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암이라는 선고를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자신은 더 이상 섹스와는 결별이라고 느낀다. 이 느낌은 인생에 대한 자신감 상실의 원인이 된다. 암 환자의 섹스에 대한 연구 서적도 거의 없고, 인터넷에서도 관련된 글을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럼 암환자들은 이것을 누구에게 물어볼 수 있을까?

암뿐만이 아니라, 다른 질환에 걸려도 질병과 섹스에 대한 가이드가 되는 책은 별로 없다.

2006년 10월 ‘국민 암예방 수칙 10가지’를 발표하고, 보건복지부와 국립 암센터가 ‘국민 암예방 수칙 10가지’에 대한 인식도 및 실천도를 조사했다. 그리고 2008년 4월 21일 제1차 암 예방의 날을 지정했다.

 

10개 수칙 비율

금연 73.3%

채소 과일 섭취 59.1%

짠 음식, 탄 음식 피하기 75.2%

절주(하루 두 잔 이내) 66.6%

규칙적 운동 45.7%

적정 체중 유지 52.9%

B형 간염 예방 접종 49.2%

안전한 성생활 25.3% - 섹스가 암을 예방한다

작업장 발암물질 비노출 55.6%

조기 건강검진 47.4%

 

안전한 성생활이 자궁경부암, 간암, 카포시육종, 에이즈(AIDS)를 예방한다는 것을 국민 4명 중 1명만이 알고 있다. 또한 손쉽게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안전한 성생활과 조기 검진이다. 암과 성생활이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적지만, 그 사실을 알면 실천하기가 쉽다.

암이나 질병에 걸렸어도 섹스의 욕구를 지속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섹스 능력을 잃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성교 자체가 어렵더라도 신체의 접촉이나 키스에 의해서 정신적인 안정과 즐거움을 얻고, 자신이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면, 암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섹스는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미국 윌크스대학 연구팀은 1주일에 1~2회 섹스를 하면 면역글로블린A의 분비량이 증가해서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진다고 발표했다. 성적 흥분으로 인해 T임파구가 순식간에 증가하기 때문에 섹스는 암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

정자를 제거한 정액을 분리한 결과 아연 등 세 가지 물질이 난소암 세포의 파괴에 효과가 있다. 그 중 시자르(Cizar)란 물질이 난소암 세포 파괴에 특히 효과적이다. 시자르는 백혈병 치료 보조제로 사용되고 있고, 직장암이나 전립선암 등에도 선별적으로 투여해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정액은 ‘만병통치약’으로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흥분 및 오르가슴기에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DHEA의 수치가 올라간다. 이들 호르몬은 유방암을 막아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매월 한 차례 이상 섹스를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낮았다. 성적 흥분 상태가 되면 암세포를 죽이는 T임파구가 백혈구 내에서 순식간에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가톨릭 신부는 전립샘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데 연구에 따르면 금욕이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의사들은 꼭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사정을 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2003년 호주의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주당 4회 이상 사정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샘암에 걸릴 위험이 1/3 낮았다. “파이프에 물이 통과하면 막히는 것이 덜한 법”이라고 알바라도병원의 성의학과장인 어윈 골드스타인은 말한다. ‘섹스는 신이 내린 최상의 보약’이다. 피부와 피부가 닿을 때 기분을 좋게 해주는 호르몬이 나온다. 아름다운 성관계는 따뜻한 사랑을 주고받는다는 진한 감정을 갖게 해주어서 자존감, 행복감을 높여주고 우울증, 무기력, 의욕저하 등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 미국 럿거스대학의 베벌리 교수는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때에는, 통증에 대한 인내력이 약 75%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오르가슴을 느끼는 절정의 순간과 그 직전에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는 자궁수축호르몬과 엔도르핀이 연관되어 있다.

암환자라고 무조건 섹스를 터부시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치료에 방해를 주는 정도가 아니라면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성생활은 남녀간 정신적 교감이 있을 때에 효과가 있는 것이지, 마지못해 하거나 강압에 의한 것은 좋지 않다. 암 투병 중에 굳이 성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부부가 스킨십을 통해 서로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고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각방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철학자는 “인간의 피부는 고독하다”고 했다. 고독을 달래주고 위안을 주는 스킨십은 치유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체온 상승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양자 물리학 측면에서 건강한 사람이 가진 인체의 파동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많은 경우 암 환자들은 죽음의 공포에 눌려 감히 섹스는 생각도 못한다. 하지만 아무리 중병에 걸렸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와 욕망이 있다. 그러나 배우자도 본인도 이런 사실을 무시한 채 치료에만 집중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병이 나은 후에도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어렵게 된다. 친밀감이 없는 부부는 곧 관계가 단절된 부부를 의미하기에 그에 따른 고통도 클 수밖에 없다.

성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게 된다. 암 환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전과 다름없는 성생활은 부부간의 사랑을 확인시켜준다. 이런 사랑의 힘은 환자의 투병 의지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러므로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성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만족스러운 성생활은 성기가 아니라 머리에서 느끼는 것이며, 환자라 할지라도 배우자의 몸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받는다면 암을 이겨낼 힘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