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인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박 전 상무

검찰이 경남기업 박준호 전 상무와 이용기 비서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1억 수수’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사람은 조사 과정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함께 지난 7일 윤 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만났다. 당시 그 자리에서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건넸다.’는 말을 들었다”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억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홍 지사는 자신의 현 상황을 가리켜 ‘올무’에 걸린 것으로 비유했다. 홍 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무를 푸는 방안을 차분하게 대처해야지, 거기(박 전 상무와 이 비서의 진술)에 흥분하고 그런 식으로 대처하면 그 올무는 더 옥죄어 들 수 있습니다.”라고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 이용기 비서실장이 23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더불어 이 긴급체포를 통해 수사팀 관계자의 “증거인멸 관련 수사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수사가 두 갈래가 된 셈”이라는 발언과 22일의 “지류(증거인멸 수사)가 본류(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될 수 있다”는 발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거인멸 수사 과정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자신감으로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수사의 초점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적어도 리스트 인사나 그 주변 인물들이 예상보다 빨리 검찰에 출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품 공여자인 성 전 회장이 사망하고 리스트에 이름이 들어간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성 전 회장들의 측근을 수사하며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정재영  jyjung37@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