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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의 새로운 양상
정경NEWS | 승인 2013.10.10 11:18|(163호)



   
▲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교수
2년여 넘게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 과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지난 2011년 1월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로 이어진 중동의 ‘민주화 요구’ 바람은 시리아에도 거세게 불었다. 높은 실업률과 물가 폭등 등에 대해 불만을 가진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1971년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는 알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기 위한 사태는 내전으로 확산됐다. 정부군이 시위대를 무력으로 공격하면서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이처럼 시리아 내전의 주요 요인은 독재 정권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으로 시작됐지만, 일반적으로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대결 구도가 갈등을 초래한 것이다.
 
‘이슬람 율법’을 강조하는 정치를 신봉하는 무슬림 형제단이 ‘세속적 사회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는 알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내전을 주도한 것이다.

예상과 달리 시리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슬람 내부의 종파 대결 양상도 감지됐다. 이슬람교는 632년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뒤 후계자 선정 문제를 놓고 시아파와 수니파로 분류되어 지금까지 갈등이 확산됐다.

알 아사드 가문을 중심으로 한 지배계층은 시아파 출신들이다. 대신 무슬림 형제단은 다수 종파인 수니파다. 결국 장기 독재를 타도하고,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대결과 종파 분쟁까지 얽히면서 더 복잡해졌다. 게다가 국제 사회가 같은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도 시리아 내전 양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현 집권 정부를 지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서방 세계는 군사개입 등 조속한 종결을 꾀하고 있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중재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군사개입에 대한 러시아의 평화 협상안을 미국과 시리아 정부가 수용하면서 시리아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돌입했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과 폐기 수순
이처럼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해 국제 사회의 외교적 협상과 개입이 다각적으로 모색되었다. 지난 9월 14일 미국과 러시아는 2014년 중반까지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폐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21일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으로 최소 280여 명에서 최대 1500여 명이 숨졌다.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참사와 관련 전문가들은 희생자들의 증상을 분석해봤을 때 ‘사린 등 신경가스’ 공격이 의심됐다. 스위스 출신 화학무기 전문가 스테판 모글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희생자들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분해 작용을 억제하는 독소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시리아 의 화학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정부군 책임이 아니다”라며 반군의 책임으로 돌렸고, 또 “미국인들 때문에 우리가 화학무기 폐기 합의에 동의했다는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폐기하는 데 1년 이상의 기간과 예산 10억 달러(1조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실 화학무기 폐기는 기술적으로 복잡하며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안에 따라 시리아는 보유한 화학무기의 이름과 종류와 규모, 저장장소, 생산시설, 연구시설 등을 담은 종합 보고서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21일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또 11월까지 국제 사찰단이 시리아에서 현장 조사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화학무기 및 관련 장비를 해체하기로 했다. 결국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폐기 계획의 첫 조치로 화학무기 보유 현황 등을 담은 보고서를 OPCW에 제출했다.

이 기구는 1997년 4월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국제연합 산하의 국제기구로 설립됐다. OPCW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있다. 대부분 유엔 회원국이 가입하고 있지만, 북한, 소말리아, 앙골라 등은 가맹하고 있지 않다. 화학무기 제조 및 사용 의혹이 있는 국가에 강제 사찰 권한을 갖고 있다.

비록 시리아는 마감 시한인 21일보다 하루 일찍 20일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보고서를 성실하게 작성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OPCW는 이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게 된다.
 
시리아는 추가 보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2003년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도 ‘화학무기 포기’를 선언했지만, 2011년 리비아를 방문한 국제 조사단에 의해 다량의 화학무기가 발견됐다.


시리아 난민 사태와 국제 사회의 지원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과정의 최대 변수는 반군이었다. 최근 치열한 교전을 벌이던 반군 최대 세력인 자유시리아군과 이슬람주의 무장세력 사이에 휴전이 성립됐다. 서방이 지원하는 자유시리아군과 알카에다에 연계된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는 교전 중이던 터키 접경 지대의 아자즈에서 휴전했다.

아자즈는 자유시리아군의 영향력 아래 있었지만 최근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가 장악했다. 양쪽의 최근 교전은 시리아 내전 이후 반군 사이의 최대 전투로 시리아 내전이 ‘정부군 대 반군’뿐만 아니라 반군 사이의 교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리아의 대량 난민 사태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 이후 최악의 난민 사태로 불리는 시리아 난민 사태가 또다시 국제 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하루 5천여 명의 무고한 시리아 난민들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시리아 내전으로 고향을 떠난 난민의 숫자는 200만 명을 넘는다.

특히 시리아 난민의 절반은 17세 이하의 아이들이다. 대부분은 영양실조와 전쟁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다. 신체적, 정서적인 아픔과 교육을 지속할 수 없는 환경에 방치되어 있다. 화학무기 사린 가스의 희생자들도 대부분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21세기 최대의 비극’으로 인해 시리아를 탈출한 대다수의 난민을 수용한 레바논과 터키, 요르단, 이라크 등 인접 4개국은 국제 사회에 난민 구호를 위한 지원을 호소했다. 유엔은 시리아 난민 일부를 중남미에 정착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웨덴은 유럽연합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시리아 난민 신청자에게 모두 영주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시리아 난민이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후원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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