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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핵심은 ‘신념’과 ‘철학’
정경NEWS | 승인 2013.05.09 11:19|(158호)

   
▲ 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정경뉴스=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고정관념을 탈피하라
오래 전에 읽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정치인으로 여러 요직을 거쳤지만 기사회생이라 불릴 만큼 모두가 포기했던 늦은 시기에 수상 자리까지 올랐던 행운의 인물이었다.

그에게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어떤 자리를 맡건 간에 전임자가 해오던 대로 문제를 바라보고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강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일이든 나라의 일이든 간에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신선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면 리더는 자신이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과제를 선명하게 정리정돈할 수 있을 것이다.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누군가를 리드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현재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기준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자원배분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일이다. 이따금 서구 기업에서 자신이 이제까지 몸담고 있던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로 이직해서 완전히 새로운 문제 인식과 해법으로 일거에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정상화시키는데 성공하는 기업인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이제까지 특정 분야에 매몰된 사고를 가졌던 사람들에 비해 새로운 시각으로 현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점이다. 만일에 이런 능력을 리더가 갖고 있지 않다면 우왕좌왕 하다가 임기를 마치거나, 아니면 이제까지 전임자들이 해오던 것과 엇비슷한 이야기와 행동을 하다가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새로운 자리를 맡은 지도자라면 항상 자신의 시각으로 문제를 예리하게, 그리고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주변의 참모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내놓을 수 있지만 이들의 진단은 여러 가지 가능성 있는 것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사실 해법이란 것도 정확한 진단이 있고 나서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이런 점에서 진단을 제대로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나라의 일도 마찬가지이다. 나라를 이끄는 리더 역시 복잡한 문제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지혜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과 마음만 분주하고 현안들에 휘둘린 채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 쉽다.

얼마 전에 타개한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은 그녀에 대한 찬반 양론에도 불구하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수상 다음으로 꼽힐 정도로 영국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어떤 면에서 보면 대처가 집권했을 때 행운도 따라주었다.

영국 국민들이 벼랑 끝에 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녀의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마련되어 그녀가 선전했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대처 수상의 여러 가지 장점 가운데 복잡한 문제들을 단순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복잡하게 보이지만 그런 문제점들의 공통점을 어느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업의 경영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준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익이란 잣대가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이익과 중장기적인 이익을 모두 고려하여야하지만 기업의 경영자들은 그 어떤 단체를 이끄는 사람보다 명확한 기준이나 잣대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는 훨씬 복잡한 상황을 리드해나가야 한다.

정치 지도자의 올바른 신념
그래서 기대를 모았던 기업인 출신의 대통령이 행정에는 상당한 성과를 보일 수 있지만 국가경영에 있어서는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행정에 필요한 능력과 국가경영에 필요한 능력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있는 것 같다.

청계천 프로젝트나 서울의 중앙차로제 등과 같은 프로젝트는 명확히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이들은 행정적인 업무에 해당한다. 그러나 나라의 일은 이처럼 명쾌하게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고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나라의 일을 이끄는 지도자는 빌릴 수 있는 것이 있고 빌릴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본다. 보좌진이 도저히 보필할 수 없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신념체계라고 생각한다. 신념은 세상을 바라보는 일종의 창에 해당한다. 그런 창은 공짜가 아니다.

오랜 세월을 통해서 세상을 명확하게 진단하고 통찰할 수 있는 기준이나 잣대는 올바른 신념체계를 갖는 일이다. 신념이 명확하면 두려움도 사라지게 된다. 누가 뭐라 하더라도 올바른 것은 올바른 것이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나는 오래 전에 방영되었던 마가렛 대처 여사의 연설 장면을 기억한다. 광산 노조와 일촉즉발의 위급한 상황에서도 대처 수상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만일 당신들이 돌아가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세요. 저는 저의 길을 갈 것입니다”라고 천명하는것은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이것은 그의 확고한 인생철학에서 연유한 정치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 지도자의 올바른 신념은 복잡한 세상을 이끄는 등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 부지런한 지도자 였음에도 불구하고 임기 말엽에 별반 한 것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는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의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혼자서 분주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뛴다고 해서 나라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는 없는 일이다. 확고한 신념을 가진 지도자는 자신과 같은 뜻을가진 사람들과 창업동지처럼 나라를 이끌 수 있을때 집권 후반기에도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이지만, 리더십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등불인 신념과철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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