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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입’으로 옮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검증받은 ‘소통능력’에 ‘제자리 찾았다’ 호평
강경윤 기자 | 승인 2013.07.02 10:03|(160호)

[정경뉴스=강경윤 기자]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정현 전 정무수석이 임명됐다. 전임 이남기 수석이 지난 5월 22일 윤창중 성추문 스캔들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12일만의 인사다. 기존 언론인 출신을 홍보수석에 임명하던 전례에 따라 청와대는 외부에서 적임자를 찾았지만 결국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수석을 수평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며 ‘소통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는 이 수석의 이번 임명으로 외부에서는 ‘제자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홍보수석이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소통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하는 핵심위치인 만큼 앞으로의 이 수석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6월 3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된 이정현 전 정무수석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입’ 이정현 수석에게 거는 기대
박근혜 대통령은 6월 3일 그동안 공석이었던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정현 전 정무수석을 임명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핵심 측근으로 한나라당 수석 부대변인, 18대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최고위원, 지난해 대선캠프 공보단장 등을 지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홍보수석 자리는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인사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인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 수석의 수평이동으로 공석이 된 정무수석과 윤창중 전 대변인의 낙마로 비어있는 남성 대변인의 인선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0년 가까이 박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왔다. 박 대통령이 당의 비주류로서 정치적 칩거를 했던 2008~2010년에는 전례가 없던 ‘대변인 격(格)’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임명에 대해 정치권도 반기는 분위기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대선 기간에 공보단장을 역임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온 만큼 자기 자리를 찾아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홍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비록 언론인 출신은 아니지만 전문성에서 별로 시비를 걸 점이 없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창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참사’와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사퇴는 국정혼란으로까지 이어졌다”면서 “이 신임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의 심중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 신임 홍보수석이 국민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서 국정혼선을 줄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보수석은 ‘청와대의 미드필더’
청와대 홍보수석은 다른 수석 비서관 중에서도 활동 영역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경제부총리가 부활되고 미래창조과학부 등 막강 부서가 있어 경제수석이나 미래수석의 공간은 제한적이다. 국가안보실장의 지휘를 받는 외교안보수석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홍보수석은 국정홍보를 위해 폭넓게 활동하며 정무 등 다른 정책영역까지 두루 파악해야 되기 때문에 전천후 미드필더가 되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또 국정홍보를 위해서면 열과 성을 다해야 하는 만큼 ‘소통 능력’은 필수다.

   
▲ 박근혜 대통령이 3월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 정무직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이정현 정무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소통 능력을 살펴보자. 그는 매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30분~1시간 정도 브리핑을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출장 중에도 거르지 않는다.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공세에도 알맹이 없는 답변은 있을 수 없기에 성실히 임한다. 심지어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도 브리핑을 했을 정도다.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온갖 국정 현안을 다 논의하며 출입기자들은 궁금한 것을 대변인의 입을 통해 확인한다. 출입기자들이 브리핑에만 참석해도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때문에 대변인은 거의 모든 정책을 속속들이 알아야 할 뿐 아니라 대통령의 속내까지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 평소에 공부하지 않으면 밑천이 드러나 기자들의 호된 비판을 각오해야 하는 바, 웬만한 내공 없이는 버텨낼 수 없는 자리기도 하다.

청와대 홍보수석의 자리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입’으로써 속내까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임명이 ‘제자리를 찾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임명 후 ‘목욕탕 토크’ 제안 등 ‘소통’ 강화
실제로 지난해 대선 당시에는 김병호 대선캠프 공보단장의 활동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선거 3개월 전에 공보단장을 이 수석으로 교체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줄 알기 때문이었다.

이정현 수석은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 자신의 ‘소통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6월 4일 오전 10시께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찾아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매일 아침 7시 춘추관 지하 사우나 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자는 것이다.

그는 “오전에 씻기도 해야 하고 청와대로 오면서 여러 가지 조율할 것도 많아 기자들 전화를 다 받을 수 없다”면서 “새벽에 춘추관 지하 목욕탕에서 출근한 기자들과 간단히 얘기하면서 언론이 청와대에 대해 궁금한 게 뭔지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자들은 소외된다”, “새벽에 출근하는 기자가 얼마나 되나” 등의 이의가 제기돼 이 수석의 ‘목욕탕 토크’ 제의는 결국 무산됐지만 대신 아침 회의 전 7시쯤 춘추관에 들러 ‘새벽 간이토크’를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하지만 소통을 강화하고자 하는 이 수석의 의지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다.

   
▲ 지난 2012년 6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황우여 대표가 이정현 최고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 하고 있다.

‘쪽지 토크’ 제안도 눈길을 끈다. 이 수석은 기자들이 궁금한 점을 쪽지로 남겨 놓는 미국식 소통 방식을 예로 들면서 “우리도 그대로 해보자”고 말했고 이에 홍보수석실 직원들은 기자들이 질문지를 붙일 수 있도록 게시판을 마련했다.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책방향을 언론을 비롯한 핵심 여론주도층과 국민에게 알리는 ‘대통령의 입’이어야 하며, 언론 등 주요 여론을 여과 없이 대통령에게 알리는 ‘대통령 귀’도 되어야 한다.

이 수석은 그동안 국회의원으로서 성실한 의정 활동과 새누리당 수석 부대변인 시절부터 언론감각이 뛰어나 출입기자들을 비롯한 각 언론사 중견 언론인들과의 폭넓은 대 언론전략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 역할에 잘 대응해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계적으로 보도됐던 윤창준 성추문 사건 이후 홍보수석이란 중책을 맡게 된 이 수석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언론과 국민 모두가 이 수석의 자리가 잡힐때까지 ‘허니문 기간’을 주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 수석은 성공적인 한미정상회담에 윤창중 성추문이 찬물을 끼얹었던 사례처럼 역대 정권의 큰 업적이 언론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부재로 인해 국민의 불신으로 이어졌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홍보라인의 명 수장이 될 것을 기대해본다.

이정현 홍보수석 프로필
■1958년 전남 곡성
■살레시오고,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단장
■ 한나라당 정책기획팀 팀장
■ 한나라당 상근 부대변인
■ 제18대 국회의원
■ 국회 예결·문방·법사위원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 공보단장
■ 새누리당 최고위원
■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
■ 청와대 정무수석

ggangky@mjknews.com

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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