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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미군의 살아있는 탄저균 실체메르스 사태에 가려진 치사율 80%의 탄저균, 오(誤)배달사고 철저히 원인규명해야…
최진호 기자 | 승인 2015.07.06 10:41|(184호)
주한미군이 오산 공군기지에 탄저균 실험시설을 갖추고 수년간 실험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그 의도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탄저균 실험시설의 존재는 세균전에 사용되는 탄저균이 활성화된 상태로 일반화물과 섞여 민간국제배송업체를 통해 배달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주한미군은 이러한 치명적인 탄저균뿐만 아니라 탄저균의 10만배 독성에 이르는 보톨리눔 독소까지 실험해온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 미 국방부가 실수로 탄저균 표본을 미국 내 10여 개 주와 한국의 실험시설에 보냈다는 ABC 뉴스 보도. (사진출처=ABC 뉴스 방송 캡쳐)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일반택배로…
지난 5월 22일 미 국방부 산하 병기 시험소에서 치사율 80%에 이르는 활성화된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부주의로 미군 실험시설들에 보낸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져 미 국방부와 질병통제센터(CDC)가 나서서 탄저균이 배송된 곳을 파악해 긴급조치를 취했다. 미 CNN 방송은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탄저균 샘플이 민간 배송업체인 페덱스(FeDex)를 통해 유타 주 소재의 더그웨이 생화학 병기 시험소에서 미국내 10여 개 주의 18개 실험 시설과 한국의 오산기지, 캐나다 등 해외 주둔 미군 기지에도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착오로 인해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송된 실험시설은 미국 내 17개 주와 오산 등 총 68개소로 확인되었는데, 6월 9일 AFP 통신이 영국과 미국 매사추세츠 주 실험소에도 탄저균 표본이 보내진 것으로 보도하여 또 다시 큰 논란이 일었다.
더그웨이 병기 시험소에서는 탄저균을 비활성화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활성화된 채로 배달되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문제의 탄저균 표본은 분말보다 감염력이 낮은 액체 상태로 냉동 밀봉 처리되어 반입되기는 했어도 일반 화물과 함께 배송된 사실에 보건 전문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탄저균 표본은 4주 전인 5월 초에 반입되었으나, 미군은 한국 보건 당국에 이를 알리지조차 않아 일부 시민단체와 야권 진영에서는 우리 정부의 보건 주권 문제를 제기하며 한미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 주한 미군 지위 협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 탄저균에 감염된 환자들의 끔찍한 모습. 탄저균에 감염되면 극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및 내장이 괴사하는 겪으며 쇼크사하게 된다. (사진출처= 미국 의사협회 사이트)
이번 탄저균 표본 오배송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항생제와 백신 투약 등 긴급 조치가 취해진 실험요원은 미국에서는 4명, 한국에서는 주한미군 소속 26명 중 22명에 이른다. 주한미군 당국은 실험실 표면을 일일히 닦아내는 방법으로 제독(制毒, 독을 제거)한 뒤 표본을 폐기하는 작업을 마쳤고, 현재 실험요원 중에 감염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터면 장병들이나 민간인이 탄저균에 노출되어 목숨을 잃을뻔한 위험천만한 사건이었다.
탄저균이란 바실루스 탄저 박테리아 포자에 의해 감염되는 치명적인 전염병인 탄저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다. 탄저균이 동물의 체내에 침입하면 독소를 생성해 혈액 내의 면역세포를 손상시켜 쇼크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하는 생물학 테러에 흔히 쓰이는 병원균중 하나다. 호흡이나 피부 접촉, 오염된 식품 섭취 등을 통해 감염돼 쇼크나 혼수 상태, 설사,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탄저균 표본 하나에는 평균 100억 개의 포자가 들어있고, 탄저균 100Kg을 대도시 상공 위로 저공비행하면서 살포하면 100만~3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는데, 이는 1 메가톤급 수소폭탄에 맞먹는 살상규모이다.
일본에서 1995년 사이비 종말론에 빠진 옴진리교도들이 대량 생산·실험한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고, 미국에서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우편 봉투로 발송된 탄저균 가루에 노출되어 5명이 숨지는 끔찍한 테러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겨례 신문은 5월 4일에 주한미군은 생물학전 대응의 일환으로 탄저균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소’로 알려져있는 ‘보톨리눔’까지 한국 정부에 통보 없이 들여와 실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수많은 해외 주둔 미군기지를 놔두고 유독 한국에만 탄저균이 배달된 것은 미군이 수행하고 있는 이른바 ‘주피터 프로그램’에 따라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것으로 해석된다.
 
   
▲ 에지우드 생화학 센터(ECBC)에서 주피터 프로그램을 위해 한국에 설치한 생화학 감지장치. (사진출처=미 육군 웹 사이트)
주피터 프로젝트의 첫 실험장, 한국
미 방위산업협회(이하 방산협회) 누리집과 미 군사매체 등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적어도 2013년 6월부터 북한의 생물학 무기의 공격에 대한 방어의 목적으로 서울 용산, 경기도 오산 등 국내 3곳의 미군기지 내 연구실에서 생물학전 대응 실험을 하는 주피터(JUPITR, Joint USFK Portal Intergrated Threat Recognition, 연합 주한미군 포털 및 통합 위협인식)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3월 19일 미 방산협회가 주관한 ‘화학 생물학 방어 계획 포럼’에 참석한 미 육군 ‘에지우드 화학 생물학 센터(ECBC)’의 생물과학 부문 책임자인 피터 이매뉴얼 박사는 발표자료에서 “주피터 프로그램이란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북한의 생물학무기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2013년 6월부터 착수하는 군사 프로젝트”라고 밝히며, 이 프로그램의 독소 분석 1단계 실험 대상은 “탄저균과 보톨리눔 A형 독소”라고 설명했다. 이매뉴얼 박사는 보톨리눔과 탄저균 실험을 주도하는 연구소로 서울 용산의 65 의무연대와 경기도 오산의 51 의무전대, 위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충남 미 육군 공중보건국 산하 환경실험실 등 3곳을 들었다.
냉전해체 이후 미국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살상이 가능한 생화학 무기가 적성국가나 테러세력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우려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생물학적 위협에 대비한 신전략’을 세워 생화학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전략을 수행할 대표적인 지역으로 한국을 선택하였다.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계속 만들고 있는 북한과 맞닿아 있고 2만여 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2012년부터 새로운 국방전략 지침으로 천명한 ‘아시아로의 복귀(Pivot to Asia)전략’도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2013년 전모가 밝혀진 주피터 프로그램은 생화학 포털을 구성하고 생화학 물질을 판별하는 장비를 도입해 주한미군 기지 주변에 생화학 물질 감시기를 설치하는 한편 조기경보체계를 갖추겠다는 내용이었다. 생물학에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 군인들이 독성물질이나 병원균 샘플을 채취해 야전에서 단시간 안에 그 종류를 알아내도록 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과거처럼 전문인력이 샘플을 채취해 미국에 보내고 대책을 마련하려면 며칠이 걸리는 동안 미군이 전투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약점을 고려해 독성물질 발견 4~6시간 내에 자체적으로 분석을 마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제이바이즈(JBAIDS)와 같은 독성물질 분석장비를 도입했는데, 앞서 말한 3곳의 실험소에 설치되어있다.
2013년 6월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미 국방부는 공개된 자료에서 주요 분석 대상으로 탄저균과 보톨리눔 독소를 예로 들었다. 이어 그해 여름에 전문가들이 이 장비의 사용법과 샘플 처리법 등을 교육하기 위해 생화학 전문가들이 오산과 용산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피터 프로젝트의 계획서 상에는 이들이 총 3회에 걸쳐 한국을 방문하도록 되어 있다. 2014년에 집중적인 테스트를 거쳐 올해 안에 시연을 한다는 계획도 있는데, 공교롭게도 미국 당국이 탄저균을 보낸 시기와 일치한다.
미 국방부는 탄저균을 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피터 프로그램 계획서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데, 과거에도 탄저균을 주한미군이 지속적으로 보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군 당국은 지난 4월 더그웨이 생물병기 시험장에서 생화학 물질 센서시험을 하고 평택 캠프 험프리에 보내져 장단점을 테스트하는 시험 평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미군의 생화학 전략의 첫 실험장으로 한국이 선택받은 것이다.
 
   
▲ 미 국방부 관리가 이번 탄저균 오배달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탄저균 감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포장되어 실험소에 보내졌는지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영국 데일리 메일)
한반도에 드리우는 생화학무기의 위험성
생화학 무기는 해당 사용 지역의 온도나 습도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실험시설들이 온난화 현상이 뚜렷한 한반도 기후 환경에 따른 탄저균의 내성에 대비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탄저균 제독 능력과 공격기술을 향상시켜 유사시 생물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주한미군 기지 내에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살상력을 가진 탄저균이나 보톨리눔같은 생물무기 관련 물질이 우리 국방부나 외교부, 질병관리본부 어느 쪽에서도 주한미군으로부터 그동안 얼마나 반입되어왔는지, 어떤 정보, 어떤 경로를 통해 받았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 아시안 안보회의에 참석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도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탄저균 사고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지만, 사건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어 한국 언론들이 일제히 ‘말뿐인 사과’라며 비난했다.
최근 대한민국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극도의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진영에서는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외교 정세와 북한의 도발이 멈추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국방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화학 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보건위생과 국방주권을 생각할 때 국방부 관계자들이나 행정가들이 친미 사대주의에 노선에 빠져 아무 소리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방미 일정이 연기되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미국 측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사드(THAAD) 미사일 배치에 대한 본격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철저히 이용만 당할 것이 아니라, 그 ‘하나를 내주면 하나를 받는다’는 자세로 역이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최진호 기자  jchoi@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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