대통령을 배제한 신당을 추진함으로써 큰 지각 변동을 일으켜 정권교체로 이어졌다고 김 교수는 집권 4년차의 징크스를 열거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대선 후보 관리 스타일
다음은 김형준 교수가 정권 4년차를 중심으로 유형별로 분류한 것이다. 매우 공감되는 점이 많아 소개한다.
① 대세 순응형(노태우 대통령):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3당 합당을 했던 김영삼(YS)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이 이 약속을 파기하자 박철언을 포함한 노태우 대통령 측근들은 퇴임 이후 안전을 위해 차기 대선주자로 민정당 출신 이종찬과 박태준을 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끝까지 YS를 지지했다. 그 이유는 만약 YS가 탈당해서 야당의 김대중과 손을 잡으면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② 승부사형(김영삼 대통령):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자당이 참패했다. YS는 1996년 2월에 이회창과 박찬종을 영입해 신한국당을 창당해서 4월 총선에서 승리했다. 총선 후 ‘9룡 체제’를 만들어 대선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했지만 대통령과 대선후보의 갈등은 결국 DJ에 의한 정권교체로 이어졌다.
③ 주도면밀형(김대중 대통령): 2000년 총선을 앞두고 DJ는 새정치국민회의를 해산하고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했다. 그런데 2002년 대권 구도가 ‘한나라당 이회창 vs 민주당 이인제’로 고착화되는 기미를 보이자 DJ는 이를 깨기 위해 국민 참여 경선제(투표 비율: 당원 50%, 국민 50%)라는 새로운 대선후보 선출 방식을 통해 정체성 시비에 쌓인 ‘이인제 대세론’을 잠재우고 자신과 이념·노선이 비슷한 영남 후보 노무현을 당선시킬 정도로 주도면밀했다.
④ 자유방임형(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에 정동영, 김근태, 천정배 등 열린우리당 유력 대선 후보들을 내각에 입각시켜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 경쟁 환경을 조성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엄중중립을 지켰고, 동시에 친노무현 세력을 대변하는 인물을 내세우지도 지원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2월에 자신이 밀어줬던 정동영의 배신으로 탈당했다. 결국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권후보(정동영)의 극한 대결로 정권을 내줬다.
⑤ 암중모색형(이명박 대통령): 영남이라는 확실한 지역 기반과 보수 세력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당내에 견고한 친박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다양한 대항마를 모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당 속의 야당을 자임했던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 굳어지자 CEO(최고경영자) 출신답게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했다. 2012년 총선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주도하는 공천에 철저히 순응했다.
 |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015년 12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위해 오는 2월 초까지 독자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있다. |
위의 다섯 대통령과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집요한 사람이다. 한번 마음을 먹으면 어떤 어려움이 봉착하더라도 목표를 관철시킨다. 박 대통령이 집권 이후 반드시 이룩하려고 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첫째,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비하하고 부정하는 세력이나 주장을 응징하고 교정하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전교조의 법외 노조화, 통진당 해산, 좌편향 역사 교과서 수정, 민노총의 세력 약화 등이 시차를 두고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둘째, 비정상의 정상화다. 특히, 정치(국회) 정상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인식 속에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야하며 국회는 정부를 도와야 하고 행정이 모든 것을 주도할 수 있다는 ‘행정 독주적 사고’가 지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반복해서 ‘총선 심판론’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 활성화법과 노동개혁 5법 등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야당 심판론’을 강도 높게 제기하고 있다.
셋째,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청년 고용을 제고하기 위한 법안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경제 활성화법과 노동개혁 법안들이 야당의 반대로 임시국회에서도 무산될 경우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등 여론 조성을 통한 국회 압박을 시도하되, 법안 통과가 끝내 무산되면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헌법상의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동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과 학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
대통령발 정계개편도 무시 못해
김형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최근 국회를 연일질타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무능한 국회의 손에 쥐어진 무소불위의 입법 권력을 대통령이 대신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런 조치에 대해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봤다. 여당이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대통령이 고민 끝에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심판받겠다는 전략을 강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통령발(發)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김 교수는 진단했다. 그러나 이것은 국민의 저항으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2016년 총선 여당의 압도적 우세 점쳐져
김형준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7번의 총선에서 집권 여당은 3번 승리했고, 3번 패배했으며, 한 번은 선방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패턴이 발견되는데 선거는 ‘1. 구도, 2. 이슈(쟁점), 3. 인물’이라는 3대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선거구도면에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쪼개지고 새누리당이 분열되지 않으면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1996년 총선에서 여당인 신한국당이 승리한 것과 같다. 당시 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새정치국민회의와 통합민주당으로 분열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 제20대 총선은 여러 면에서 1996년 총선과 닮은꼴이다. ▲총선을 관통하는 이슈도 비슷하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5년 12월에 ‘역사 바로 세우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 바로 세우기’를 제기했다. ▲인물 경쟁력이 힘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스타급 인사들에 대한 ‘험지 출마론’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명망 있는 인사들이 당의 지시를 따르겠다고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포괄적 총선 개입?
형식상 내년 총선에서는 최초로 ‘박근혜 없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선거의 여왕 박근혜’라는 인물을 통해 각종 선거에서 승리했다. 박근혜 없는 선거에서는 결국 어느 정당이 경쟁력 있는 인물을 통해 공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질 것이다. 그리고 후보 개인의 인물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책임질 지도자의 입지와 지지도가 중요하다. 또 호남의 민심은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면, 호남에서 안철수 의원이나 박원순 시장에 훨씬 못 미치는 문 대표의 지지율로 볼 때 “문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비주류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고 보았다.
여당, 개헌 가능선인 200석 넘길 수 있을까?
총선이 4개월 정도 남았다. 최근 야권의 지리멸렬한 상황 때문에 새누리당이 내년 총선에서 180석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잘하면 개헌도 가능한 200석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선거에서 바람이 언제 어떻게 불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만약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극적으로 재통합하고, 수도권에서 표의 확장성이 있고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인식되는 제3의 인물이 통합 신당의 대표를 맡아 총선을 진두지휘하면 상황은 바뀔 수도 있다.
안철수 의원은 11월 21일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최소 101석을 자신했다. 101석은 개헌 저지선이다. 안 의원 측 문병호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신당 바람이 불고 신당이 야권을 대표하게 되면 최소한 100석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과 결별한 송호창 새민련 의원은 야권 분열로 야권이 서울에서 7석도 얻기 힘들다고 예측했다. 교과서 국정화 이슈보다는 정당 이미지도 총선에 영향을 미칠 기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보다 정당 지지도에서 크게 앞서 있고 경제, 서민 복지, 변화·쇄신 등 측면별 이미지에서 모두 야당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김형준 교수는 역대 선거에서 보듯이 예기치 않은 돌발 변수가 생기면 선거 판세는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열광과 분노의 주기가 지극히 짧은 한국 유권자들의 태도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은 선거다운 선거를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야 모두 선거에서 이겨도 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의상 기자 estkin@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뷰] 홍종욱 원장](/news/thumbnail/202402/63195_58601_4530_v150.jpg)
[인터뷰] 홍종욱 원장 "동안이ㅣ 되고 싶다면 눈 밑부터 밝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