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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8세금징수과 출동이오!‘안면몰수 체납자 멈췄거라, 이리와 압류딱지 받으라’
강경윤 기자 | 승인 2013.03.29 10:29|(15호)

[정경뉴스=강경윤 기자] 대한민국 헌법 제38조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의무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 세금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심정이야 오죽하랴 만은, 낼 수 있음에도 고의 또는 상습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법의 엄중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비양심 체납자’들의 행위를 지구 끝까지 추적하여 처리하기 위해 전담부서인 ‘서울 38세금징수과’를 운영하고 있다. 악성체납 세금을 빠르고 정확하게 징수하며 납세정의를 실현하는 38세금징수과의 단속 현장을 소개한다.

   
 
AM 07, 38세금징수과 출동

‘서울 38세금징수과’(이하 38세금징수과)의 업무는 아침 7시부터 시작됐다. 다른 공무원의 출근시간보다 이른 시간이지만, 최근 고액체납자의 차량압류에 집중하면서 출근시간 전을 노려야하는 이유에서다.

지난 3월 12일, 기자가 동행 취재한 38세금징수과 2팀의 첫 행선지는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였다. 전날 조사한 체납자 주소지와 차량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목표한 10여 곳 중 하나다.

38세금징수과 2팀의 차량 조수석 유리문은 아파트 입구를 기점으로 내려졌다. 해당 체납자의 차종과 차량번호의 파악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팀 구성은 3인 1조. 한명은 운전을 하고 나머지 두 명은 각각 좌우를 맡아 체납자 차량을 확인했다. 아파트 외부 주차장을 돌아 지하 주차장을 확인 했다. 체납자 차량은 해당 아파트 동의 외부 주차장과 지하주차장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납자 주소지를 방문해도 체납 차량 압류 실적을 올리기는 쉽지만은 않다. 해당 주소지에 체납자의 차량이 없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38세금징수과 2팀의 첫 행선지 역시 체납차량 압류 실패였다.

38세금징수과 강병선 지방세조사관은 “500만 원 이상의 고액체납자의 차량을 압류해 세금납부를 독려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납차량이 해당 주소지에 없어 압류 실패로 이어지면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액체납차량 단속시스템’, 더 이상의 빈틈은 없다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면서 38세금징수과 2팀은 운행 중인 차 안에서 김밥과 생수로 간단히 끼니를 때웠다. 시간을 허비함이 없이 다음 목적지로 신속히 이동해 체납차량을 압류하기 위해서다.

38세금징수과 2팀은 3인 1조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지만 차량 내 ‘고액체납차량 단속시스템’을 이용해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한다.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면 내부 백미러 양 측면에 달린 각각의 카메라가 양 옆 차선을 주행하는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하며, 이를 통해 인식된 번호가 모니터로 전송된다.

모니터에는 체납금액과 체납건수 및 차주와 차주의 주민번호 등이 기재된 정보가 표시된다. ‘고액체납차량 단속시스템’을 통해 도로 주행 중에도 마주칠 수 있는 체납차량의 압류가 가능해진 것이다.

도로를 주행 중 ‘고액체납차량 단속시스템’을 통해 체납차량으로 확인되면, 신속한 압류에 들어간다. 하지만 차량압류 작업은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것이 강 조사관의 설명이다.

강 조사관은 “주행 중 장비를 통해 체납차량이 확인 됐다고 하더라도 주변 교통상황을 봐서 압류작업을 해야 한다. 차량이 막혀 교통이 정체됐다면 도주 가능성이 적으나 원활한 교통상황이라면 도주로 이어지며, 무리한 도주는 교통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첫 목적지를 시작으로 다음 목적지인 은평구 역천동의 한 빌라에서까지 체납차량 압류는 거듭  실패했다. 첫 번째와 같이 압류차량 부재였다.

38세금징수과 2팀은 다음 목적지인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견인차량에 연락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는 38세금징수과 2팀이 고액체납차량 발견 시, 행선지 인근에 견인차를 대기시킴으로써 신속히 압류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강 조사관은 “체납차량 확인 후 해당 절차를 거쳐 신속히 압류를 진행하지 않으면 체납자가 막무가내로 차를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항상 이동 중 견인차가 인근에 대기할 수 있도록 연락은 필수다”고 설명했다.

체납차량 신속·정확히 압류하라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에 도착한 38세금징수과 2팀은 외부 주차장 확인 후 지하주차장을 확인했다. 복잡한 구조의 지하주차장 속에서 차량 식별은 쉽지 않아 직접 내려서 번호판을 식별하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고액 체납자의 차량은 벤츠. 한쪽에서 체납자의 차량을 발견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벤츠를 소유한 고액 체납자는 모 건설회사 이사로 재직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체납액은 무려 1억4천4백만 원이었다. 소위 38세금징수과의 ‘VIP’다. 어려운 소득 수준으로 세금을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체납자가 아닌, 세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내지 않는 전형적인 ‘비양심 고액체납자’였다. 

고액체납자의 차량 발견 후, 39세금징수과 2팀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우선적으로 38세금징수과의 차량을 고액체납자 차량 앞으로 붙였다. 도주 방지를 위해서다. 다음으로 차량 번호판을 떼고 차량에 ‘지방세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재산’ 딱지와 ‘압류자동차 인도명령서’를 부착했다. 

해당 압류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고액체납자에게 연락도 잊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견인 차량을 통해 고액체납자의 차량 압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차량 압류를 통해 모든 체납 금액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체납자의 경우 압류한 차량의 공매로 거둬들인 금액을 제한 나머지 체납액은 지속적인 재산추적을 통해 끝까지 추징한다는 것이 강 조사관의 설명이다.

납세의식 결여와 법적 제도적 문제점

고액체납자의 압류된 차량은 서울시가 직접 주관하여 온라인 경매방식으로 ‘압류차량 인터넷 공매’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매각된다. 이는 세금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세금납부를 회피하면서 고급 승용차를 운행하는 비양심 상습체납자들에 대해 조세정의를 실현을 위해서다. 실제로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압류 자동차 공매를 연간 수시로 진행해 지난해에만 1375대를 45억원에 매각해 체납세금을 정리한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 38세금징수과가 체납세금 징수를 위해 가야할 길은 산 넘어 산이다. 서울시 전체 체납액은 42만명에 7천억원 정도다. 게다가 3천만원 이상 고액체납자가 8천명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행정안전부는 “전국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12월 10일 각 시·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공개제도’로 지난 2006년부터 성실 체납자가 존경받는 성실한 납세문화 정착을 위해 시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명단공개에 따른 전국 체납 1위는 개인의 경우 서울시에 58억원을 안 낸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법인은 경기도에 129억 원을 체납한 용인의 지에스건설이 각각 차지했다.

또한 전국에서 3천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는 11529명으로 작년대비 2.7%인 293명 감소했지만, 1억원 이상 고액체납자는 3925명으로 작년보다 8.1%인 294명 증가했다. 명단 공개 대상자의 전체 체납액은 1조6천894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10.3%인 1576억원 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액체납자는 납세의식이 결여된 사회지도층이라고 꼬집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공인으로서 세금납부 등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체납에 대한 법적 제도적인 문제점도 지적된다. 현재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공소제기기간이 5년. 미국이나 선진국 같이 10년, 악질 체납에 대해서는 끝까지 평생 제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앞으로 고의·상습 체납자의 유형은 줄어들 것이다.

국방의 의무는 헌법 39조에 있지만, 납세의 의무는 헌법 38조이다. 국방의 의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납세의 의무인 것이다.

ggangky@mjknews.com

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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