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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채 감소 방안, ‘진주시’를 벤치마킹하라
정경NEWS | 승인 2013.06.28 16:24|(160호)

   
▲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부채 축소’ 집중으로 이어진 경기침체
가장이 되면 수입과 지출관리가 책임을 져야 할 주요 과제이다. 조직의 기관장이나 기업의 CEO, 그리고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임무도 다양하지만 핵심을 찾다보면 하나의 표현, 즉 ‘수입과 지출관리’에 모아지게 된다.

가장과 기업의 CEO는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야 할 강한 인센티브를 갖고 있다. 누가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머릿속에는 항상 수입을 늘리는 방안과 지출을 줄이는 방안이 함께한다. 더욱이 경기가 가라앉거나 경제 위기라도 닥칠 기미가 보이면 서둘러 지출을 줄이는 일은 어느 가정이나 기업에서도 관찰된다.

근래에 한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이른바 ‘대차대조표 불황’이다. 대차대조표 불황은 ‘자산가격이 내려가면 평가 손실을 보면서 자본이 줄고, 결국 부채만 남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경제구성원들이 빚을 갚으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감소해서 불황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이미 집값 추락과 같은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앞으로 오를 전망이 보이지 않자 가계와 기업 모두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경제주체들이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이에 따라 부채가 커 보이면서 자산을 매각해서 부채를 갚아나가거나 소득 중의 소비 비중을 줄이고 빚을 갚는 것을 말한다.

개별 경제주체들에게는 합리적인 일처럼 보이지만 경제 전체로 보면 부채 축소에 모두가 집중하면서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정책을 맡은 사람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줄여야 하지만 줄일 수도 없는 공공부채
그래도 감소시켜야 할 빚의 경우에는 빚을 줄여야 할 강력한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편이다. 공공부채의 경우는 빚을 증가시킬 인센티브는 존재하지만 이를 감축해야 할 필요는 적다. 오랫동안 고정비 성격의 지출처럼 되어버린 공공지출의 경우에는 이를 줄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아주힘들다.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기관장이나 선출직 정치인의 입장에서 공공지출을 갑자기 줄이는 일은 그런 지출에 기대서 활동해오던 사람들의 수입을 막아버리는 일을 뜻한다. 그런 원망과 비난을 감내해낼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공공부채는 계속해서 증가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일찍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제임스 뷰캐넌 교수의 ‘적자 속의 민주주의’라는 말은 다수의 인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민주정치에서 대규모 공공부채는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그러나 공공부채의 급속한 증가는 경제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위험을 가져다줄 수 있다. 특히 외자에 기반을 둔 공공부채의 증가나 단기 부채에 치우친 공공부채는 언제든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자체 파산이나 국가 부도를 낳을 수 있다. 개방경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일수록 불필요한 부채 증가에 대해 경계의 눈초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근래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공공부채 해결, 기관장 ‘신념’ 중요
우연히 강연 때문에 방문했던 진주시에서 나는 부채 감축에 기관장의 의지와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를 만날 수 있었다. 공공부채를줄이는 일이 어렵다고 하지만 기관장이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다른 지자체의 빚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한 걸음 더나아가 한국의 국가부채와 공공부채를 줄여나가는 일에 있어서 중요한 교훈을 주는 사례이다. 제법 무더운 날씨 속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고 진행한 ‘제14회, 진주아카데미’는 다소 힘든 강연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씀씀이를 유지하면서 빚을 줄여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평범한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이를 위해 시민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진주시는 전국체전을 준비하면서 기존 공설운동장을 1805억원을 들여서 종합경기장으로 건설하였다. 건립이 꼭 필요한 이유를 여러 가지 찾을 수 있지만 진주시가 시비 1383억원을 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거대한 공공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공공시설 신축은 많은 이해 당사자들에게 단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기관장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추진하게 된다.

민선 5기가 출범한 당시 진주시는 1156억원의 채무를 안고 출범하게 되었다. 신임 기관장이 은근슬쩍 빚을 가릴 수도 있지만, 이런 빚을 안고 진주 시정이 제대로 굴러가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강력한 긴축 재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진주시는 2011년도 예산을 2010년 대비 15%(1421억원) 감축하고 모든 예산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재검토하였다. 관행상 지원을 해왔지만 불필요한 모든 예산을 감축했다.

축제 및 행사비 절감(46억원)과 유사 중복 조직 정비로 총 41개 담당을 축소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청사 에너지 절약 실천에 들어가게 된다. 에너지 평균사용량 21%를 절감하여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 17억원을 지원받아 이 역시 부채 탕감에 사용하게 된다. 이런 행정 효율성 강화는 2년동안 주요 시정 공모 및 대외 평가 시상에서 91억원의 상금을 진주시에 선물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2년 동안 빚을 1000억원 이상 절감하게 된다.

결국 공공부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기관장의 신념이 매우 중요하다. 진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야심 찬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일관적으로 돈을 나누어주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주민들의 재능기부, 물품지원, 재가봉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저비용 고효율 맞춤형 복지정책이다. 이런 프로젝트로 큰 성과를 얻고 있다.

‘좋은 세상’이란 이름의 이 프로젝트도 앞으로 많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리라 본다. 알뜰하게 사는 것은 자연계의 법칙이다. 방만함이 여기저기서 관찰되는 우리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가르쳐주는 멋진 성공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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