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치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의 전말’ 정쟁으로 혈투검찰,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의혹 수사결과 발표
강경윤 기자 | 승인 2013.07.02 10:34|(160호)

[정경뉴스=강경윤 기자] 검찰의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수사결과 발표로 여야의 대립이 치열해지고 있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 관련자들을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지만, 여전히 혼란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모두 ‘국정원 사건이 뿌리째 파헤쳐져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조하면서도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새누리당은 국정원 내부직원 매수 의혹과 NLL 공세 등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정치권은 혈투로 이어지고 있다.

검찰, 원 전 원장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야당, 시민단체, 노조 등까지 종북 세력과 동일시했으며, 이들의 제도권 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선거기간에는 종북 세력 대응 활동이 야당에 불리한 여론 조성 활동으로 귀결돼 선거운동이 될 수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지난 두 달간의 수사 성과다.

   
▲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이진한 2차장검사가 6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종북 개념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했고, 이에 따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사이버 대북 심리전을 벌이던 중 북한 비판을 넘어 대선기간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게시글을 인터넷에 달았다는 것이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의 지시 발언 중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는 “지방선거도 이제 있고, 좌파들이 여기 자생적인 좌파도 아니고 북한 지령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에 대한 확실한 싸움을 해서”, “종북 좌파들이 40여 명 여의도에 진출했는데 이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체성에 대해 계속 흔들려고 할 거고, 우리 원 공격도 여러 방법으로 할 거예요” 등 이다.

결국 원 전 원장은 제도권 정치인들까지 다수를 종북 좌파로 규정함으로써 이런 인식을 국정원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이와 관련된 활동을 하게 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게시글 총 5333개를 찾아냈고, 이 중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방함으로써 정치 또는 선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글은 1977개라고 밝혔다. 그 중 검찰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글은 ‘오늘의 유머’나 ‘일간 베스트’에 올라온 73개다. 검찰은 이 같은 사실 확인을 통해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국정원 사건 은폐하라고 지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도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사건을 은폐·조작했다는 것이다. 김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14~15일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의 노트북을 분석해 ‘저는 이번에 박근혜를 찍습니다’ 등 선거 관련 게시글을 여러 개 발견했지만, 이를 은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된 4월 3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

대선 사흘 전인 12월 16일 오후 11시에는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 발견되지 않음’이라는 거짓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토록 했다. 이 날 밤 서울경찰청은 100여 쪽에 달하는 디지털 분석 결과 자료를 모두 폐기했다.

김 전 청장은 검찰에 출석해 일관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당일에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분노와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경찰 조직이 애써 쌓아온 국민적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누가 경찰수사를 믿겠느냐’, ‘사표를 내고 싶은 만큼 참담한 심정’이라는 등 한탄이 터져나온다. 뼈아픈 자성과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배후설’에 새누리당 ‘국정원 직원 매수’ 맞불
김 전 청장을 둘러싼 ‘배후’ 논란도 커지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6월 16일 민주당 국정원 진상조사특별위원회-법사위원 공동 기자회견에서 “수사 축소를 지시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배후가 있다”며 “몸통에 대한 제보가 당에 접수돼 있다”고 밝혔다.

6월 17일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배후와 관련, “TK 라인 중에 어떤 한 분도 있겠죠”라며 “그러나 배후는 한 사람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지 않다. 일을 하는데 혼자서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조직적 배후설을 추가로 제기했다.

   
▲ 국가정보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재소환한 5월 26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김 전 청장이 조사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6월 16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해 12월 16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중심으로 권영세 당시 선대본 종합상황실장과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사실상 권영세 현 중국 대사를 배후의 실체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청장은 지난해 대선 사흘 전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국장과의 통화에서 “경찰이 누굴 두려워해서 뭘 안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화를 냈다며 당일 밤 이뤄진 수사발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권영세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 종합상황실장과는 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청장의 이런 주장은 그가 대선 직전 경찰수사 발표를 앞두고 권 전 실장, 박 전 국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는 민주당 측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몸통 의혹 제기에 새누리당 측에서는 국정원 기밀 유출 및 국정원 내부 직원 매수 의혹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검찰은 국정원 직원의 댓글 작성 의혹을 민주당에 제보한 국정원 전직 간부 김 모씨(불구속 기소)가 김부겸 전 의원 보좌관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대선 당시 김 씨는 문재인 캠프 국기문란진상조사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었으며, 김 전 의원은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또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쟁(政爭),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인가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으로 여야의 공방은 치열하기만 하다. 6월 20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 후 6월 임시국회에서 국정원 국정조사 여부를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재점화 되면서 여야가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전면 공개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부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6월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국정원 국기문란 국정조사 촉구 국회의원-전국 지역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6월 24일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과 관련해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라며 “대선 때 국정원이 어떤 도움을 주지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정원에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여야가 제기한 국정원 관련 문제들에 대해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국민 앞에 의혹을 밝혀야 함은 당연하지만 진실공방을 넘어 여야의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 국익에 부합하며 정녕 국민을 위한 것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는 불법·위법의 진상을 밝혀 국정원을 바로 세우는 차원을 넘어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NLL 공세 또한 민주당에 정면 대응하는 방어막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6월 민생 국회를 약속한 여야의 합의가 약속대로 이루어져 국민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ggangky@mjknews.com

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저작권자 © 정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경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발행인 인사말회사소개정경시론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01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1 한서리버파크 1405호  |  대표전화 : 02)782-2121  |  팩스 : 02)782-9898
사업자등록번호: 107-06-75667  |  제호 : 데일리정경뉴스  |  등록일자 2005년 5월  |  등록번호 : 서울아00449
발행일 : 2000년 4월  |  대표이사: 최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재영
Copyright © 2023 정경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