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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여파… 경제는 ‘얼음’공룡부처 탄생? 국가안전처의 오해와 진실
안병용 기자 | 승인 2014.06.11 16:35|(171호)

세월호 사태 수습은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정부의 시스템 전면 개편이 시작된다.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안전처’ 신설을 천명하면서 조직 구성과 운영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점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상태다. 해양경찰청이 해체되고 해양수산부와 안전행정부의 구조분야 등이 국가안전처로 넘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과연 적절한 것인지 국가안전처의 모든 것을 짚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경제적으로도 수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안전 불감’의 댓가로 치러야 할 것으로 보여 유•무형적으로 수습하기에 바쁜 대한민국이 됐다. <편집자 주>

   
▲ 4월 24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 세월호 실종자들을 위한 노란 리본들이 매달려 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따르면, 해양경찰청을 해체해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해양 구조와 구난 그리고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로 넘어간다. 또 안전행정부의 안전 업무와 해양수산부의 해양교통관제센터(VTS)도 국가안전처로 이관돼 구조 분야가 모두 국가안전처로 모이게 된다.
특히 국가안전처 산하에 소방본부(육상재난), 해양안전본부(해상재난), 특수재난본부(항공•에너지•화학•통신인프라 등)를 두고 현장 상황에 대응토록 할 방침이다.

국가안전처 신설… 결국 ‘공룡부처’ 탄생?
먼저 국가안전처 신설과 관련해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또 다시 ‘공룡부처’가 탄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국가안전처가 육상과 해상은 물론 특수 재난까지 총괄하면서 몸집만 비대해지고 효율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국가안전처는 각 부처가 가지고 있는 재난 안전 관련 기능에 대한 총괄 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에 대해 예방과 대비 차원에서 어떤 지침이나 방안을 마련하고 예산권을 통해 각 부처에서 수행하고 있는 재난 안전에 관한 기능을 총괄・조정하는 기능을 갖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정책 총괄・조정 기능을 가지고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이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통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즉, 각 부처의 모든 재난 업무를 한 조직으로 통합하는 기구가 아니라 정책 총괄 조정기능을 통해 현장에서 일원화된 지휘체계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 통합의 의미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예산 권한을 부여하는 조치에 대해서도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라며 국가안전처가 예산을 가지고 각 본부를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도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안전처는 관계부처의 업무 조정・통합기능 등 실제의 집행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이 해양 수사까지? 전문성 담보와 인적 쇄신이 먼저

여기에 일각에서는 해양 수사와 정보 기능이 경찰청으로 흡수되면서 전문성을 요하는 이들 기능을 경찰청이 잘 운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가지고 있다.
방호삼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양 범죄수사는 무엇보다 해양 전문성을 지닌 기관이 담당해야 하는데, 경찰청이 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경에서 수사와 정보 업무를 수행했던 조직이 경찰청으로 옮겨와야 되는데, 이는 결국 경찰청의 비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경의 분산은 해경 내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적 쇄신 등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 조직만 분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직을 흔드는 것으로 혁신이 가능할까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해경의 정보 기능과 구조를 분리시킬 경우, 정보에 대한 접근이 차단된 상태에서 구조업무가 정확하게 이뤄질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상부 해경 성우회장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역할을 분산시켰을 경우 해양에 관한 정보기능 없이 구조, 구난, 안전만 해라 했을 경우 과연 그 기능이 제대로 수행이 될 것인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전문가는 “해경이 경찰청과 국가안전처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어찌됐든 해경이라는 주체적 조직이 없어졌기 때문에 필벌의 의미로 해석해야 된다”며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해경이 해체되어도 종전 해경기능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아니다”며 "국가안전처라는 안전전담조직 체계하에서 구조, 구난, 경비 중심으로 역량을 좀 더 전문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가안전처 신설이 가시화되면서 해양경비의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독도 인근 해양에서 중국 어선에 대한 단속훈련을 하고 있는 해양경찰.
해양경찰청 해체? “독도는 누가 지키나?”

마지막으로 해양경찰청이 해체될 경우 독도 등 해상안보에 대한 공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도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과의 관계에서 사실상 해상안보를 책임져 온 해경이 해체에 들어가고 이들 업무가 국가안전처로 이관되는 동안 사실상 안보는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우려다.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 역시 5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해경 기능 중에 중국 불법어선 단속이나 독도 경비가 있다”며 “해경이 해체돼도 해안경비대를 하나 만드는 게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정부 부처 신설을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개편이 이뤄져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시간동안 국가안전처가 신설되기까지 해경을 대신해 안보를 책임질 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국가안전처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조직을 만드는 데 공력이 많이 들고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담긴 조직 개편 등이 여러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토론과 논의의 절차를 고민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충격요법을 주기 위한 수단이 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다
한편 세월호 참사로 한국 사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수조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선박 침몰에 따른 재산 피해와 금융 손실 등 직접 피해만 수천억 원이고, 국민적 충격에 따른 경제성장 정체 등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최소 2조~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인명 피해와 국가 브랜드가치 하락 등을 고려하면 전체 피해 규모를 따지기도 어려울 정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995년 당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재산 피해 2,400억 원 등 총보상금만 3,753억 원에 달했다”며 “아직 이번 참사의 비용 부분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사고의 충격이 큰 데다 막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 흐름을 고려하면 국가 전체에 상당한 비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명•재산•구조비용 등 직접 피해만 1조 원 육박

정부 예산당국과 경제 전문가 등의 추산을 종합하면 세월호 침몰에 따른 인명 및 재산 피해, 구조비용, 금융 피해 등 직접적인 피해만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세월호의 선박 가격은 114억(보험사 평가)~170억 원(산업은행 담보평가)이며 컨테이너•차량 등 화물까지 200억 원 상당의 재산이 물속에 가라앉았다.
300명에 이르는 인명 피해는 말 그대로 국가적•사회적 손실이다. 이들은 개인당 최대 3억 5,000만 원, 단원고 학생들은 여행자보험 1억 원까지 최대 4억 5,000만 원씩 총 1,200억 원가량의 보험금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해양경찰 등 당국의 구조 비용과 사고 해역 인근 주민의 직접 피해도 상당하다. 현재 해경은 수십억 원의 직접 구조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유출 및 구조 차출에 따른 인근 어장과 어민의 생업 피해도 엄청나다. 사고 수습을 위한 선박 인양 비용은 1,000억 원에서 최대 4,0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상자 치료와 희생자 장례 비용, 외상 후 장애 치료에 필요한 돈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계열사는 파산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들 회사에 들어간 대출 등 금융 비용이다. 금융감독원 조사로는 산업은행(612억 원)을 비롯해 기업(374억 원)•우리(311억 원)•경남(306억 원) 등 대형 4개 은행 대출잔액만 1,603억 원이며 다른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하면 금융권이 세월호 관련사에 빌려준 돈은 총 3,747억 원이다. 이들 계열사의 퇴출을 전제로 한다면, 담보 회수를 위해 자산 매각 절차 등을 거쳐야 하지만 전액이 위험 대출로 분류돼 손실 처리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침체•국가 가치 등 무형 손실 포함 땐 환산 불가
직접 비용뿐 아니라 국내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국민적 침체 분위기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0.1%p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여행 및 음식•숙박 등 관련 산업 위축과 자영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382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경제는 올해 1조 5,000억 원가량 손실을 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결과적으로 푼돈 아끼려다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 지출하게 됐다”며 “눈앞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무조건 낭비로 보는 사회적 시선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예산당국은 안전 투자가 10년 후 16배의 효과를 낸다고 본다”면서 “예산을 처리하는 기획재정부와 국회가 미래에 대한 투자 없이 ‘금전출납부’만 작성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병용 기자  byahn@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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