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공약 고수보다 현실적 복지를…

위에서 밝혔듯이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라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3년간 밤낮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춘진 위원장은 공약을 지키려는 박근혜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그로 인해 일어난 대한민국의 복지정책의 현상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 애초 계획보다 예산이 삭감, 동결 혹은 대상이 축소된 노인 기초연금, 노인 임플란트, 누리과정(무상보육), 고교 무상교육, 다자녀 장학금 제도 등을 원안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복지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복지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증세를 못하겠다고만 하지 말고, 증세가 필요하다면 국민적 합의를 얻어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켜야할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복지정책으로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나라를 견인해 온 노년층에 대하여 복지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상급식과 복지정책

김 위원장은 무상급식은 교육의 의무에 부속되는 당연한 권리이며, 학교급식이라는 제도가 없는 나라에는 도입하기 어렵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장기간 시행해 온 학교급식 제도가 있기에 당위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지난 2011년 5월 26일 국회에서 열렸던 고위정책회의에서 반값등록금과 관련된 모두발언을 하는 김춘진 당시 민주당 의원.

무상급식의 현실화를 위해 지난 18대 국회와 현 국회에서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학교급식에 필요한 경비의 부담주체를 국가와 지자체로 명확히 하며, 각각 필요한 경비의 반을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무상급식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아이들이 학교나 사회 안에서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는데도 도움이 되는 정책입니다. 생활에 밀접한 복지인 무상급식이 예산부족을 핑계로 중단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라고 언급했다.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정책이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료한 설명을 내놓았다. “대한민국은 GDP 대비 세금이 17.9%이며, 복지비용도 GDP 대비 10%에 불과한 저 부담 - 저 복지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덴마크와 같은 이른바 선진 복지국가는 연봉이 전 국민 하위 40% 이상이면 바로 최고 세율의 대상자로 간주되어 수입의 59%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이런 무거운 부담을 감수하기에 복지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민이나 부자나 같은 비율의 세금을 내고, 같은 복지를 받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검증된’ 제도라고 해서 함부로 도입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나라는 그 나라의 역사, 제도, 그리고 문화 위에 복지와 보건의료 제도가 만들어졌고, 과거의 역사와 문화를 무시하고 원하는 선진국 복지정책을 바로 이식할 수는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은 “복지서비스는 과거 빈곤한 자를 위한 복지에서 이제는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복지로, 의료서비스는 보장성 강화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도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방향입니다. 또한 복지와 의료에 대한 국가지원의 증가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전달체계의 효율화를 통한 복지와 의료서비스의 ‘흡수율’을 높이는 것입니다”라고 언급하며, 적어도 중 부담 - 중 복지 제도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014년 10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선서를 마치고 김춘진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한 후. 악수하고 있다.

법안 제정과 그에 대한 소회


▲ 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담뱃갑 흡연경고그림 의무화 법안이 통과된 가운데 김춘진 위원장이 정회하고 있다.

‘국가알코올 폐해 예방 및 감소에 관한 법률안’, ‘담뱃갑 경고그림 삽입 의무화 법률안’,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조항’의 세 가지 법률안은 모두 김 위원장의 주도로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사안들이다.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인 것도 있고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법안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 법안들의 위원회 통과로 사회적 폐해의 예방과 장기적인 국민건강의 증진,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적 환경의 조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각 법안들을 통과시키면서 미진한 점이나 기대 사항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밝혔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조항’에 대해서는 아동학대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보육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에 대해 적절한 급여 제공, 사회적 처우 개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감안한 시설 내 1실 이상의 휴게실 마련과 같이 복지환경을 정돈해 줄 수 있는 후속 법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국가알코올 폐해 예방 및 감소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현재 알코올 폐해 예방 및 감소 정책이 범정부적인 접근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부처 간의 협력이나 활동의 일관성 등을 확보해, 유지할 수 없어 폐해가 감소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이 법안을 통해 일관성을 유지하며 유기적인 정책의 수립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3월 1일 개최된 아시아정당회의(ICAPP) 응급의료포럼에 참석한 김춘진 위원장.

부족한 공공의료서비스, 그 현황과 대안

김춘진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저출산 문제해결이 가장 큰 핵심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국가가 대한민국이며, 이런 추세로 가게 되면 2017년에는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해,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에 대한 대비는 선진국의 GDP 대비 3%, OECD 평균의 GDP 대비 2.3%에 훨씬 못미치는 GDP 대비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민간영역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해결해야 할 공공의료서비스는 명백히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보건의료기관은 3,663개소로, 이는 민간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수 대비 5.8%의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병상 수의 경우에도 민간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병상 수 대비 10.0%에 그치는 등 시설과 장비, 인력 수준은 민간병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도시와 농촌 간 의료지원 체계의 불균형 등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으며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개선요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라고 언급하며, 낙후지역에 대한 보건소 설치 및 대국민적 홍보를 통해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해 국민들이 가진 불신감에 대해서도 공공보건의료 시설과 인력, 그리고 장비의 개선과 확충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공공보건의료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며 효율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입법 정책들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jyjung37@mjknews.com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