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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감시와 강력범죄 퇴치가 격돌한 카카오톡 논란검찰 “자물쇠가 잠겨있으면 열쇠공을 부를 것”
남혁우 기자 | 승인 2014.11.03 17:36|(176호)
사이버 감찰의 논란이 급격하게 일고 있다. 검찰이 수사를 위해 개인의 동의도 없이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의 대화 내용을 감시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가 모두 검찰에 노출될 수 있단 사실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로 인해 카카오톡을 떠나 보안이 강화된 새로운 메신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사생활 보호 침해라는 의견과 강력범죄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이 치열하게 대립했다.
 
   
▲ 다음카카오가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톡. 92%의 국내 점유율을 자랑하는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검찰의 사생활 감찰 논란
 
검찰은 9월 18일 안전행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부처와 네이버·다음·카카오 등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는 근거 없는 선동과 검증되지 않은 허위사실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인터넷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허위 사실 유포사실을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수사 대상은 공적 기관의 인물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 및 기업에 대한 허위사실 조작·유포 또는 특정인의 신상정보를 캐내 온라인 상에 게재하는 행위,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집단 괴롭힘 등이다.
 
검찰은 이번 대책을 발표하며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 등 공적인 인터넷 공간만 수사할 것이며 카카오톡처럼 개인 간 공간인 메신저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9월 30일 검찰과 경찰이 카카오톡의 대화내용을 감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이버 감찰 논란이 급격히 확산됐다.
 
감찰의 논란이 된 당사자는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해산명령을 어긴 혐의로 지난 6월 27일 구속기소 됐던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다. 정 부대표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과 경찰로부터 자신과 지인 3천명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사찰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음카카오는 검찰이 감청영장을 제시하면 대상자와 주변 인물의 2~3일 또는 1주일간의 메시지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동의 없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는 말은 범죄사실이 없더라도 개인 간에 오고간 소소한 이야기까지 모두 제한 없이 검찰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검찰의 수사는 사생활 침해라는 반발 의견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톡은 자신이 원하는 사람만 친구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모르는 누군가가 친구로 추가 하거나 핸드폰에 번호가 저장돼 있기만 해도 자동으로 친구로 연결되기 때문에 자신은 범죄와 연관이 없어도 개인정보가 검찰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 1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허위사실 유포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국감까지 이어진 사이버 감찰 논란
 
23일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사이버 검열’이 주 쟁점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이번 논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강력범죄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들 의 불안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해철 의원은 “정부가 카카오톡 등 개인의 대화를 감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및 사생활 침해”라고 발언했다. 이와 함께 이는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의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도 “참고자료를 보면 고소가 없는 경우에도 근거 없는 폭로성 발언, 정부 정책,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돼있다. 이는 결국 표적수사를 하겠다는 말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국가보안법, 성범죄, 살인 및 강도 등 강력범죄 혐의자들에 대한 감청은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노 의원은 “최근 사태는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과 오해에 기인한 부분이 있다. 검찰은 더 이상 사이버 감찰이란 용어가 확산되지 않도록 국민의 불신을 해소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절대 범죄 수사가 위축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논란으로 반사이익 얻는 타 메신저 업체
 
카카오톡은 순 사용자가 약 2,668만 명으로 국내 메신저 시장의 점유율 92%를 차지하며 실질적인 독점적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자신의 대화를 검찰이 볼지 모른다는 것에 불편과 불만을 느껴 메신저를 떠나는 사용자가 늘면서 다른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텔레그램’이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인이 개발한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에서 요청한 사용자 정보 제공과 사전검열을 거부하고 독일로 망명해 만든 메신저다. 논란이 된 10월 둘째 주에만 국내에서 150만 명이 가입했으며, 현재 국내 가입자 수 300만 명을 넘어섰다. 인기에 힘입어 텔레그램은 한글화버전까지 내놓았다.
 
   
▲ 카카오톡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다른 메신저로의 이동이 늘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텔레그램.
카카오톡 “더 이상 감청은 없다”
 
사이버 사찰 논란으로 인해 자사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텔레그램 등으로 사용자의 이탈이 늘어나자 다음카카오는 이를 진압하기 위해 나섰다.
 
13일 다음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는 “처벌을 받더라도 더 이상의 감청은 없다. 만약 실정법 위반이라면 대표이사인 내가 책임을 지겠다”며 강하게 못을 박았다. 이와 함께 대화내용 확인을 원천 차단하는 비밀 대화 기능인 ‘프라이버시 모드’를 선보였다. 
 
프라이버시 모드는 서버에 암호키를 저장하지 않고, 개인 단말기에만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암호화된 대화 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개인 스마트폰에만 저장되어 카카오톡 서버에 있는 정보만으로는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된다. 향후에는 프라이버시 모드 외에도 모든 대화 내용과 개인 정보를 암호화해 서버에 저장할 계획이다. 개인 간 대화의 서버 보관기간도 기존 일주일에서 2~3일로 단축하고, 정부 수사기관의 정보 요청 및 정보 건수 등 법의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다음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는 “본인의 안이한 인식과 미숙한 대처로 사용자에게 불안과 혼란을 끼쳐드려서 대단히 송구스럽다. 보안을 철저히 하고, 관련 법제도를 따르는 것만으로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고 자만했다. 그동안 카카오톡을 아껴준 사용자 들의 불안한 마음을 더 빨리 깨닫지 못하고, 최근 상황까지 이른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카카오톡 사용자들에게 사과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카카오톡은 이용자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이용자의 신뢰를 되찾는 일은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언제나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기업이 되겠다. 이러한 잘못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 법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프라이버시를 우선하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그는 "앞으로는 유저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고 다시 신뢰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수사에 협조할 의무가 있지만 그에 앞서 사람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배려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감청영장집행 거부하면 조치”
 
다음카카오가 감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자 김진태 검찰총장은 검찰의 감청영장집행을 계속 거부할 경우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법 집행에 불응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만약 감청영장집행을 불응하면 검찰로서도 어떤 조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업체가 협조하지 않으면 열쇠공을 불러서 직접 문을 따는 것처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은 막지 못하는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가 사이버 검열을 막기 위한 강경한 대책을 발표하고 검찰 역시 이에 대해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대응이 어떠한 계산 아래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감청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자의 협조 의무는 명시하고 있지만, 처벌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즉 다음카카오가 감청 영장에 불응한다고 해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공무집행방해는 공무원의 직무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협박한 사람에게 적용되므로 검찰의 감청 협조 요청을 거부한다고 해도 공무집행방해가 적용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청 영장만 거부했을 뿐 압수수색영장을 거부한다는 발언이 없었다는 것이다.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면 서버에 저장된 그동안 개인적인 대화 목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 김진태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정치 싸움의 희생자가 된 창조경제의 주역 
 
카카오톡은 모바일 시대에 맞춰 무료 메신저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1억 명이 넘는 사용자와 3,000만 명에 가까운 실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톡은 게임 등 콘텐츠를 유통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국민게임으로 불린 ‘애니팡’의 신화가 카카오톡에서 쓰여졌으며 지금도 모바일게임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반드시 카카오톡과 손을 잡아야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은 한국을 넘어 중국 등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상황이 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창조경제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으며 구글, 페이스북처럼 전 세계를 아우르는 IT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다음카카오가 정치싸움에 희생되는 것이 아니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 논란이 불거지게 된 계기는 검찰과 경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검찰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청와대 입성을 시도한 혐의로 수사를 하던 중 정 부대표의 사생활과 지인 3,000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두 달치 카카오톡 대화록을 통째로 들여다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세월호 추모집회 침묵행진을 제안한 대학생 용혜인 역시 압수수색영장을 가진 경찰에게 핸드폰 고유번호와 함께 5월 10일부터 21일까지 10일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대화를 나눈 친구들의 개인정보가 모두 넘어갔다. 이 말은 다음카카오는 감청영장을 가진 검찰과 경찰에게 전기통신사업자의 협조의무를 지킨 것뿐이지만 이것이 정치적으로 확대되고 논란이 되면서 사용자의 불안을 증폭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경찰청이 공개한 ‘연도별 전기통신 압수수색 영장 집행건수’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2년차인 2009년 1,017건이었던 전기통신 압수수색영장 집행건수는 2010년 1,244건, 2011년 715건, 2012년 681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첫해인 지난해 1099건으로 다시 61% 증가했다. 게다가 올 8월까지 집행한 영장은 1,240건으로 2012년 대비 두 배 수준에 육박하기에 이르렀다.
 
이 말은 수사기관들이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법원이 제한 없이 남발했다는 의미다. 결국 다음카카오가 개인의 정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정부가 카카오톡을 활용한 감찰을 하고자 하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아무리 개인 정보를 보호하려고 하더라도 국가를 옮기지 않는 한 막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입장일 수 있다는 말이다

남혁우 기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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