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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 5년3개월 만에 국민의 품으로철저한 화재 대비책 갖추고 더 웅장한 모습으로 돌아와 따사로운 봄날 시민들의 축제가 된 숭례문 복구 기념식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5.31 17:33|(159호)



[정경뉴스= 전혜선 기자] 지난 5월 4일 숭례문 복구 기념식이 숭례문 광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유난히따사했던 봄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수많은 시민들이 이 영광의 날을 함께했다. 2008년 2월 10일 방화에 의해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탔고 그 처참한 상황이 전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온 국민이 큰 충격을 받고 상실감을 느꼈다. 그로부터 5년여가 지나 복구된 숭례문은 화재 이전의 모습보다 더 웅장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오히려 화재 전에는 없었던 좌우 성벽이 복구되고 원형을 잃었던 좌우 계단도 고증작업을 통해 본래 모습으로 지어져 이전보다 한층 안정감 있는 외관을 갖추게 되었다. 스프링클러 등 화재 대비책도 마련되었다. 이전과 같은 참사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문화재에 대한 방재 의무규정 강화 등 각종 제도도 보완됐다.

 

   
 


숭례문 복구 기념식, 시민들과 함께한 축제 한마당

지난 5월 4일 숭례문 광장에선 숭례문 현판 제막, 개문 등 준공식이 개최되었고,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선 다채로운 숭례문 복구 기념식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햇살이 따사로웠던 오후, 국보 1호 숭례문이 돌아온 감격스러운 날을 함께하고자 수많은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 날 외국인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는데, 타국의 문화유산 경축행사가 이색적이었는지 사진기 셔터를
누르기에 바빠 보였다.

숭례문 복구 기념식이 열린 이 날은 토요일 주말로 커플과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가벼운 복장에 사진기를 들고 한껏 나들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오후 2시에 열린 준공식을 보고 난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과 세종로에 걸쳐 진행되는 다채로운 공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한꺼번에 수많은 인파가 모였지만 교통정리와 시민통제가 잘 이루어져 큰 사고 없이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전통복장을 갖춘 무용수들이 한국무용을 선보였고, 전통의상 입어보기 행사와 페이스 페인팅 행사 등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가족 나들이객을 위해 다양한 공연과 행사들도 진행되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구를 국민과 함께 경축하기 위해 이날 하루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를 무료로 개방했다.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부모들은 무료로 개방된 4대 궁과 종묘들을 둘러보며 문화유산 체험학습도 할 수 있었다. 풍물놀이패들이 숭례문에서부터 광화문 광장까지 이어진 '길 닦음(길 군악 행렬)' 행사를 진행해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숭례문 앞 세종로에서는 '판굿, 비나리, 아리랑'을 주제로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졌다. 광화문 광장에선 프리스타일 랩 공연도 펼쳐졌는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기획이 아주 훌륭했다는 평이다.

큰 아픔을 겪고 더 웅장해진 모습의 숭례문도 맞이하고 축제 한마당에도 참여할 수 있어 이 날 복구기념식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상기되어 있는 듯 보였다.

화창한 날씨와 들뜬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문화유산인 숭례문이 우리 곁에 돌아온 역사적인 날을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기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 날 복구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5년3개월 만에 우리 곁에 돌아온 숭례문에 대한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 나눴다.
 
박 대통령은 이 날 축사에서 “숭례문은 우리의 민족혼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숭례문의 부활은 단순한 문화재 복구 차원의 의미를 넘어서 우리 민족의 긍지를 되살리고, 새로운 희망의 문, 새 시대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5월 4일 숭례문은 화재 이전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이날 복구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5년 3개월 만에 우리 곁에 돌아온 숭례문에 대한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 나눴다.


전통 건축기법으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숭례문 복구에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것은 우리 전통기법을 살려 화재 이전보다 더 원형에 가까운 숭례문으로 복구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목재를 깎고 가공하는 도구들도 직접 제작했고 나무 손질도 일일이 손으로 다듬는 등 온 정성을 다했다.철저하게 전통을 고수했으며 전기공구 같은 건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만약 전통기법을 따르지 않았다면 1~2년 안에 숭례문이 완공됐을 것이라고 한다.

다시 새 생명을 얻은 숭례문은 쭉 뻗은 처마와 양측에 쌓인 성곽으로 더욱 웅장해졌다. 이번 복구작업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지붕모양과 처마선이다. 수백 년은 거뜬하게 버틸 수 있도록 지붕을 얹었고, 처마도 외부환경에 강하도록 튼튼하게 복구했다.

화재 당시 상층부의 90%가량이 훼손됐던 숭례문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기까지 276억여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투입됐다. 문화재청의 자체 복구비용 147억원을 비롯해 100억여 원에 달하는 기탁금과 지원금 등이 포함된 액수다.

온 국민이 문화유산 복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기에 100억여 원이라는 큰 액수의 지원금이 모일 수 있었다. 고증과 복구에 투입된 인력은 무려 3만5000여명에 달했다. 면밀한 고증을 통한 옛 모습 되찾기를 원칙으로 했기에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등 건축과 관련한 국내 최고의 기술자가 대거 참여했다.

신응수 대목장은 이번 복구에서 건물을 다시 세우는 작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1963년 수리 시에 작성했던 수리공사용 도면이 잘 보존돼 있어서 큰 참고가 되었으며 그 후에도 건물 세부를 일일이 측량해서 그려놓은 상세한 실측 도면이 있었기 때문에 공사 진행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화강암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석산에서 캐왔고 박석은 강화도에서 가져왔다. 기와는 충남 부여에 있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전남 장흥 등에서 전통기법으로 구운것을 사용했다.

유별나다고 할 정도로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쳐 전통기법과 도구를 사용해 복구한 것이다. 복구된 숭례문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다.

우선 이전에 없던 성곽 일부가 복원됐다. 106년 전일본 왕세자 행차를 이유로 허물었던 성곽 날개이다. 용마루는 길이 15.7m에서 16.8m로 1.1m 길어졌다. 동측 계단 폭은 2.9m에서 5m로 넓어졌다.

화재 이전에도 없었던 원형을 다시금 찾음으로써 숭례문은 더욱 안정감 있고 웅장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 맑은 봄 날씨 속에 많은 시민들이 기념식장을 찾았다. 한껏 들뜬 표정의 시민들이 커플, 가족 단위로 나들이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채로운 공연들과 함께 이날 하루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를 무료로 개방했다.


두 번의 참사는 일어나지 않도록

방화범의 잘못이 숭례문 화재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문화재 방재에 소홀했던 점도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없었던 원인 중 하나다.

이에 다시 태어난 숭례문에는 152개의 스프링클러 장치와 4개의 옥외 소화전 외에 4개의 방수총까지 설치했다.

문화재 재난 예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문화재 방재 의무규정 강화 등 각종 제도를 보완했다. 이전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해 목조문화재에 옥외소화전, 자동 화재속보설비 등의 설치와 화재 대응 지침서 마련 및 정비를 의무화했다.

문화재에 대한 안전관리의식을 높이기 위한 '문화재 방재의 날'(2월 10일)도 제정했다. 방화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고, 국보·보물급 목조문화재의 자율소방안전관리를 위하여 소방안전관리자 선임을 의무화했다.

숭례문 화재 당시 폐쇄회로TV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사각지대가 존재해 방화범을 잡는 데 애를 먹기도 했었는데 화재감지기와 폐쇄회로TV 등도 추가해 보안 사각지대를 제거했다. 같은 일이 두 번 다신 일어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숭례문의 안전관리에 있어서도 사고 당시 지자체에 관리 의무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복원된 숭례문의 보안 및 관리는 문화재청이 담당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숭례문 안전관리를 위한 방재센터인 관리동을 신축했으며 24시간 직원이 상주하여 순찰 및 관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문적인 관리자 부족 등 실질적인 관리가 허술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숭례문 무료 개방 이후 평일과 주말을 불문하고 시민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데 이를 관리하는 직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방재센터 관리동을 세우고 관리직원을 상주시킨다 하여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국보 1호라고만 정해놨지 그동안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8년 숭례문 화재 사건으로 시민들과 정부는 문화재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5년 전과 같은 대형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앞으로 숭례문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유산들도 시민들의 관심 속에서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대형 화재라는 시련 끝에 갖은 노력으로 위풍당당하게 복원되어 우리 곁에 돌아온 숭례문을 후세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글·전혜선 기자<ability0215@mjknews.com>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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