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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기부양책, 지속적 경제 성장 이끌 수 있나?경제포커스 ① 새 경제팀의 경기 부양책을 진단한다
김태구 기자 | 승인 2014.10.14 09:20|(175호)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새로운 경제정책의 핵심은 내수 활성화, 민생 안정, 경제혁신이다. 먼저 내수 활성화는 확장적 거시정책과 소비 여건 개선, 투자 및 기업 의욕 고취 방안, 주택시장 정상화,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담았다. 민생 안정에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 상생적 노사관계 구축, 자영업 경쟁력 강화, 서민생활 안정 등이 포함됐다. 또 경제혁신 정책으로는 공공부문 개혁, 규제 개혁, 유망 서비스업 육성, 창조 경제 구현, 경제 민주화 추진, 해외 진출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런 박근혜 정부의 새경제정책은 역대 정부에서 추진했던 경제정책과 유사한 면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역대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역대 정부의 대표적인 경기부양책으로는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 김영삼 정부이 신경제 5개년 계획, 김대중 정부의 진념 부총리 주도하에 진행된 경기부양책 등이다.다양한 경기부양책에 불구하고 경제가 과연 좋아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동안 이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었다.
 
   
▲ 박근혜 대통령이 9월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 단기적 처방… IMF사태 초래
 
김영삼 정부 출범 당시 국가 경제는 매우 어려웠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중소기업이 부도가 났고 경제는 총체적 위기를 맞이했다. 김영삼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세제·금융·재정 부문 등의 제도개혁과 성장 잠재력 확충을 기본 방향으로 하는 신경제 5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펼쳤다.
 
신경제 5개년 계획에는 금융·재정·행정규제·공공의식 등 4대 개혁과제와 성장잠재력 강화, 국제시장 기반 확충, 국민여건 개선 등 3대 중점과제를 목표로 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김영삼 정부는 금리자율화, 정책금융 축소, 금융실명제, 여신규제 철폐, 외환자본 국제화를 추진하고 행정쇄신위원회, 규제심의위원회, 행정규제완화위원회 등을 신설해, 행정규제 완화를 추진할 각종 규제개혁관련심의기구를 설치했다.
 
또 신경제 100일 계획을 세워 경기활성화, 중소기업 구조개선, 기술개발, 기업 자율성, 농어촌 구조개혁, 가격 안정, 공직자 의식개혁 등 7대 중점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김영삼 정부 집권 초기인 1993년부터 2~3년간은 경기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라는 헌정 역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이 하기에 이른다.
 
   
▲ 1997년 12월 3일 세종로청사에서 캉드쉬 IMF 총재가 지켜보는 가운데 당시 임창렬 부총리와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가 IMF 긴급자금지원 의향서에 서명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민간소비 활성화…서민 경제 붕괴
 
IMF관리체제에서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출범 초기 IMF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0년 초 IT버블이 붕괴하고 2001년 수출이 급락하면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 이때 진념 부총리가 내수촉진을 위한 인프라 투자, 즉 설비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김대중 정부의 설비투자 정책은 로봇 등 새로운 산업을 발굴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를 위한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또 청소년 일자리 확충과 중산 서민층 생활안정에 중점뒀다.
 
이와 함께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고 농업서비스업의 중장기 대책을 마련했다. 투입된 자금은 총 14조 원 규모(추경5조 1000억 원, 예산집행 8조 원)로 당시 경제규모가 지금의 절반 정도임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로 약 28조 원에 달한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2002년 경기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성장을 주도한 것은 건설투자가 아니라 민간 소비의 급격한 증가였다. 2001년 4.5%에서 2002년 7.4%까지 성장하는 동안 건설 투자는 6%대를 유지했으나 민간소비는 2001년 5.7%에서 2002년 8.9%까지 증가했다.
 
정부는 2001년부터 5.25%에서 4.0%로 금리인하를 4차례 단행했다. 또 2000~2001년 신용카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복권제도, 카드사용 소득공제, 길거리 회원 모집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카드 발급을 촉진하고 현금서비스를 활성화했다. 이를 통해 민간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렇듯 민간 소비를 과열시켜 경기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버블이 꺼지자 경제 성장률은 2.9%로 추락했다. 또 카드 사용의 확대로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해 서민 경제 붕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 4대강사업이 진행되었던 충남 금강 부여보 공사 현장의 모습.
이명박 정부, 4대강의 교훈
 
이명박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뉴타운 재개발과 4대강 개발, 종부세 세금폭탄 논란 및 종부세 폐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금호건설 등 수많은 건설사들이 부도되면서 건설 경기는 침체에 빠졌다. 또 22조 원이 투입한 4대강 개발은 정부의 재정악화를 초래했고 일부 건설사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 불과한 빗나간 경제정책이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았다.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최경환 경제팀, 건설 투자 활성화 중점
 
지난 2개월 동안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경기부양책을 살펴보면 내수 활성화와 민생 안정은 김대중 정부의 정책, 경제혁신은 김영삼 정부 신경제 5개년 계획과 유사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차이를 보인다. 김대중 정부의 정부 자금은 설비투자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최경환 경제팀의 재정 확장 정책은 41조 원(재정 12조 원, 금융 29조 원)을 주택, 고속도로, 고속철도 등 대부분 건설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또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에서도 호텔, 카지노 설립과 같은 건설과 관련된 투자가 주요 골자다. 민생 해결을 위한 정책에 서도 진념 장관은 소득세 경감 해소 실질 가처분 소득을 늘리자는 것에 중점을 뒀고, 최경환 경제팀은 임금 인상, 배당 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경제정책 방향은 안 올리면 세금을 물리고, 올리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김영삼 정부는 각종 규제 완화, 자본 자유화, 금융실명제와 같은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총체적 위기 초래했고 김대중 정부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붕괴, 카드 대란을 야기했다. 최경환 팀의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기를 회복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속적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재정, 금융정책뿐만 아니라 기업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만 한다. 우선 중소기업의 자본 영세성을 해결하기 위한 세제 지원과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 관행을 바로잡을 대책이 필요하다.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 단기적 정책보다는 긴 안목으로 기업 및 자영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장기 성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보인다.
 
신세돈 교수(숙명여대)는 중앙일보 기고를 통해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은 민간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가계소득의 정체”라며 “잘 나가는 몇몇 기업을 빼면 거의 모든 중소·대기업과 중소 자영업자의 생존 자체가 점차 위태롭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영화, 공기업 혁신, 규제완화 못지않게 기업의 자본력과 기술력 확충이 시급하다”면서 “정부의 역량이 집중돼야 할 부분은 기업의 자본력 확충과 기술혁신”이라고 밝혔다.

김태구 기자  mjk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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