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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특집 (1) 동북아 안보 질서변화에 따른 국가전략 모색
홍익현 | 승인 2014.08.11 18:08|(173호)

  최근 우리에게 익숙한 동북아 세력 구도인 북·중·러 대륙 3각협력과 한·미·일 해양 3각협력 간 대립·경쟁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작년 초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북·중관계는 이완되어왔고 아베정권의 과거사 왜곡과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토욕 과시로 한·일관계도 알력을 빚어왔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북한이 일본인 피납자 조사과정을 진행하면서 일본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있고 시진핑 주석의 서울 방문으로 한·중간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

  물론 그 외곽에서 미국은 이미 3년 이상 아태 재균형전략을 통해 미·일동맹을 주축으로 중국 인접국들을 대중 봉쇄망에 편입하여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면서 동북아 질서를 주도하고 있고, 중국은 봉쇄를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고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며 아세안국가들에 대한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요동치는 동북아 안보 질서 변화가 한국의 국가전략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지를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한 통일대박론의 성공 조건에 비추어 살펴보고 한국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통일대박의 조건과 동북아 질서 변화의 도전


  박대통령이 “통일이 대박”이라고 천명하여 우리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열망을 재점화하고 정부의 통일 의지를 과시한 점은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반드시 갖추어져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중무장한 남북간의 전쟁을 통한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민족적 재앙이 될 것이다. 또한 북한의 핵보유를 막지 못한다면 통일은커녕 북한의 상시적인 안보위협 속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게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국의 국력이 이웃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에 주변국의 일부라도 통일을 반대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의 통일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박이 되는 통일은 북한의 도발을 상시적으로 확실하게 억지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간 관계도 대립과 갈등보다 우호 협력 기조로 이루어져야 달성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동북아 질서의 변화는 한·중 협력 강화를 제외하고는 우리 정부에게 도전적인 안보 구도가 중첩적으로 형성되는 움직임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먼저 우리의 동맹국이자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동맹 구축 모색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 우리 정부의 통일대박론 실현을 어렵게 하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급변사태시 원활한 수습, 평화통일 달성 등 중차대한 민족사적 과제들을 달성하는 데 중국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한·중 협력 증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오히려 한국이 미국을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전초병이 될 위험성마저 엿보이고 있다.

  일본이 미국의 대중 견제에 선봉장을 자처하면서 미국의 후원을 등에 업고 한국의 국익을 무시하면서 일탈된 대외정책 노선을 걷고 있는 것도 매우 도전적인 상황이다.

  특히 그간 한국 못지않은 제재를 북한에 가해왔던 일본이 북한과 접근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대북 제재와 압박의 효용성이 현격히 위축되고 있다.

  신동방정책을 펴고있는 러시아가 최근 대북경협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도 북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현재 북·중관계는 정치적·외교적으로는 종전보다 소원해졌지만 남북 경협이 개성공단으로 위축된 반면 북한의 대중 교역이 북한 교역의 80%를 넘어서는 등 대중의존도가 계속 커지고 있다.

  우리의 대북 영향력은 축소되었고 북한이 붕괴했을 때 우리가 국제사회에 북한의 전 영토를 합병할 권리가 있다는 합당한 명분과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더 크게 보면 미국과 중국이 호혜적인 협력을 도모하는 질서가 형성되어야 통일 가능성도 커지고 통일이 대박이 될 수 있을텐데 현재 미·중관계가 협력보다 대립과 갈등 위주의 구조로 형성되어 가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북한의 핵 개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남북간에 불신이 심화하고 정면대결을 불사하는 대립이 전개되는 등 실리 추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주변 강국들 앞에서 남북한이 방휼지쟁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능력은 끊임없이 증강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움직임은 눈에 띄지않고, 이제 한 번의 핵 실험만 더 감행하면 북한이 사실상의 핵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한반도 안보 상황이 폭풍 전야의 고요함과 유사한 위기 직전 상황이라고 평가된다.

  이에 더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남북간 불신과 적대감이 심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또 다시 군사 도발을 감행하면 우리 군은 즉응적으로 3배 이상의 보복을 가하게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 북한이 또 다시 보복할 경우 우리는 심각한 군사적 딜레마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의 대응방안


  이렇게 통일대박론 실현을 가로막는 요소들이 중첩적으로 형성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현명하게 대외전략을 시행한다면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안보 및 지정학적 현실에 대한 적확한 이해와 자신감, 그리고 지피지기에 입각한 합리적인 전략적 사고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리가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확보해간다면 이미 북한보다 40배 우월한 경제력을 가진 남한 체제에 북한이 궁극적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소련과 동구 공산권이 다 붕괴했고 중국도 결국 사회주의 경제를 포기했듯이 시대정신도 명확히 북한 체제의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이 군사 도발을 감행하면 이를 통일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로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견지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단호히 맞서 싸워 승리해야하지만, 정책 기조는 평화의 가치를 최우선시해야한다. 북한과의 전면전시 우리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자신감을 가지되, 북한이 핵은 차치하더라도 우리 수도권 전역을 가격하는 장사정포를 시간당 수천발 이상을 발사할 수 있고 남한 전역을 가격할 수 있는 800기 이상의 미사일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의 상대적인 번영은 단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남북간 평화를 유지하는 데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외교력과 정치적 의지를 총동원하여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창의적인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한·미공조뿐 아니라 중국과도 부단히 안보협력 대화를 가져 한·미·중 3국 모두가 동의하는 북한의 핵포기유도안과 북한이 이를 거부할 경우 3국이 강력히 시행할 대북제재안을 작성한 뒤, 두 가지 제안을 동시에 북한에 제시하여 김정은의 핵 포기 결단을 얻어내야 한다.

  이와 병행하여 정부는 남북간에 호혜적인 경협을 증진하여 북한이 중국보다 남한 경제에 의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국제정치적으로는 미·중관계와 중·일관계가 협력적 기조로 운영될 수 있도록 평화촉진자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특히 현재의 대립과 갈등 위주의 남북관계를 평화와 공영의 관계로 전환하면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제창하는 것이야말로 미·중간 갈등 요인을 줄이는 동시에 통일을 대박이 되도록 보장하는 최선의 대외정책이다.

홍익현  hyunik@sej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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