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1일 오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선자금 1억여원의 출처를 밝히고 있다.

검찰은 홍준표 지사가 지난 2011년 6월 한나라당에 경선 기탁금으로 납입한 1억 2천만원 내에, 이른바 ‘성완종 1억’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홍 지사 본인은 해당 기탁금이 “아내가 몰래 모아둔 비자금”이라고 밝혔고, 이 발언이 더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11일 경상남도 도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기탁금으로 낸 1억 2000만원은 집사람이 몰래 관리한 대여금고에서 나온 돈으로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비자금은 11년 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모은 수임료와, 국회대책비 중 일부를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특별수사팀은 이 해명이 1억원 수수 의혹을 반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산 내역을 다 공개해야 하는 공직자가 대여금고 주장을 들고 나온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 홍준표 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경선자금 출처(사진 제공 = 페이스북)

홍 지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다음 이유로 공직자의 자격을 상실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첫째. 경남도지사 후보로 등록할 당시 비자금에 대해 신고하지 않은 점이다. 공직자가 재산 신고를 누락하면 ‘공직자 윤리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 사실상의 직위상실형에 해당하게 된다.

둘째. 홍 지사는 해당 비자금의 출처를 “ 2008년 국회운영위원장을 할 때 국회대책비 월 4000만~5000만원의 일부를 생활비로 준 것 등을 아내가 조금씩 모아…”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국회대책비라는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도 "대책비 사용처에 대해 홍 지사에게 영수증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국가 예산이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써야 하는 자금"이라고 이에 대해 언급했다.

홍 지사의 이와 같은 발언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을 수취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더하여 새정치민주연합은 "홍 지사는 아내 '비자금'을 공직자 재산 등록 때 신고하지 않았다"며 "죄를 가리기 위한 변명이 스스로를 엮는 올무가 됐다"는 논평을 냈다.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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