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만 노인을 대표하는 이심 대한노인회 회장

100세 시대를 맞아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650만 명을 넘어섰다. 500만 명을 돌파한 시점이 2008년이었던 걸 감안하면 무려 5년 만에 150만여 명 인구가 증가한 셈이다.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노인인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현재 65세 전후의 노인들은 예전과 같지 않다. 집에서 자녀들의 부양만을 받으며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들은 아직 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평균 정년은 57세, 퇴직 연령은 53세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사회적인 분위기에 맞춰 노인 대열에 끼어들고 나면 정작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한정적으로 변한다. 현역에서 전문인으로서 활동했던 경험이 퇴직 후에는 별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노인회에서는 650만 명의 노인들의 질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과 대책을 내놓고 있다.

100세 시대 열어가는 대한노인회 45년 발자취

1969년 경로당 회원이 주축이 돼 발족된 대한노인회는 올해로 45주년을 맞이했다. 65세부터 가입이 가능한 대한노인회는 중앙회를 중심으로 광역 단위의 16개 연합회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244개의 시군구 지회가 있고 그 하위로 읍·면·동 분회 2,200여 개가 있으며, 63,000여 개의 경로당과 300만여 명의 회원이 있다.

또 미주, 베트남,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태국 등 6개 해외 지회를 두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회원이 있는 단체다. 얼마 전 있었던 대한노인회 45주년 기념식에는 여야 정치인, 각종사회단체 대표 등 600여 명이 모여 단체의 영향력을실감케 했다.

특히 대한노인회는 ‘부양받는 노인이 아니라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노인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해 왔다. 고민 끝에 ‘노노케어’라는 사업을 중심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노인정책 마련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대한노인회 300만 명 회원들의 수장, 이심 회장

대한노인회를 이끌고 있는 이심 회장은 건국대 동창으로 만난 부인 이원춘 여사와 영원한 동반자로 금슬 좋게 운동 삼아 골프도 함께 치며 인생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올해 결혼 50주년을 맞이한 이 회장은 부부 간, 가족 간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슬하에 1남2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이 회장의 생활신조는 ‘끝없는 노력, 확고한 신념, 무한한 가능

성’으로 세 자녀 모두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는 인물로 키워냈고, 이 회장 또한 대한노인회 회장직 연임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잡지협회 회장 등을 맡으며 협회를 성공으로 이끌어 온 것이 원동력이 됐다는 평이 많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봉사하고자 하는 이 회장은 일흔 중반이 넘은 나이에도 ‘노인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다’는 슬로건 아래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장의 이런 노고에 노인회 회원들과 직원들이 감동해 회장직을 연임하는 게 아닐까 싶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노인 수가 날로 증가함에 따라 노인복지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대한노인회에서는 노인들의 질 높은 삶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노년의 삶을 괴롭히는 삼고(三苦)가 있습니다. 가난, 질병, 고독 등이 그것인데, 노인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지만 병들고 가난하며 불행하게 오래 사는 것은 재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에 맞춰 노인복지도 함께 이뤄져야 함은 당연합니다. 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회복지정책을 내놓고 복지예산을 사상 최고(5년간 316조 원)로 맞추는 등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7월부터 복지부에서는 재정에 따라 결정된 70%의 노인들에게 20만 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기초연금은 현재의 노인빈곤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미래세대에게 다가오는 부담을 덜어주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나머지 30%의 노인들에게는 재능기부 등 사회봉사활동을 제공해 시간당 1만 원씩의 마일리지를 채워주는 방법으로 대한노인회에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 의욕이 충만한 노인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취업지원본부를 운영해 매년 2만여 명의 노인들을 취업시키고 있고 노인 인력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함께 홍보하고 있습니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사회에서 지출되는 의료비 증가로도 이어집니다. 이를 위해 각 지회의 경로당 전용 프로그램 개설, 경로당을 방문해 점심식사를 해결함은 물론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 재활, 봉사 등의 활동을 통해 노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정부 또한 노인복지를 위해 지하철 무료이용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함으로써 우울증도 없어지고 활동을 통해 건강과 고독함도 달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계속 시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지하철 무료이용으로 드는 재원이 노인들의 사회적 의료비보다 적게 들고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신 지하철의 러시아워 시간을 피해 노인들이 이용하는 것이 부정적인 시선을 조금이나마 옅어지게 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대한노인회에서는 ‘노노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의 고독과 무기력함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낸 노노케어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올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대한노인회와 (사)미래문화가 공동주관하고 KBS, 울릉군, 노년시대신문이 후원한 '대한민국 어르신 독도를 품다' 행사에서 이심 노인회장(중앙)을 비롯한 회장단, 임원들이 독도가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임을 천명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대형 태극기를 펼친 채 힘차게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Q노인들의 고독과 무기력함을 해결하기 위한 ‘노노케어’란 사업은 어떤 사업입니까?

A ‘노노케어’는 말 그대로 노인이 노인을 서로 돕고보살핀다는 뜻으로 대한노인회의 중점사업입니다. 노인이 노인을 돌봄으로써 돌보는 노인도 행복하고, 돌봄을 받는 노인도 새로운 삶을 살게 만드는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는 사업입니다.

또한 노노케어는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서로 소통하면서 행복을 나누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잘 안착된다면 노인들의 삶의 질은 월등히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노노케어 시범사업을 통해 노인 자살자가 29.7%가 줄어들고 실종 또한 25.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노케어는 경로당을 통해서도 진행됩니다. 특히 최근 금전적으로 여유롭고 건강한 노인, 사회적으로 성공했던 노인 등 부유층에 속하는 노인들도 속속 가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노노케어의 봉사활동 등을 통해 또래의 노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좀 더 즐겁고 뿌듯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돌봄을 받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외로운 노인들인 만큼 더욱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노노케어 사업은 지난해 민간에서 지원금 5억 원을 받아서 시범지구 10곳을 선정해 진행됐습니다. 시범사업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노노케어 사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앞서 말한 노인들의 삼고(三苦)문제가 점차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어르신 섬김으로 시작하는 대한노인회 시무식'이 1월 2일 서울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열렸다. 대한노인회 전 직원이 봉사에 참여한 가운데 이심 회장이 어르신들에게 직접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Q 박근혜 대통령이 복지를 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노인들의 지지가 높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젊은이가 나라를 망치고,노인이 구하는 나라가 위대한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우기 위한 틀을 마련한 연령층이 노인들인 만큼 사회를 책임지고 바로 짓기 위해 노인들이 나섰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노인들이 무조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지러운 형국을 노인층이 해결해 보자는 마음에서 투표에 임했고 그 결과 많은 분들이 박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2012년 대선에서 만 60세 이상 노인들은 박 대통령에게 76.8%의 몰표를 던져 당선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도 있습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당선 후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 지난해 11월 7일 대한노인회는 태국지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Q 대한노인회의 연임회장으로서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A 노인들은 6년을 더 살기 위해 2년을 병석에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해서는 운동을 통한 건강한 신체와 굳건한 신앙이 함께할 때 더욱 편안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노인회 회장인 저도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해 하루 2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국민의 12%에 해당하는 650만여 명의 노인 수를 감안하면 현재 국내의 노인복지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선진국들은 개별복지를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경로당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인 집단복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정을 하나 해보자면 경로당에 들어가는 재원 총액을 노인 인원수로 나눠서 지급하는 개별복지에 비해서 현재와 같은 집단복지 형식이 만족도 높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최재영 본지 발행인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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