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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 도입 문제의 쟁점과 현안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 승인 2015.04.14 14:52|(181호)
   
▲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2014년 6월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조찬 강연에 참석한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사드(THAAD)의 주한 미군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 측에서 추진을 하는 부분이고 제가 또 개인적으로 사드 전개에 대해 요청한 바 있다. 언론에선 현재 사전 조사 연구가 이뤄진다는 식으로 묘사했지만 그 정도라기보다는 한국에 사드를 전개하기 위한 초기 검토가 이뤄지는 수준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이 날 발언은 본격적인 사드 논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7월 3일, 서울에서 열린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은 사드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주권국가로서 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면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후 사드 문제는 수면 밑으로 잠시 가라앉는 듯 싶었지만, 한·미 양측 당국자들의 잇따른 발언으로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사드 배치의 최초 쟁점은 주한 미군기지 방어용으로 미군이 사드 무기체계를 들여오는 것에 찬성할 것이냐 반대할 것이냐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 돈을 들여서라도 사드 방어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란으로 변질되어 확산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사드 무기체계가 더 이상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처럼 ‘방어 무기’개념으로만 다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민국과 미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각국들과의 국제정치적 역학관계 및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 지난 2013년 9월 10일(현지시간) 사드 요격미사일이 성공리에 끝난 요격테스트를 위해 발사되고 있다. 이 테스트는 미사일방어청(MDA), 탄도미사일방어시스템 작전시험청, 미사일 방어를 위해 통합작전사령부와 미 해군 태평양 사령부가 주관했다. 작전 수행 병력은 제 2 방공포연대 알파 포대의 미 육군 병력, 미 해군 미사일구축함 DECATUR 함, 그리고 제 613 방공 작전 센터에서 동원된 공군 병력이었다. 시험 결과로 THAAD로의 1개의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 목표를, 이지스 탄도 미사일 방위망으로 1개의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 목표를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사진출처 = U.S. Missile Defense Agency(미사일방어청))
사드 논란과 관련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정보전달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자주적이고 주도적으로 최선의 ‘결정’-선택이 아닌-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먼저 사드 방어체계 자체의 군사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살펴보자. 사드 1개 포대는 레이더(AN/TPY-2)와 중앙통제처리장치(TFCC) 및 발사대 6기(1기당 8발의 요격미사일 장착)로 구성된다. 요격 고도는 40~150km이며 최대 음속의 8배로 날아가 적 미사일과 직접 충돌하는 직격파괴(Hit-to-Kill)방식이다. 요격률과 관련해선 현재까지 정확히 검증된 바는 없고 대략 80~90% 정도의 요격률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개 포대당 초기 구매 비용은 약 2조 원이고 전 세계에 걸쳐 현재 미국 본토에 3개, 괌에 1개 포대가 배치 완료되어 있는 상태다. 사드의 구성 요소 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소위 ‘X-밴드’라 불리는 고성능 레이더다. X-밴드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는 약 2,000km에 달하며 이를 한반도에 배치 시,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물론 중국 해군함대가 있는 칭다오 등 주요 도시가 탐지권역에 들어오게 된다.
   
▲ THAAD 요격 개념도. (사진출처 = U.S. Department of Defense)
하지만 사드 레이더(AN/TPY-2)에는 논란이 되고 있는 X-밴드 탐지 레이더(Forward Based Mode) 외에도 요격레이더(Termanal Based Mode)가 있다. 다시 말하면, 사드 레이더는 ‘탐지’ 레이더와 ‘요격’ 레이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요격 레이더는 사격통제를 위해 일정한 편각도와 고각도를 항상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탐지거리 또한 약 600km로 ‘X-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 사드 포대에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레이더가 바로 이 요격용 레이더다. 즉 X-밴드 탐지 레이더는 사드 포대 운영에서 옵션 사항이지 필수 사항이 아니다. 그렇다면 탐지 레이더를 제외하고 요격 레이더로만 구성된 사드 포대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중국과의 마찰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미국 MD체계의 편입이라고 보고 있는 중국의 시각이다. 동아시아 지역 패권국 지위를 놓고 미국과 중국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서도 MD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이 체결되자 애니타 프리드 미국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도쿄에서 “한·미·일 3국 간의 상호 운영적 지역 미사일 방어 구조의 개발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미래 초점”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 체결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국방부는 이 약정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국한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인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에게는 더 이상 설득력을 잃어 버렸고 오히려 진실 공방만 가열되고 있다.
둘째, 현재 미국이 말하고 있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라는 표현 자체가 갖고 있는 모호성이다. 모호성은 중국이 끊임없는 불신과 경계를 갖게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모호성은 다시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시 사드 포대의 구성 요소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는 점이다. 탐지 레이더를 포함하겠다는 것인지 요격 레이더만으로 운영을 하겠다는 것인지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둘째로는 사드 배치의 주체가 누구냐이다. 미군기지 보호용으로 미군이 스스로 들여오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으로 하여금 무기구매를 유도하여 배치하겠다는 것인지 또한 불명확하다. 사드 배치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막대한 국방예산 비용이 걸리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 THAAD 요격 개념도. (사진출처 = U.S. Department of Defense)
사드의 기술과 관련해 한 가지 더 살펴볼 문제가 있다. 사드를 배치하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다층방어가 가능한지 여부다. 필자의 대답은 ‘그렇다’다. 다만, 여기엔 전제조건이 추가로 더 붙는다. ‘매우 이례적이고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다층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은 1,000기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3분의 2 이상이 사거리가 짧은 남한 공격용 스커드 미사일이다. 스커드 미사일 계열에 적합한 방어체계는 PAC-3와 같은 하층방어 무기다. 즉 북한의 탄도미사일 3분의 2 이상은 사드 요격 고도 범위에 들어오지도 못한다는 의미다. 남북한처럼 종심거리가 짧은 지역 환경에서는 사거리가 짧은 단거리 미사일이 가장 효율적인 공격수단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북한이 사거리 1,000km가 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급에 핵을 탑재해 우주 밖으로 발사하였다가 그대로 다시 낙하시키는 방법으로 남한을 공격해 온다면 어떻게 될까? 이 때에 비로소 운용할 수 있는 방어체계가 바로 사드인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3월 26일 동해상에서 노동미사일(사거리 1,300km) 발사 실험을 했는데, 당시 실험에서 사거리를 650km로 짧게 하는 대신 발사 각도를 높여 미사일 궤적의 최고고도를 160km로 높이 띄워 남한을 사정권에 두면서 낙하 때 가속도가 더 붙게 하는 연습을 실시한 바 있다. 이러한 발사방식을 ‘Lofted 방식’이라 하는데, 낙하 속도를 크게 높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 비행시간이 길어지는 단점과 더불어 대기권을 왕복하면서 마찰열이 높아지고 목표적중률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북한이 과연 Lofted 발사방식으로 남한에 대해 핵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예단하거나 장담할 수 없다. 아무리 가능성이 낮더라도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국방과 안보의 본질이라면, 사드를 배치해서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옳은 말이다.
하지만 사드 논쟁은 국방문제를 뛰어넘어 외교적 문제까지 포함하는 복합체가 되어 버렸다. 국가와 국민을 외부의 적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 국방이라면, 글로벌 시장 경제 내에서 국가경제와 국민경제를 지켜내고 발전시키는 것 역시 국가의 주요 책무 중 하나다. 2014년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2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0.17% 하락할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무역의존도가 높아 중국 내부의 수요 변동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EU나 미국보다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빌미로 우리나라에 무역 보복을 감행한다면, 우리의 국내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중국은 중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우리나라가 회원국으로 가입할 것을 거듭 독려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우리나라의 가입에 다소 회의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미국·중국과 사드 배치 문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문제가 각각 걸리면서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있다.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줘야 할 마땅한 의무가 있다. 어느 한쪽 의견에 휩쓸려 한순간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후손들에게 모두 전가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심사숙고해야 할 현안이다. 다만, 어떠한 판단을 내리더라도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타의에 의한 ‘선택’이 아닌 우리가 자주적이고 주도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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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11월 14일, THAAD 계획의 핵심 탐지장치인 ‘해상 설치 X-band 레이더’가 멕시코 만에서 미 해군 소속 중수송선 MV Blue Marine 호와 간접 결합하여 이동되는 모습. (사진출처 = U.S. Department of Def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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