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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경영계 “청년실업 악화·큰 비용 부담 불만” 노동계 “임금피크제만 아니면 대환영”
전혜선 기자 | 승인 2013.05.07 16:46|(158호)

 

[정경뉴스= 전혜선 기자] 오는 2016년 1월부터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의 정년이 60세로 늘어난다. 300명 미만 사업장은 2017년 1월부터 의무화된다. 현행법에는 정년 60세가 권고 조항으로만 돼 있어 강제력이 없었으나, ‘권고’에서 ‘의무화’로 고령자고용촉진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정년 60세 의무화는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접근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정년연장 정책 시행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가계소득이 늘어 실물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년연장으로 청년실업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신입보다 임금이 높은 고령 노동자를 고용하게 돼 기업에 큰 비용부담을 줘 경기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출처: SBS 8시 뉴스



일본의 ‘정년 65세 의무화’

대표적 고령화 국가인 일본이 지난 4월 1일부터 정년 65세 의무화 시행에 들어갔다. 가계 소득을 책임지는 가장의 연령대 향상에 따라 정년연장은 필연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출산으로 노인을 부양할 젊은층이 크게 줄어 노인의 경제적 자립이 불가피한 현실도 65세 정년 의무화에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65세 정년 의무화 시행으로 일본 기업들은 정년에 이른 근로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65세 정년을 보장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노사가 합의한 일정 기준에 따라 정년이 된 근로자를 선별적으로 재고용하는 방식이었다.

근로자의 정년이 연장됨에 따라 기존의 고급기술자들이 노동 현장에 존재해 기업들은 추가적인 신입기술자 교육비용이 감소하는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본 정부는 고령 근로자의 지식과 경험을 발돋움 삼아 일본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데 목표를 둔 것이다.

현재 일본의 정년은 60세인데, 개정법에 따라 희망자 전원을 65세까지 고용하지 않게 되면 기업의 이름이 공개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등의 제재조치가 취해지게 된다.


왜 한국도 정년연장을 추진하는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한국도 정년연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실제 퇴직연령은 평균 53세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질 은퇴연령은 평균 70.3세로 나타났다. 이는 장년층이 퇴직을 했어도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돈벌이를 17년 이상 더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 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며 아직 건실한 가장으로서 가정생활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도 나쁘지 않아 충분이 일할 수 있는 여건에도 대부분의 장년층은 55~58세가 되면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정년 55세인 현 정년제도는 오늘날 고령화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인 것이다. 이른 정년퇴임은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60세까지 소득 공백을 만들어 중장년층에게 경제적인 어려움을 전가하고 있다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장년층의 가계소득 유지와 노년층의 경제활동 보장을 위해서도 정년연장이 필요하지만, 앞으로 닥칠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력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60세 정년 의무화가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상황이다.

정년 60세 의무화를 시행하게 되면 일하는 노년층이 늘어나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뒤로 늦출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연금재정도 충실해지게 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현재 선진국도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용 증가를 감당하지 못해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을 계속 늦추고 있다.

 

   
▲ 우리나라 실제 퇴직연령은 규정 퇴직연령 57.4세보다 낮은 53세로 이는 가계소득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들이 아직 한창 일할 나이에 속한다.



중장년층 일자리 보장하면, 청년층 일자리는 어떻게 되나

우리나라와 같은 연공서열식 임금체계에서 중장년층의 임금은 신입사원의 2~3배에 이른다. 고임금 근로자가 많으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고임금 근로자들로 인한 기업의 경제적 부담은 곧 신규채용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정년을 연장하면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보장되는 대신 청년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정년이 5년 연장될 경우 매년 은퇴시기에 최대 14만 명이 고용상태를 유지함에 따라 신규고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16개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전국 대학 취업준비생 7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의 54.4%와 취업준비생의 66.4%가 ‘정년연장 등 고용연장 조치가 청년층의 채용과 취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정년연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의 최근 조사에서 기업의 40%는 앞으로 신규채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은 청년층 일자리 감소의 도화선이 될 것이다.

이미 정년연장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이러한데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60세 정년 의무화로 ‘부모 자식 간 일자리 쟁탈전’이라는 우스운 일도 발생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년 연장의 대상이 만 55∼60세인데, 이들의 자녀들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나설 나이인 25~30세이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놓고 세대 간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 2013년 청년층 고용률은 38.7%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60세 정년 의무화 도입으로 청년층 고용률이 더욱 낮아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임금피크제와 연계한 60세 정년 의무화 추진

기업의 경제적 부담과 청년실업 악화를 막기 위한 일환으로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었다. 임금피크제란 특정 연령부터 통상임금을 삭감해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 총액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제도다. 근로자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임금을 단계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 기업은 정년연장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60세 의무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보조장치인 셈인 것이다. 정년 60세 의무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말들이 많았다. 관련 법안심사소위가 두 차례 이상 열리는 등. 정년 60세 의무화 도입에 있어서 여야가 공통으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에 관해서는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청년 실업 악화와 큰 비용부담’으로 경영계가 60세 정년 의무화에 불만을 표시했던 것과 반대로 노동계는 60세 정년 의무화는 ‘고령화, 노후 빈곤 등을 고려할 때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긍정적 입장이었다. 하지만 임금 조정을 전제로 한 정년연장 의무화에 대해서는 노후 빈곤 대책으로서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었다.

그러나 결국 임금피크제와 연계한 정년 60세 의무화가 도입되었다. 일부만 혜택 보면 정년 60세가 무슨 소용 재벌 및 CEO 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 스코어’의 ‘10대 대기업과 9개 공기업의 직원 근속년수 비교 분석’ 결과에 따르면, 9개 공기업의 근속년수는 평균 15년인 반면 10대 그룹 직원들은 9년에 불과했다.

근속년수가 평균 10년에도 못 미치는 것은 대기업 직원들은 30세에 입사한다 해도 대부분 40세 전후에 퇴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 대기업의 풍토가 40세를 넘긴다 하더라도 40대 후반에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자리를 지키기가 힘든 상황이다.

정년 60세가 의무화되어도 고용이 불안정하다면 정년 60세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고용이 더욱 불안한 상황이어서 60세 정년의 혜택을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CEO 스코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근속년수는 남성 근로자(10년)의 절반에 가까운 6년에 불과했다. 이는 여성 근로자는 남성 근로자에 비해 정년 60세 의무화 혜택을 받기가 더욱 어려움을 나타낸다.

상대적으로 근속년수가 길고 고용이 안정돼 있는 공기업과 노조의 영향력이 강한 일부 대기업의 직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돼 큰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정부는 60세 정년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청년실업 악화와 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경영계의 반발이 크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사업주가 정년을 이유로 60세 이전에 해고할 경우 부당 해고로 처벌토록 벌칙규정도 마련함으로써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정년 연장정책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년 60세 의무화의 수혜자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정치계·경영계·노동계 안팎으로 말들이 많은 상황 속에서 정부가 도안한 대로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전혜선 기자  ability0215@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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