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을미년이 밝았다. 대한민국 국회 나이가 한 살 더 늘었다. 해가 지날수록 대접받는 곳을 찾자면 여의도를 빼놓을 수 없다. 정치만큼 연륜과 경험이 중시되는 분야는 그리 많지 않다. 이 때문인지 날고뛰는 정치 실세가 즐비한 국회에서 젊은 정치인이 틈새를 찾기란 실로 어렵다. 대개 30~40대는 중간 관리자의 지휘를 받으며 실무 경험을 쌓는다. 국회에서는 어떨까. 공공연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30~40대 국회의원이 중진 의원이나 거물급 재야 정치인에게 기가 눌리는 건 사실이다. 이쯤에서 19대 의회가 시작한 2012년 4월로 되돌아가 보자. 당시 300석 가운데 초선으로 발을 디딘 정치인은 49.33%에 달했다. 절반에 달하는 의원이 여의도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이 가운데 30대 국회의원은 9명에 불과했다. 정당별로 새누리당 5석, 민주통합당 3석, 통합진보당 1석이었다. 해당 의원은 여러 공천 후보자를 제쳤고, 33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정치 실력은 의원생활을 하며 검증받겠지만 일단 이들의 사회 지위는 톱클래스로 승격됐다. 각자의 분야에서 엘리트의 길을 걷다가 정치권으로 뛰어든 인사부터, 국회의원을 천직이라 여기고 정치로 사회경력을 시작한 의원까지 그들의 배경은 다양하다. 이들 국회의원에게 애환(?)을 물었다. 초선이면서 젊은 국회의원에게 정치는 하나의 도전이다. 질문 대상자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은 경기도 광명시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이 의원은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하되, 사회 책임을 다하도록 감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의원은 1972년생으로 19대 총선 당시 39세였다. 여성이자 초선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자, 여야 모두에게 주목받는다. 공천 과정에서 이뤄진 검증 이외에 본격적으로 정치권의 심판대에 올랐다. 즉 의원으로 적합한지를 두고 다시금 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이때 젊음이라는 것은 강점이 된다. 성장 가능성과 주어지는 기회를 감안할 때 이 의원은 우위에 있다.
 

Q.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눈에 보이지 않던 폐해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A. 폐해라기보다는 불필요하고 비합리적인 특권이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면 의원 전용 승강기나 전용 출입문 등입니다. 물론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아울러 국회의원 연금 부분입니다. 많은 분이 잘못 알고 있는데, 19대 국회의원부터는 연령, 소득수준, 제18대 이전의 국회의원 당선횟수 등과 관계없이 어떤 경우에도 의원연금이 지급되지 않습니다.

Q. 여당과 야당 의원을 가르는 단적인 모습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국정감사를 보면 얼굴을 보지 않고 발언만 들어도 여당과 야당이 구분됩니다. 국정감사는 정부가 올바로 일하는지 감시하고 논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입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고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반면에 여당은 정부를 감싸기 바쁩니다.

Q. 의정 기간 반드시 이루고 싶은 정책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인지요? 정책의 설명과 함께 효과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A. 지금 사회는 희망의 사다리가 없다고 여길 만큼 심각합니다. 서민·아이들·젊은 세대가 공감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이루고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발의한 ‘일 생활 균형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있습니다. 출산 문제, 노인부양, 가족구성원을 돌보는 근로자 등 넓은 관점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에 필요한 체계를 담기 위해 법을 발의했습니다.

의무 육아휴직(아빠의 달), 출산 전후휴가, 대체인력정보시스템, 가족 돌봄 시간, 부모 외출권, 칼퇴근 여건 조성 등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우리 사회는 경제 어려움, 여건 미비 등 여러 이유로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출산율이 OECD 최하위로 떨어졌습니다. 인구는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국가가 아이 낳기를 강요한다고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을 국가가 함께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 법안에 저출산·고령화 사회 극복을 위해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습니다.

Q. 본인의 정치 최후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려주십시오. 행정상의 능력 발휘를 지지자에게 보여주길 원한다면 어떤 부문에서 일하고 싶은지, 전문지식을 갖추게 된 그동안의 활동에 관해 설명 부탁합니다.

A.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국민이 행복하지 못합니다. 청년 취업, 결혼 문제, 젊은 엄마의 보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공정거래, 경제민주화 등 중소기업을 지원해 대기업만 독식하는 경제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정치 목적지가 어디인지 생각하기보다는 정치를 시작한 목적을 이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나라의 발전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에서 시작합니다. 일-생활 균형, 교육환경 개선, 아동학대 예방, 보편적 보육 실효성 확보 등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서 경제 사정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를 잊지 않고 초심 그대로 정치를 한다면 목적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를 시작하기 전 기업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담당했습니다. 준법경영, 윤리경영, 기업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의정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경제민주화, 준법경영 등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부문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기업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되, 세금 납부 등 사회 책임을 다하도록 감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 선진국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솔선수범 해야 합니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재벌에게 개혁이 필요하고, 때로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에게 파격 지원을 해야 합니다.

Q. 남는 시간에 하는 활동과 특기,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활동 등은 무엇인지요.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료 등도 알려주십시오. 아울러 질문 사항 외에 독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걷습니다. 걷다 보면 머릿속을 채웠던 생각이 정리되고, 차분해져서 마음이 안정됩니다. 요즈음 지역구를 걸어 다니면서 구민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취미가 됐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위로가 되고 힘이 납니다.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 꼽으라면 어묵입니다. 선거운동 기간 광명 구석구석을 돌면서 어묵과 따뜻한 국물로 에너지 보충을 할 정도로 좋아합니다.

경제도 너무 어렵고, 날씨도 추워져 많이 힘듭니다. 국민 여러분께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젊은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다해서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대되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은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 의원에게는 늘 ‘다문화 국회의원 1호’와 ‘헌정 최초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이자스민 의원은 1977년생으로서 30대의 젊은 나이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다문화 국회의원 1호’와 ‘헌정 최초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호칭이 늘 따라붙는다. 19대 국회에서 ‘국정감사 우수위원’은 물론 ‘대한민국 입법대상’, ‘국회의정대상’ 등을 받았다.

Q. 국회 입성 당시,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 1호로 주목받았습니다. 현재 국회 다문화사회포럼 대표를 맡고 계신데 포럼의 창립 배경과 성과는 무엇인지요.

A. 다문화 인식과 제도개선에 앞장서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포럼을 만들었습니다. 국내 다문화사회의 방향을 논의하고 제도와 인식개선을 통해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잘사는 사회’를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국회 다문화사회포럼 ‘다정다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33분의 선배·동료 의원님과 함께합니다. 매월 18분의 다문화정책 민간전문위원을 특별위원으로 임명하여 다문화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열립니다. 여기서 외국인고용허가제, 이중 언어 강사의 처우문제, 국제결혼 피해자 정책지원, 이민정책을 위한 통합기구설치, 유학생 제도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합니다. 여성가족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정책현안질의에서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도록 했고, 관련 개정법을 발의했습니다.

Q. 국회의원 임기 기간 중 각별히 주력하는 정책 또는 앞으로 이것만은 반드시 입법화할 것이라는 정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 현재 다문화 정책은 조기 정착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문화사회 국민을 위한 사회통합 차원의 정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부처별로 외국인 정책, 외국인근로자 정책, 다문화 가족지원 정책, 자녀 세대 정책 등이 흩어져 수행됩니다. 이때문에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의 중복 지원 논란과 정책 혼선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현재 다문화 정책 총괄을 위한 국무총리 소속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가 운영되지만 실질적인 정책조율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다문화지원정책 전달체계를 일원화하고 부처별 전문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다문화정책 컨트롤 타워를 설치하고자 합니다. 부처 간 정책조정을 거치고 다문화 사회 인식개선 및 국민통합 차원을 위한 기구를 설치해야 합니다.

Q. 국내 다문화 2세의 한국 정착과 관련해 걱정도 많을 텐데,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A. 현재 다문화 학생의 지원정책 대상은 국내출생 자녀와 외국성장 자녀(중도입국 자녀)가 같은 범주 안에 있습니다. 두 그룹을 분리해 국내출생 자녀는 통합 교육으로, 외국성장 자녀는 적응을 위해 교육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내출생 자녀는 한쪽 부모가 외국인이라는 것만 빼면 다른 아이와 같습니다. 현재 우리의 다문화 학생 교육지원 정책은 아이들에게 전혀 느끼지 못했던 차이를 학교에서 알게 합니다. 즉 분리를 통해 차별을 키웁니다. 다문화가정 아이는 더 다양하고 열린 경험을 하면서 자라야 합니다. 따라서 아이마다 개인 특질과 특성에 따라 지도를 해야 합니다.

Q. 앞으로 세운 의정활동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A. 우리나라는 이주민 인구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서 OECD 국가 중 외국인 거주 증가율이 가장 높습니다. 국가발전 과정에서 구조변화가 불가피하므로 이민정책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부모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출생등록’조차 되지 않아 기본 의료 혜택을 못 받는 미등록이주 아동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근거를 만들고자 합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비준 가입한 나라로서 국격을 높이는 일입니다. 미등록 이주 아동이 처한 현실에 관심이 늘고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조호성 기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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