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윤지원 세계와한국
일본의 아베 총리, 독일의 교훈을 본받아야 한다
정경NEWS | 승인 2013.10.09 10:18|(162호)



   
▲ 윤영미평택대 외교안보 전공교수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강행하지 않았지만, 각료들만 참석하는 간접 참배 형식을 취했다. 그는 ‘전국추몰자추도식’ 행사에서 “역사에 겸허하게 배워야 할 교훈은 가슴
에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1994년 무라야마 총리 이후 역대 총리들이 표명해온 ‘가해와 반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게다가 매년 총리의 추도식사에 들어있던 ‘부전(不戰) 맹세’ 문구도 없었다.


일본 우익 정치인들 망언의 ‘진의’
올해 초부터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과 이시하라 등 우익 정치인들의 망언은 진행형이다.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과 여성 인권 유린을 부인하고 있는데, 지난 5월 중순 하시모토는 당시 일본 군대에 위안부가 꼭 필요했다는 어이없는 만행을 이어갔다.
 
아베 총리 역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와 같다는 극단적인 발언으로 그 파장은 더 커졌다. 지난 7월 말 아소 다로 부총리는 급기야 ‘독일 나치식 개헌’ 발언과 동아시아컵 축구 한일전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한국응원단 플래카드에 대해 시모무라 문부과학상은 “그 나라의 민도(民度)가 문제 될 수 있다”는 발언까지 일삼았다.

지난 8월 초 아베는 “개헌은 나의 신조”라며 평화헌법 수정을 더 강력하게 표명했다.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고, ‘아베 내각의 심각한 역사인식의 오류와 반평화적인 도발 의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본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 한국과 중국, 주변국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메르켈 총리와 독일 언론은 전쟁 패전일을 맞은 일본이 “여전히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음으로써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특히 독일 일간지인 타게스슈피겔은 ‘일본, 역사에 사로잡히다’라는 기사를 통해 아베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가 일본의 침략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비판을 자초했고,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본의 우경화가 더욱 심해졌다고 비판했다.


독일의 철저한 과거사 반성, 적극적인 사죄와 보상
한편 독일의 과거사 반성은 어떠한가. 독일 정부는 왜곡 없는 역사교육을 통해 과거 히틀러의 만행을 상세하게 가르치고 있다. 독일에는 클레트 출판사, 코넬젠 출판사, 유럽교과 출판사 등 48개 출판사의 역사 교과서가 있다.

이들 역사 교과서의 공통점은 히틀러 정권을 있는 그대로 상세히 기록하는 점과 독일의 각 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역사교육을 지도하기 위해 졸업시험에 나치 정권 관련 문제를 상당히 많이 출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나치주의의 핵심 사상인 민족사회주의 이데올로기, 반유대주의, 전체주의 국가, 제2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각종 저항운동 등을 심도 있게 다룬다. 독일의 역사 교과서는 그 자체가 과거사 반성임을 잘 알 수 있다.

심지어 그 당시 사진자료들을 통해 나치 정권의 잔혹한 행위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강의실 교육 외에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나치 정신수용소를 방문하는 참여교육도 실시한다. 아울러 독일 정치인들은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과 피해보상으로 사죄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1972년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의 무명용사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고, 독일의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다하우박물관도 개관했다. 나치 시대의 참상을 잘 드러내고 있는 뮌헨에 위치한
이곳엔 다양한 자료와 역사적 비극을 재현하고 있다.
 
1998년 홀로코스트 피해 보상금으로 12억 달러 제공을 시작으로 최근 메르켈 총리는 유대인 후손들에게도 피해보상을 추가로 명했다. 반세기도 더 지난 오늘날에도 독일 정부는 히틀러의 만행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보상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또 독일은 주변 국가들에 대해서도 보상정책을 시행해왔다.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자국민에 준하는 장학금 혜택과 외국 노동자에 대한 차별없는 임금 및 복지 혜택 등을 펼치고 있다. 아마도 유럽연합(EU)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국가다운 면모가 아닐까 싶다.
 
유럽의 평화와 ‘통 큰 정치’ 즉 국제사회에서 소통과 통합의 정치와 국제관계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과거사 반성 대신 역사 왜곡과 터무니없는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주장 부인 등으로 일관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국이다. 패전 68년 동안 일본은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커녕 우경화 발언과 평화헌법 개정, 위협적인 군비 증강 등을 통해 과거의 군국주의를 고수하는
‘소국 정치’의 면모를 역력히 드러낸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동북아시아 국제관계의 갈등의 중심에 일본이 있다. 그 파장은 너무 크다. 한·미·일 공조가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무산됐던 한일 정보보호협정은 상당기간 어렵게 됐다. 그리고 매년 5월쯤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아베 총리의 우경화 발언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결국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와 입장 변화가 없다면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도 상당히 어렵다. 오히려 일본과 중국의 해양 영토 영유권 지역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에서의 양국 간 군사적 무력시위가 잦아지고 있고, 자칫 해상에서 양국의 군사적인 충돌까지 우려된다.

EU처럼 주변국들과의 경제적 상호의존 증진과 사회문화의 교류 증대가 동북아시아 공동체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알려진 기능주의적 접근은 점점 더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한·중·일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의 불신과 갈등만 고조되고, 국민들간 배타적 민족주의가 더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일본은 내치의 경제적, 사회적 불안을 외부의 적을 통해 해결해보려는 무모한 신국가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해양 영토 영유권 분쟁과 과거사 부정과 역사 왜곡문제는 적절한 매개체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오늘날까지 과거 히틀러 침략의 실상을 그대로 교육하고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유대인과 피해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 독일은 상호 신뢰구축을 통해 새로운 진정한 리더 국가로서의 면모를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오늘날 EU와 같은 경제공동체 형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다자 군사안보 동맹과 심지어 유럽의 정치 통합까지 주도하고 있는 원동력임을 일본은 반드시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정경NEWS  news@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경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인기뉴스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405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1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