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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안보전략 분석한반도와 동아시아 안보 상황 점검해 본다
정재영 기자 | 승인 2015.06.03 14:38|(183호)
천안함 5주기, 그리고 6·25 전쟁 발발 65주년이지만, 대한민국은 사방에 ‘믿을 수 없는 아군들’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5000년 역사상 가장 훈풍이 불고 있던 한중 관계도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정상화되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냉각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및 ‘자위대의 국방군화’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 하원에서 외교적 수사로 가득 찬 ‘성의 없는 연설’을 했음에도 터져 나온 기립박수가 증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실험을 비롯한 대남 도발을 일삼고 있다. <정경뉴스>는 2015년 어지럽기 그지없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안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살펴보고, 향후 대한민국이 세워야 할 안보 전략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한다.
 
   
▲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고자 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은 이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5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안보법제 제정 반대’ 시위의 모습.
올해는 천안함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째 되는 해이며, 6·25 전쟁이 발발한지 65주년이 되는 해이다. 북한은 SLBM 실험을 비롯한 대남 도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일본은 ‘존립위기 사태’라는 개념을 도입해, 자위대의 ‘국방군화’를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하고 있으며, 중국은 ‘신형 대국관계’, 즉 아시아 지역의 맹주로써 자국을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미국에게 보내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이 나아갈 최선의 외교 방향은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며, 전통적 최고 우방인 미국과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 또한 역사적 문제로부터 시작한 일본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을 억제해야 한다. 천 길 절벽 위에 한 가닥 놓인 줄 위를 걷는 것과 같은, 섬세한 안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북한 전력 비교
   
 
6·25의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항상 정신 차리고 전력을 준비해야 한다. 2014년 국방백서는 <표 1>과 같이 남북 군사력을 비교했다. 다만 이 표는 제한되는 질적 평가를 대신한 양적 평가이며, 그를 위해 육군 부대·장비 항목에는 해병대 부대와 장비가 포함되었으며 북한군 야포 개수에서 보병 연대급 화포인 76.2mm를 제외했다.
북한이 최근 안보 이슈로 떠오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남한의 7배나 되는 70여 척이나 갖고 있으며, 병력의 숫자 면에서도 남한의 63만 여 명의 2배에 가까운 120만 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지난 연평도 사태 당시 우리 군에 피해를 입혔던 휴전선 부근에 집중된 다련장 미사일과 방사포도 남한의 30배에 가까운 5,500문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북한의 선제공격이 일어난다면, 3시간에서 4시간 동안 이 방사포들은 시간당 50만에서 60만 발의 포탄을 쏟아내며 수도권을 초토화시킬 것이며 SLBM은 우리의 ‘킬 체인’ 방어망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120만 북한군은 알려지지 않은 땅굴을 통해 한국군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며, 주한미군과 한국군은 물량전에서 고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 일본 내 많은 시민들이 ‘안보법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5월 12일 도쿄 도 히비야 야외 음악당에서 열린 안보법제 반대 시위 홍보 포스터.(사진제공 = 總がかり 실행위원회 홈페이지)
우경화로 가는 일본과 환영하는 미국
일본의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지난 5월 11일 ‘안보법제(安保法制)’에 대해 합의했다. ‘안보법제’는 ‘국제 평화 지원법’이라는 새로운 법률을 만들고, ‘평화 안전법제 정비 법’이라는 이름 아래 기존 법률 10개를 개정함을 골자로 하였는데, 결국 일본의 자위대가 해외에서 활동할 수 없다는 제한을 해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기이한 것은 ‘안보법제’에 대하여, 일본인들은 잘 모르거나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NHK가 5월 8일에서 10일 사이 실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안보법제 정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이 40%,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이 9%에 달했다. 이는 ‘잘 이해하고 있다(6%)’거나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39%)’는 응답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아사히(朝日) 신문이 16, 17일 양일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데 반대하는 응답자가 40%, ‘안보법제’를 일본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응답자가 60%에 달해 일본 내에서조차 아베 정권의 우경화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안보법제’ 제정은 앞으로 ‘평화 헌법’의 개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베 정권은 이를 통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개편하고, 명실 공히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나서려 할 것이다. 역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진심어린 사과 대신 지속적인 왜곡을 자행하여 주변국 국민들에게 상처를 입힌 아베 정부는 나아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식민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까지 수정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이미 2014년 12월 중의원 선거를 통해, 일본 연립 여당은 개헌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그의 내각은 2018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우경화 정도를 넘어서 편협하기 그지없는 민족주의로 흐르려 하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일본의 억제 세력으로 존재하던 미국이, 이제는 대 중국 억제 세력으로 일본을 이용하기 위해 일본의 목줄을 풀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은 일본과 지난 2013년 10월, 안보협력 회의를 가지고 합의를 도출했다. 이 합의에서 미·일 양국은 ‘민주주의, 법치주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장경제 질서, 인권 존중’이라는 4대 가치를 양국이 지향할 가치로 규정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전, 안정 및 경제적 번영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구상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후 체제를 탈피해 ‘보통 국가’가 되고자 하는 아베 신조 정권의 희망사항을 미국이 상당 부분 수용하고, 일본이 행사하고자 하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환영’과 ‘협력’의 뜻을 표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른바 ‘미·일 안보협력 가이드라인’이라고 불리는 이 합의는 평시,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 사태, 한반도 및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간에 발생하는 위기 등에 대해 상정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과 일본 양국이 공동 대응할 뿐만 아니라, 일본이 영토로 주장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에 대한 방어와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해상교통로 확보에 대해 협력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 및 핵 투발 수단에 대한 엄격한 제재를 다짐했으나, 상대적으로 비중은 낮은 편이다.
미국은 냉전기에 공산 진영을 상대하기 위하여 일본을 불침항모(invincible carrier)로 육성한 바 있다. 이제 미국은 동북아에서 원하는 균형을 다시 만들기 위해 일본을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미국과 영국 간의 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키려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동북아 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 한·미 동맹은 앞으로도 굳건해야 한다. 사진은 5월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국제회의장에서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아시아의 맹주가 되고자 하는 중국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무려 6차례나 공식·비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진핑 주석도 전통적인 ‘혈맹’인 북한보다 대한민국을 먼저 방문했다. 한·중 관계에 ‘5000년 역사상 가장 훈풍이 불고 있는 시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이렇게 한국과 중국이 가까워진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일본 간의 관계가 냉각된 데 있다. 중국은 이 냉각 관계를 이용해,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떼어내고자 시도하고 있다. 최근의 THAAD 배치 문제와 AIIB 가입 문제에 대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탓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80년대의 개혁·개방 이후 미국이 구축한 현재의 국제질서를 이용해 성장한 국가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중국의 상호 경제 의존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때문에 중국은 2010년대 초부터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하자는 메시지를 미국에게 보내고 있다. 신형 대국관계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투지 않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면서 협력할 때 양국에 이익이 올 것이라는 논리다.
문제는 중국이 주장하는 ‘핵심 이익’이란, 사실상 ‘동아시아의 맹주’로써 중국이 나서겠다는 뜻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티베트와 신장을 독립시키지 않을 것이며, 언젠가 대만을 자국 영토로 삼고자 할 것이다. 1997년에 반환된 홍콩에 대해서도 ‘중국식’ 정치를 이식하고자 하며, 북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인정하게 되면 중국을 견제할 카드들을 대부분 잃어버리게 되며, 중국의 성장을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요구하는 ‘신형 대국관계’란, 결국 90년대 이전의 미·소 양극체제를 미·중 양극체제로 바꾸어 재현하자는 것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의 경제위기 이후 세계적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미국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고 있다.
“만약 중국 지도부가 핵심이익을 언급하는 것을 그만둔다면, 미국 지도부는 신형 대국관계를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신형 대국관계는 중국과 시진핑에게 있어서 중요하다. 만약 그게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공통되는 부분이 있고, 우리가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중국과 만들어가고 싶다면, 우리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중국과 신형 대국관계를 만드는 데 열려있어야 한다.”
이는 2015년 2월 22일, 부시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신보수주의자(네오콘)의 일원인 토머스 헤들리 박사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지에 기고한 칼럼의 결론으로, 기존 미국의 입장인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는 주장을 철회해야 신형 대국관계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는 주장이 “중국이 노골적으로 핵심 이익이라고 주장하지만 않는다면, 동아시아에서 이익을 챙기는 것을 인정하겠다”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가진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과도 관계를 재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간의 군사적 대립 대신, 일본과의 경제 협력과 친중파의 형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바라는 것은 당장 미국의 자리를 차지해 세계의 맹주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파악하고 있다. 중국의 안보전략은 동아시아권 내에서의 ‘중화 질서’, 즉 20세기 서양 식민세력이 밀고 들어오기 이전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인가
대한민국의 안보전략은 한·미 동맹에 기반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억제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한·미 동맹은 미국의 억지력에 의한 한반도의 평화 보장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한편으로 세계 14위의 경제 대국이 된 지금, 우리는 높아진 위상을 한·미 관계에도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친중국 정책처럼 보이는 외교적 행보를 보임으로써 한·미 동맹에 불안한 기류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2013년 12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미국은 한국에 베팅할 테니, 한국은 미국의 ‘반대편’에 있는 국가에 베팅하지 말라”는 발언을 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러브콜인 동시에 경고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동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맞게,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혹자는 중국이 한국 수출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국가이며, 우리나라는 매년 5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중국과의 무역에서 올리기에 그들과의 관계를 더욱 중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경제적 면에서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한국은 AIIB에 창립멤버로 가입했고 중국 자본의 투자를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이 대한민국의 방공체계를 뚫을 수 있는 더욱 작고 가벼우며 새로운 비대칭 전력(핵무기 체계)을 개발하고 있기에, 한국은 부족한 전력을 보충할 수 있는 ‘혈맹’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THAAD가 주한미군에 배치될 가능성을 우리 정부가 열어두고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라 하겠다.
현재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은 지금 ‘천 길 낭떠러지 위에서 줄타기’하는 형국이다. 가장 좋은 전략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굳건하게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면에서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 그 위치를 차지하려고 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만약 일본이 미국의 ‘혈맹’이자 중국의 ‘경제 파트너’로의 지위를 손에 넣게 되면 대한민국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 관계의 피해만을 입게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안보전략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자에 대한 전략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전체의 미래를 내다보는 창의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강하고 효율적인 정부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 전체에 대한 리더십을 가진 국가가 돼야 한다. 식민지로 수탈당했고,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나라를 불과 60여 년 만에 세계 14위의 강대국으로 키워낸 대한민국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인가. 이제부터의 안보전략과 외교정책에 달렸다.

정재영 기자  mjknews@mjk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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