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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참사 언제까지 이렇게 할 것인가
최재영 본지 발행인 | 승인 2014.07.15 11:03|(172호)
문창극 사태가 2주일만에 막을 내렸다. 국무총리 후보자로는 6일 만에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잇달아 두 번째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까지 합칠 경우 14개월만에 세 명의 총리 후보자(지명자)가 낙마했다.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요,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서 이병기 국정원장, 김명수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등도 문 전 지명자 못지않은 오점들을 안고 있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기에 이런 중대한 오점들이 걸러지지 않는 것일까. 아예 검증을 안 한 것인지, 아니면 검증을 해도 별 의미가 없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국민이 국정을 걱정해서야… 정국을 보는 우리 국민의 눈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물론 거기에는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의식이 큰 몫을 차지하지만, 특히 최근 종편 방송에서 정치 담론들이 거침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채널만 돌리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출연해서 거침없이 정국 현안들을 꼬집어 주고 있다. 이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물론 좋은 일이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의 요구가 높다보니 정치현실이 그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은 강도 높은 정당혁신을 기대하지만, 정당정치의 현실은 여전히 구태의연해 보인다. 물론 과거보다는 한층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정운영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박 대통령이 무엇인가 확실한 국정혁신의 비전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가대개조론’을 언급하며 인적 쇄신과 관피아 척결을 통해‘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천명했을 때 많은 국민은 박수를 보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의 대부분은 그런 기대와 희망에 지지를 보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문창극 전 총리 지명자를 발탁한 것도 상식 밖이었다.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인사 참사를 그대로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예외가 아니다. 논문표절 논란이 이토록 심각한 상황인데도 어떻게 교육부 수장으로 그대로 밀고가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이제는 국민이 보더라도 이런 후보자들이 안쓰러울 정도이다. 처음부터 자질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 본인 스스로 장관직 등의 고위직을 수락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다면 사전 검증이라도 철저하게 해야 하는 것이 기본 아니겠는가. 그렇지 못하다보니 이제는 국민이 국정을 더 걱정하는 형국이 돼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인적 쇄신을 통해 잘못된 과거와는 철저하게 단절하겠다고 말했다. 그것이 ‘비정상의 정상화’일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이라고 하기에는 오점과 오류가 너무 많다.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하기에는 ‘정상의 비 정상화’가 더 많아 보인다. 그렇다보니 국민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국민이 국정을 더 걱정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 언제까지 이대로는 갈 수는 없는 일이다. 박근혜 정부는 아직도 3년 반이나 남아 있다. 인사 참사를 이대로 반복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사실상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어렵다. 이반된 민심을 청와대는 이제부터라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야당도 대안을 제시하라 문창극 전 지명자의 중도 탈락을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은 당혹감과 분노, 그리고 참담함이 교차했을 것이다. “국무총리 재목이 없어도 이렇게도 없다는 말인가”라며 통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인재보국이다. 인재를 잘 키워서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전국 곳곳에 훌륭한 인재들이 산재해 있다. 그런데도 인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인재를 보는 안목이 없거나 아니면 제대로 된 인재를 쓸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폐쇄된 인재 풀과 끼리끼리 인사 관행이라면 이미 구태다. 그런 방식으로는 훌륭한 인재를 발탁할 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인재를 발탁하는 지평을 더 넓혀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문창극 사태를 보면서 야당도 제 역할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수없이 하게 됐다. 대한민국 국무총리는 여당이나 여당 지지자들만의 국무총리가 아니다. 야당이 그렇게 강조하는 민생정책을 총괄하는 행정부의 수장이다. 그렇다면 총리를 발탁하고 검증하는 과정에 야당도 초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다. 흠을 잡아서 반드시 낙마시키는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은 야당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인사청문회는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는 과정이지, 흠을 잡아서 망신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총리를 인선할 때 야당의 의견도 구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더 나아가 야당의 추천을 받아도 좋은 일이다. 그래야 제대로 된 인재를 국무총리로 임명할 수 있고, 또 야당도 협조할 것은 과감하게 협조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생의 정치, 국민을 위한 민생 정치가 바로 이런 모습 아니겠는가.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정치권에서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참에 꼭 하나 짚어 둘 대목이 있다. 야권의 의견을 구하기 전에 먼저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부터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매번 시스템 탓이나 하면서 인사문제로 온 나라가 실망하고 좌절한다면 이것이 과연 올바른 국정운영이라 할 수 있겠는가. 박 대통령이 밝혔듯이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인사문제가 말 그대로 참사 수준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청와대 인사 검증시스템부터 무엇이 문제가 있는지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비선 그룹으로 상징되는 비정상적인 통로가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이것은 오롯이 박 대통령의 몫이다. 그 결과 김기춘 비서실장이든 아니면 비선그룹이든 문제가 있다면 혁신해야 한다. 나라 안팎으로 이 엄중한 시기에 소모적인 인사 참사 논란으로 국민을 더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최재영 본지 발행인  poeco@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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