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장성) 하얼빈시(哈尔滨市)의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직접 찾아가 광복의 뜻을 기린 단체가 있다. 민족대학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총교우회(총회장: 문상주 비타에듀그룹 회장)와 (사)국제문화친선협회이다. 이 두 단체는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를 보다 뜻깊게 기리기 위해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하여 8·15기념식을 갖고, 일본군 만행의 생체시험장인 731부대 기념관 개관식 행사에도 참가하기로 하여 각계인사 40명을 모아 ‘한국교육경제문화대표단’이라는 민간 외교사절단을 조직하고 8월 14~16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하얼빈을 방문했다. 사절단은 물론 이런 방문의 뜻을 중국 흑룡강성에 전달했고 흑룡강성 정부에서도 방문팀의 위상에 걸맞게 공식적으로 초청장을 발부하는 등 특별한 배려를 해주었다.

 

방문 첫날 흑룡강성 서열 3위인 조민 공산당 상무위원이 환영식을 베풀었다. 이 자리에는 사절단 중 통역과 사무총장 등 10명이 초대되었는데 이수성 전총리, 이대순 전 체신부장관, 최상룡 전 주일대사, 이심 대한노인회 회장, 문상주 사절단 단장(비타에듀 회장), 이규석 전 교육과학기술부차관보, 배우 사미자 씨 등이었다. 중국 측에서는 조민 상무위원, 흑룡강성 과기청장 등 7명이었다. 다른 방문자는 별도의 방에서 식사 초대되었다.

 

이어서 오후 6시 30분부터 흑룡강성위 왕헌괴(王宪魁) 서기 초청 만찬이 있었다. 사절단 측에서는 환영식 참가자 10명이 초대되었고, 흑룡강성 측은 왕 당서기, 조민 상무위원 외 5명이 참석하였다. 영빈관의 특별만찬장으로 둥근 테이블의 지름이 5~6m 정도였다.

 

이 자리에서 흑룡강성위 왕헌괴 서기장과 문상주 회장 사이에 교육·경제·문화부문 교류협력 관련 협의가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저녁 9시가 넘서 끝났다.

 

2일째인 8월 15일 아침 일행은 하얼빈역사에 마련된 안중근의사기념관에 모여 기념식을 가졌다. 안중근의사기념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으로 시진핑 주석의 배려에 의해 하얼빈역 귀빈실을 개조하여 70평 규모로 2014년 1월 18일에 마련되었다. 이런 과정은 일본의 반발을 우려하여 물밑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시진핑 주석은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거사 현장 표지석도 예전에는 화살표뿐이었으나 대리석 블록으로 깔아 잘 보이게 배려해주었다. 위치도 하얼빈역사 안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어려운데 유리창을 통해 잘 볼 수 있도록 해준 점은 고마웠다. 이 전 총리는 ‘안중근 의사’냐, ‘안중근 장군이냐’를 놓고 일고 있는 호칭 논란에 개인적으로는 ‘안중근 장군’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안 의사가 유언으로 남긴 “나는 군인이다. 나를 군사재판에 넘겨 달라”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하얼빈공과대학 박물관과 항공우주관을 견학했다. 하얼빈대 총장과 흑룡강성 서열 3위의 조민 상무위원이 안내해 주었다. 점심은 사절단 초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분마(奔馬)실업집단유한공사 장현운(蔣賢云) 회장이 제공했고, 저녁은 하얼빈시 송희빈 시장이 40명 전원을 초대해주었다.

 

3일째인 16일 9시에 일본군의 천인공노할 인간 생체실험의 현장인 731부대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였다. 731부대 기념관은 말끔하게 단장되었고 일제의 악랄한 인간생체실험의 현장을 실감할 수 있도록 모형을 동원하여 재현해놓았다. 일행들은 그 잔인함에 고개를 돌리는 사람도 많았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의는 흑룡강성위 왕헌괴 서기(흑룡강 정부의 수반 격)와 민간외교지만 정부차원을 뛰어 넘는 한중(韓中) 간 교육과 경제 협력교류 방안 등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왕헌괴 서기는 한국의 기술전문분야 교육이 흑룡강성 발전에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하면서 현재 기술전문교육 분야에 헌신하고 있는 문상주 회장에게 가능하면 빠른 시일 안에 흑룡강성 하얼빈에도 직업전문대학을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학교부지 등 필요한 것은 모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직업전문분야란 미용, 건축, 게임, 요리, 커피, 피부 관리, ICT, 제빵 등 여러 분야를 말한다. 하얼빈에는 규모가 큰 공과대학이 있지만 이런 생활 밀접형 전문 분야가 없다. 왕 서기는 농업이 80%인 흑룡강성이 산업 발전 단계에 접어들어 실업자가 늘고 있어 고민이라고 했다. 그들에게 이런 선진형 기술들을 교육하면 사회적 일자리가 많아져 실업률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잘하면 중국 시장을 선도할 수도 있겠다고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흑룡강성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교육 받을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리고 문화교류에도 크게 관심을 보이면서 직접 자기들의 문화행사에도 참관시켜 주었다.

 

이어서 왕 서기는 서울과 흑룡강성은 1시간 40분 거리밖에 안된다면서 경제 분야에서도 서로 협조할 분야가 많다고 했다.

첫째는 농산물 관련으로 흑룡강성은 겨울에 영하 40도의 추위 때문에 농산물에 병충해가 없다. 여기에 땅이 비옥하여 일체의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역 농산물과 달리 100% 무공해 식품이라고 자랑했다. 한국의 안방 식탁에 올라도 안심할 수 있는 청정식품이자 맛도 좋다고 했다. 한국은 산동이나 대련의 농작물을 많이 수입하는데 흑룡강성의 농산물에도 주목해주기를 바랐다.

 

둘째는 한국의 중소기업제품을 수입하여 전 중국에 보급하고 싶다고 했다. 이것 때문에 중소기업중앙회와도 수차례 협의하여 많은 진전을 보았는데 상품 선정 등 한국 측 역할을 문상주 회장이 맡아주면 어떻겠냐고 제의해왔다. 흑룡강성의 분마실업집단유한공사 장현운 회장과 파트너가 되어 이 일을 추진해주기를 요청했다. 문 회장이라면 믿을 수 있겠다는 왕헌괴 서기의 무한신뢰를 보여준 셈이다. 문 회장도 기꺼이 찬성하고 한국중소기업제품 전시관을 설립하여 사업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흑룡강성은 한국중소기업 우수 제품의 중국 내 총판을 책임져주겠다고 약속했다.

 

셋째는 한국인의 흑룡강성 투자 유치를 원했다. 한국이 흑룡강성에 투자하면, 흑룡강성도 한국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흑룡강성은 이미 분마 그룹 장현운 회장을 통해 제주도를 비롯하여 한국의 상업이나 관광 시설 등에 상당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의 사업 논의가 마주보면서 이루어졌다. 이번 한국교육경제문화사절단의 예기치 않았던 수확이었다. 이런 교류협력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하얼빈시 부시장이 22일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 민간외교의 성공이자 일자리 창출의 새 차원을 연 쾌거이다. 이런 성과는 사전에 치밀한 준비와 소통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한 김종록 사무총장의 노고가 큰 몫을 해냈다.

이번 방문단 모두는 첫째 광복절 70주년을 맞이하여 국가와 민족의식을 고취할 수 있었고, 둘째 민간차원에서 정부기관을 뛰어넘는 경제교류의 물꼬를 텄으며, 셋째 교육 문화 교류에 당장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런 일들은 정부 공무원들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이 중국 측 견해인데 우리와도 비슷하다. 서로의 신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특히 흑룡강성 무역과 투자를 총괄하는 분마그룹 장현운 회장에게 문상주 회장의 도움을 받아 중소기업 제품을 중국에 보급하도록 하라는 지시형 언급은 무한신뢰가 아니고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현장의 흑룡강성 간부들도 왕헌괴 서기가 한국 정부 측 인사가 아닌 민간인 사절단 대표에게 이처럼 허심탄회하게 상의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고 전했다. 귀국길 비행기에서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은 우리 노인들의 일자리가 흑룡강성에서 펼쳐질 수 있겠구나 하면서 가슴 설레었다.

 

흑룡강성(헤이룽장성)은 중국의 동북 3성 중 하나로 인구 약 3,800만. 서쪽으로 내몽골자치구, 북쪽과 동쪽으로 러시아, 남쪽으로 길림성과 접한 거대한 지역으로 한반도 면적보다도 넓다. 성도는 하얼빈시이다. 이곳은 동북 3성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성이자, 중국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행정구역이다. 중국 전 국토면적의 약 5%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 옆에 있는 내몽골자치구의 면적은 헤이룽장성의 2배를 넘는다. 헤이룽장(흑룡강)이라는 명칭은 이 성과 러시아의 경계를 흐르는 아무르강의 중국식 이름에서 유래했다. 남부지방은 땅이 비옥하여 농산물이 풍부하여 중국의 곡창지대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