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차 한중일 고위급 회의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는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고위급 회의의 자세한 사항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일단 배제한 채, 교류의 재시작에 무게를 두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3국 고위급 회의 이전에 한-일, 한-중 대표간 양자 회의가 진행되었기에 이런 추측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가 3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0차 한중일 고위급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우선 이번 회의에서는 3국 협력 사업 현황 등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규 사업을 비롯하여 3국 협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개최된 9차 한중일 고위급 회의에서는 삼국이 재난관리, 환경, 원자력 안전, 사이버안보, 해양정책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해당 의견 교환의 구체적인 사항은 21일 개최될 것으로 협의된 한중일 3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외무장관 회의는 2012년 4월 개최된 이후 2년간 3국간 관계의 냉각으로 개최되지 않았다. 특히 2012년 9월 발생한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제도의 국유화 조치에 대해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 큰 이유였다.

 

정부는 이번 고위급 회의와 외무장관 회의를 기반으로 삼국 정상회담을 근시일내에 개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11월 미얀마 네피도 미얀마 국제회의센터(MICC)에서 열린 ‘ASEAN + 3 정상회의’를 통해 “머지않은 장래에 한중일 3개국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고, 이를 토대로 3개국 정상회담도 개최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함으로써 삼국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이미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한-일 간에는 먼저 위안부,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 아베 총리 및 그 측근들의 망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비롯한 과거사 갈등이 심해지고 있으며, 한-중 간에는 이번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계기로 강화되고 있는 한미동맹과 THAAD 설치의 움직임에 대한 중국의 경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중-일 간에도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문제가 갈등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무장관 회의는 개최되어도 삼국 간 현안 때문에 정상회담은 힘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