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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의 문제와 향후 전망
정연정 배재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 | 승인 2015.03.06 17:27|(179호)

13월의 월급이 13월의 폭탄으로 변질된 현 시점에서 정부와 정권이 바라보고 있는 ‘민생’은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낱말이 되었다. 최근 담뱃값 인상, 변화된 연말정산의 기준과 공제 내용들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과 고통의 소리가 들끓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 갈급함에 눈과 귀를 닫고 또는 충분히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미완의 정부 증세 전략이 가장 첫 번째 질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안하는 것일까, 못하는 것일까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씁쓸한 뒷담화에는 ‘야당’의 무능력함에 대한 강한 비판이 있다. 2013년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여러 가지 논란과 공방이 있었지만, 야당은 여당의 밀어붙이기에 밀렸건 어쨌건 침묵하거나 방기한 책임을 모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야당은 그동안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끊임없이 국민을 향해 약속해 왔다. 그러나 이들의 민생은 국민이 바라거나 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여야의 정치적 협상과 타협의 결과물로만 국민들에게 투사되고 있다는 것을 과연 인지하고 있는 것일까?
원전비리와 관련된 국정조사도 여야의 무책임한 공방으로 벌써 조사기간의 4분의 1이 흘러가버렸다. 이명박 정부의 원전 비리 조사에 국한된 국정조사가 전 정권에까지 범위가 확장되면서 야당은 방향을 잃고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결국 야당은 국민을 위한 ‘결자해지’자가 되지 못한 채 그 무능함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에게 외면받는 2·8 전당대회

   
▲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의 모습.

그래서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대표 선출 과정이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제1야당이면서 기존의 정당통합을 통해 덩치를 키운 야당의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대한, 그리고 그들은 어떤 정치를 희망하고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 그것은 아마도 무관심한 국민들의 생각에는 차기 야당의 당대표가 누가 되든지 야당의 본질적인 체질개선은 기대할 바가 없다는 일종의 ‘포기’의 정치를 이미 머릿속에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런 포기정치를 예견하도록 하는데는 현재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핵심 후보들의 인물적인 문제도 한몫을 했지만, 정책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야당의 문제를 이미 너무나도 많은 국민이 학습을 한 터라 새로울 것이 없는 당대표 선출과정이 되어버렸다.
이 과정에 핵심 후보들은 상호 간에 네거티브로 일관할 뿐이지, 야당이 어떻게 국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가 없다. 그냥‘수권하겠다.’, ‘이기는 정당되겠다.’ 하는 것이다. 국민의 지지 없이 어떻게 이기는 정당이 될 것인지, 그리고 현재의 야당에게 투사되고 있는 국민들의 비판적 평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이 없는 이 현실이 더욱더 큰 문제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당대표 선출은 여야 어떤 정당이든 지지자를 결집할 뿐 아니라 지지자 집단 경계 밖의 유권자들에게 비전과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더 많은 지지를 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거기엔 특별한 메시지가 있고, 국민들은 그 메시지를 통해 정당의 정체성과 특성, 그리고 발전 가능성을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선출에 출마한 후보들은 이런 최소한의 기본적인 컨벤션(convention)효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차기 국회의원 공천과정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획득하는 일종의 개인적인 권력 획득과정으로 인지하면서 너무나도 치열하나 미래는 없는 ‘치킨게임’을 하고 있을 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2·8 전당대회 이후 어떤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해 기대를 하기보다는 야권이 앞으로 어떻게 헤쳐모여를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 오히려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른바 ‘새정치민주연합’ 분당설이 그것이고 제3신당 창당이 바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물론 정동영 고문은 얼마 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고 현재 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당을 주창하는 시민사회 일부 세력들과 제3정당 창당을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야권의 큰 태풍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은 이들조차도 현재 우리 정치가 직면한 문제, 그리고 국민의 갈급한 삶을 좀 더 완전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비전과 방향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질서를 흔들어 헤쳐 새로운 내용으로 담아낼 수 있는 정치의 내용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은 제3신당 창당의 시도를 지지할 수 없다.
2·8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는 야권의 정치적 실력과 전망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오히려 야당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실망을 더욱더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당내부적으로는 민주화나 계파정치의 청산이라는 숙원 역시 충분하게 해소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는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탕평’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필요한 자기 세력 결집을 위해서는 실제 탕평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당대표로서 탕평을 통해 계파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자기 계파를 결집시키고 계파 간 담합이 오히려 심하게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당외적으로는 산적한 정책이슈에 대해 야당이 얼마만큼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도 그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원내정치에서 실제 이니셔티브를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사후 처리 대책문제, 담뱃값 인상 문제, 원전비리 문제, 증세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여당과 정부의 방향에 지속적으로 타협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야당의 리더십의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 대응방향을 180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래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다. 범 친노 그룹에 포함되어 있는 우윤근 원내대표, 그리고 문재인 후보와 범 친노의 당 지도부 그룹이 결국 새로운 정책적 드라이브를 통해 해답을 내놓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벌써부터 4월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실제 매우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더불어 나오고 있다.

제1야당의 민주화, 가능할 것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 이후 야권은 어떤 방식으로든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 특히 4월 보궐선거의 야당의 성적표는 이러한 구조 개편에 불을 붙이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당대표는 이러한 야권 분열의 과도기에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특히 차기 대선을 염두해 두고 당의 운영과 활동을 지휘해 나간다면 실제 이러한 분열은 더욱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는 총선, 대선 등과 같은 정치적 일정으로부터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당을 전면적으로 개혁하는 개혁의 리더로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혼돈되거나 진부한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쟁을 강조하거나 비타협 강경노선 중심으로 간다면 야당의 자기 혁신은 실제 국민적 호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중도적 가치’, ‘민생의 가치’를 180도 다른 각도에서 고민하여 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증세와 권력형 비리에
대한 개혁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원내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 내 다양한 전문인력을 활용함은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향적인 실질적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당 내 인물 교체가 필요하다. 당직이나 당 핵심 사무를 수행하는 데 새로운 인물들이 좀 더 전면에 배치되어 운영될 필요가 있다. 당내 소수자들의 책임 있는 활동 공간을 더욱더 넓힐 뿐만 아니라 2016년 총선에서 필요한 인물 교체의 범위를 공표하고 이를 위해 인물 충원을 위한 공간을 열어갈 필요가 있다. 현직 국회의원 중심의 정당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인물들을 사전에 준비하고 이에 준하는 교체비율을 공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 내 민주화는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 3당의 창당, 새정치민주연합에 달려있다

야권 전체의 변화는 불가피 해보인다. 군소 제3 정당들이 2016년을 겨냥하여 창당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창당은 전혀 새로운 세력들의 조직화가 아닌 과거 조직이 이름을 바꾸거나 과거 세력들이 틀을 바꾸어 자기 조직화를 시도하는 정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러한 야권의 세포분열에 필요한 정치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또 다시 과거의 해묵은 야권연대틀로 선거 경쟁을 넘어가서는 안 된다. 또한 필요하다면 제3의 정당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뚜렷한 자기 정체성과 야당으로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기 위한 자기 혁신의 결과물로 다른 신생 정당들과 선거에서 경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야권 정당들의 문제는 앞으로 더 이상 어떤 이념을 갖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조직이냐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로운 리더십하에서 얼마만큼 내부 인물교체를 수행할 수 있는가 역시 스스로의 경쟁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물이 결국 경쟁력이 되어 일련의 선거경쟁에서 확실한 제1야당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실제 야권의 지각 변동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야권이 스스로가 대안임을 자처하면서 제2, 3당을 창당하려는 움직임은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의 자기 취약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혁신을 통한 능력 있는 야당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당대표가 이런 중요한 조직의 비전을 위해 자기 정치를 희생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매우 회의적이다.
<외부 필진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정연정 배재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  ychung10@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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