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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이젠 출구를 찾자
정경NEWS | 승인 2013.12.02 11:57|(165호)

 

   
▲ 박상병 시사평론가정치학 박사본지 편집이사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 파문이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다. 지난 대선 때부터 불거졌던 온갖 의혹들이 벌서 1년째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논란의 수준을 넘어서 박근혜 정부 첫 해의 정국을 송두리째 흔들면서 여론마저 양 갈래로 내치고 있다.

국정원 행태에 대한 분노 세력과 그에 다시 분노하는 양 극단의 대치, 이것이 오늘 우리 비극의 모습이다.이는 국민대통합을 공약했던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는 여간 당혹스런 일이 아니다. 국민대통합은커녕 국론분열과 갈등의 불길만 자꾸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국군 사이버사령부까지 대선 개입 의혹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용 동영상(DVD)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 또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를 일이다.

국정원의 불법행위는 단죄해야
검찰이 지난 대선 때 국정원 심리전단 5팀의 직원들이 트위터에서 퍼 나른 121만건의 불법 인터넷 게시글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것도 댓글을 자동으로 퍼 나르는 ‘봇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한다. 아마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동화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서 대량으로 유포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발표 내용만 놓고 보면 이는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봇 프로그램까지 동원해서 트위터 글 121만건을 유포했음에도 이를 ‘개인적 일탈’이라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그러나 여권의 대처는 정말 상식 밖의 수준이다. 그 트위터 글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것이냐고 묻고 있다. 이는 본질을 흐리는 물 타기에 다름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여부가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국정원의 대선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혹시 앞으로 정권이 바뀌어서 야당이 집권할 때도 국정원이 이런 식으로 댓글과 트위터를 통해 대선에 개입하는 것이 옳다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지난 대선 정국에서 벌어진 국정원의 행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핵심이다.

또 있다. 댓글과 트위터의 양이 뻥튀기로 수백만건 나온 것이지 실제로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또한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양이 많고 적음은 이번 사건에 대한 충격의 정도를 말할 뿐, 사건의 핵심은 국정원이 대선에 그것도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설사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댓글이나 트위터로 올린 글의 양이 많지 않다면 그냥 넘어가도 좋다는 말인가. 사실 이미 드러난 것만 해도 엄청난 양이다. 그 사이 국정원 직원들이 삭제하거나 은폐했던 글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검찰이 찾아내지 못한 글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면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과 트위터로 퍼 나른 글의 양이 많지 않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 또한 진실을 호도하는 궤변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정원의 대선개입 논란에 대한 출구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우선 검찰 특별수사팀이 철저하게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수사를 막는 외압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국정원 지휘 라인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 최고의 정보기관을 올곧게 세우는 길이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대충 뭉개고 넘어가겠다는 오만한 발상은 금물이다. 그렇다면 더 큰 개혁의 역풍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대선개입 의혹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한 ‘개인적 일탈’로 넘어갈 경우 그 후에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그 파장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은폐하거나 거짓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검으로 차선의 출구 찾아야
특별수사팀의 젊은 검사들이 정말 열심히 수사에 임하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그럼에도 법무부와 검찰 지휘부에서 또 사건에 개입해서 수사를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아쉬울 뿐이다. 수사팀 검사들이 검사직 사퇴를 배수진으로 쳐서 121만건의 새로운 트위터 글을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에 어렵게 추가했다는 것이다.

젊은 검사들이 검사직 사퇴를 거론할 정도로 검찰 지휘부와 법무부의 외압이 여전히 계속된다면 이는 새롭게 진상을 밝혀야 할 대목이다. 이 또한 범죄행위요, 모른 체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정부와 검찰 지휘부가 여권에 불리한 내용이라고 해서 수사를 방해하거나 압박을 가하는 나라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이는 지금의 검찰 특별수사팀이 밝힐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검찰 수사가 일단락된 뒤 결국 특검수사를 통해 밝힐 수밖에 없다. 왜 특검 수사가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군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군 수사 당국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크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이 노골적으로 ‘개인적 일탈’로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고 있으며 수사 내용마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게다가 국군 사이버사령부 지휘부가 연루됐다는 의혹들이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그 밑에 있는 군 수사 당국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이 또한 군 수사 당국의 수사가 일단락된 뒤에 특검이 수사하는 것이 옳다.

국군 사이버사령부와 국정원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이는 군 수사 당국이 접근하기 어렵다. 따라서 특검수사로 가서 한 번에 결론을 내는 것이 옳다. 이것이 출구를 찾는 차선책이다. 국가보훈처의 그 DVD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 이것도 특검수사가 필요한 이유라 하겠다.

국가정보기관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여러 정황들, 이는 지금의 민주주의 성과를 단박에 무력하게 만드는 국기문란 행위에 다름 아니다.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대로 수사가 끝난다면 또 새로운 진실이 드러날 것이요, 다시 정쟁이 촉발될 것이다.

아프더라도 관련 의혹은 모두 특검에 맡겨서 이제는 출구를 찾자. 이미 최선의 방법을 놓쳤다면 차선책이라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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