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오늘 오전 7시 40분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조찬강연회에 참석했다가 피습을 당했다. 피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는데, 과거에도 일본 대사를 공격한 인물인 55살 김기종 씨로 밝혀졌으며 현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대사가 김 씨에게 습격당하는 데는 불과 몇 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리퍼트 대사는 얼굴과 손목을 다쳤으며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윤명성 종로경찰서장은 인터뷰를 통해 "피의자는 세종홀 내부에서 옆 테이블에 있었는데, 중간에 여러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피의자 김기종이 공격을 하니깐 주변에 있던 참석자들하고 안팎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이 합세해서 현장에서 바로 검거를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 씨는 범행 직후 "유인물을 나눠주십시오. 지난 3월 2일에 훈련 반대하면서 만든 유인물입니다. 한·일 관계 다리가 날아갔어. 왜 전쟁훈련 합니까. 전쟁훈련하면 우리나라 통일 영원히 안 됩니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 김 씨는 지난 2010년 7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회 도중 시게이에 도시노리 당시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 2개를 던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김 씨는 당시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현재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 중이며, 동기가 파악되는 대로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는 흉기가 목 쪽 경동맥을 1~2㎝ 차이로 비껴가면서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졌다. 그는 얼굴에 길이 11㎝, 깊이 3㎝의 상처를 입었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대사는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에서 1차 치료를 받은 뒤 CT 촬영 등을 하고 오전 9시 40분께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다시 이송됐다. 리퍼트 대사는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와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의 집도로 오전 10시부터 12시30분까지 수술을 받았다.

 

▲ 수술 후 리퍼트 대사가 올린 트위터

 

마크 리퍼트 대사는 수술 후 트위터를 통해 "괜찮다! 로빈(아내), 세준(아들), 그릭스비(애견) 그리고 저는 (한국의) 응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하겠다"는 글과 함께 '같이 갑시다!'라는 한국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