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뉴스=강경윤 기자] '공수래 공수거’를 삶의 가치로 여기며 나눔봉사로‘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피홍배 최경주재단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피홍배 이사장은 최경주재단을 통해 아동·청소년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 장학 지원사업, 창의적 체육교실 지원사업 등을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해체위기 가정의 문제를 안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그뿐 아니라 지역사회 후원사업으로 국내 긴급구호 지원사업과 북한 지원사업, 인터넷 옥션을 통한 특별 지원사업을 통해 공동체의식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사회단체 한국정경문화인협회가 선정한 '대한민국정경문화대상(국위선양부문) 최고대상' 수상에 이어 (사)한국언론인연합회가 선정한‘제12회 자랑스런한국인대상(나눔봉사부문)’을 수상했다. 피홍배 이사장과의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그의 고귀한 봉사정신을 취재했다.

자랑스런한국인대상 역대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박근혜 18대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총재, 한승수 전 국무총리, 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최경주 프로골프 선수, 최불암 탤런트, 조수미 성악가,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이소연 우주인 등과 같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 시대의 영웅들이다.

이러한 대열에 피 이사장이 나란히 서게 된 것은 그의 고귀한 나눔봉사 정신이 우리사회에 귀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 피홍배 이사장(좌)이 자랑스런한국인대상 시상식에서 상패를 받은 후한국언론인연합회 이상열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피홍배 이사장은 제12회 자랑스런한국인대상(나눔봉사부문) 수상소감을 통해“나 같은 사람이 받아도 되는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옛 성현의 말이 있듯이 대단한 일도 아닌데 상을 받아 부끄럽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만을 강조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사건사고가 쏟아지는 각박한 사회에서 욕심을 버리고 베풀며 살아가는 피 이사장의 나눔봉사 정신은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뜻‘공수래 공수거’실천해

피홍배 최경주재단 이사장은 경상북도 성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그는“아버지께서 욕심 부리지 말고 베풀면서 살라고 생전에 자주 말씀하셨다.

아마 어릴 때부터 들었던 아버지의 가르침은 자연스럽게 내 삶의 모토가 되었던 것 같다”라며“인생 일흔 줄이 넘어 이제는 그 시절 아버지보다도 훨씬 많은 나이이지만,‘ 공수래 공수거’라는 말만큼은 지금까지도 한결같이 마음에 새기면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며 당시를 설명했다.

피 이사장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아버지 다음으로 알렉산더 대왕을 꼽았다. 그는“알렉산더 대왕의 임종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사실을 많은 국민들이 보기를 원했다. 그래서 죽기 전 큰 결심을 했다. 다들 예법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말렸지만 자신의 두 손을 관 바깥으로 내놓고 모든 사람들이 보도록 관을 짜라고 지시했다”라며“이는 천하의 알렉산더 대왕마저도 빈손으로 간다는 사실을 백성들에게 알리기 위한 처사였다”고 소개하면서 그 누구도 결국은 빈손으로 가는 것, 욕심을 버리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피 이사장의 나눔봉사 정신은 CEO로 ㈜삼정을 경영하면서 많은 어려운 고비를 넘긴 원동력이 되었다. ㈜삼정을 경영하던 당시 IMF 위기를 맞은 피 이사장은 일감이 없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리해고를 강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있는것으로 함께 나누어 먹자’며 모든 직원들을 보듬고 갔던 것이다. 이런 뜻이 통했는지 몇 차례 고비가 더 찾아왔지만 전 직원들이 내 회사라는 마음으로 함께 극복했다. 그는“기업이 조금만 크면 기업주만 잘 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를 꾸려가는건 CEO 혼자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직원들을 내 핏줄로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피 이사장의 나눔의 경영 방침으로 ㈜삼정에는 노조가 없다고 한다. 모든 사내 중요 업무는 항상 직원들과 합의하에 이루어지기때문에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공유’철학으로 다양한 사회 기여활동 펼쳐

피홍배 이사장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는 돈에 대해“지금 내게 있는 돈은 하나님이 나에게 잠시 맡겼을 뿐 본시 내 것은 아니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가진 것을 망설임 없이 나눠줄 수있었다고 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가져온‘공유’라는 마음의 습관으로 많은 사회 기여활동을 펼쳐왔다.

피 이사장은 IMF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을 당시‘다 같이 어려운 시기에 국익에 도움이 될 만한 의미 있는 일이 없을까’고민하던 중‘외국에서 금을 많이 수입한다는데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두기만 하는 아이들 돌반지를 비롯한 모든 금붙이를 가지고 나오는 사람에게 돈으로 사주면 달러를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한 언론사에 제보해 국가적인 대국민운동이었던‘금모으기 운동’전개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 피홍배 이사장이 최경주 선수와 함께 아이티 아이들에게 전달하기위한 쿠기 만들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피 이사장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크게 공헌한 것이다.

또한 피 이사장은 공공기관, 공·사익 단체에 재정적 후원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고향의 후학들을 위한 장학금, 고향 발전기금, 불우이웃 수용시설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등 소외계층을 위해 많은 사회 환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 이사장은“세금에는 국세와 지방세가 있지만 또한‘고향세’라는 것도 있다”라고 말하면서“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하듯이 출향인이 내 고향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함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내일의 최경주’육성하는 최경주재단

피홍배 최경주재단 이사장은 지난 2008년 3월 사단법인 최경주복지회를 설립해 골프 꿈나무 육성과 사회봉사를 주요 사업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최경주재단 이사장직을 맡은 지 5년째인 피 이사장은 홀로 이웃을 돕는 데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당시 최경주 선수도 자신이 있기까지 받았던 도움을 생각해 힘든 이웃들을 위해 나눔의 손길을 펼치고 있었고, 그러던 중 최경주 선수와 의기투합해‘모두 함께 돕고 살자’는 소박한 마음으로 재단운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피 이사장은“자선의 힘이 아직 널리 퍼지지 않은 우리 사회에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전파하고 싶었다”라며“어려운 이웃을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고, 좋아하는 골프를 통한 자선사업도 할 수 있기에‘내일의 최경주’를 육성하는 것도 큰 기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돌이켜보면 나도 알게 모르게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누구의 도움이든 도움을 주고받고 사는 것이다”라며“사회에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빈손으로 세상에 태어났으니 베풀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옳은 일이고 그것을 실천하는 곳이 바로 최경주재단이다”고 설명했다.

최경주재단은 몇 년 전부터 자선기금을 조성해 한국에서는 청소년 공부방 지원 등의 장학사업을,미국에서는 암환자 돕기 등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경기도 이천시에 열 번째‘꿈의 도서관’을 개관하는 등 각지의 소외계층 아이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최경주재단은 지난 2010년부터 골프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미래의 한국골프를 이끌어갈 재능 있는 선수들을 선발해 장학금과 각종 용품 외에도 동계훈련 등을 지원하고 있고, 최경주 선수가 직접 이들의 멘토가 되어 이끌어주고 있다. 그 결과 얼마 전 KJ골프 꿈나무 2명이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경주는 많이 아껴주고픈 막내아들 같은 존재입니다”

피홍배 이사장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세계적인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다. 그와 최경주 선수와의 깊은 인연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 이사장은 사업에 몰두하느라 동분서주하며 몸을 혹사시킨 탓에 왼쪽 몸이 마비돼 걷지도 못하고 왼손을 쓰지도 못했다. 중풍이었다.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그는 타고난 정신력과 운동으로 재활에 성공했다.

그때의 아픔으로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동안 소홀히 했던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

피 이사장은 88CC 운영위원장으로 있을 때 서른의 나이로 프로 골프 입문 5년차였던 최 선수와 함께 라운딩할 기회를 가졌다. 당시 최 선수를 본 첫 느낌을 그는 이렇게 회상했다.

“처음 봤을 때 골프를 하기에 가장 최적의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한 샷 한 샷 눈여겨봤는데 기량이 매우 뛰어났다. 무엇보다 대성할 재목이라고 예감했던 이유는 바로 최경주 선수의 사람 됨됨이였다.”

당시 최경주 선수가 국내에서는 골프를 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을 걷고 있었다. 피 이사장은 전도유망한 인재를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88CC 사장과 협의해 마음 놓고 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1997년 IMF로 모두가 힘들었지만 당시 88CC 운영위원장이었던 피 이사장과 88CC 여명현 사장이 후원회를 만들어 최경주의 미국행을 독려, 지원했다.

최경주 선수는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치기를 바랐던 피 이사장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미국으로 본거지를 옮겨 피나는 연습과 노력을 했다.

그 결과 PGA 투어 참가 3년째인 2002년 첫 우승을 따냈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골프선수가 됐다.

최경주 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아버님, 저 막내입니다”라며 피 이사장에게 전화를 건다고 한다. 최경주 선수에게 있어 피홍배 이사장은 양아버지인 것이다.

▲ 피홍배 이사장(앞줄 가운데)과 최경주 선수(뒷줄 가운데)가 2009년도 (사)최경주복지회 정기 이사회 식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피 이사장과 최경주 선수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대화하는 내내 피 이사장을‘아버지’라 부르는 최 선수에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왜 부자지간에 성이 다르냐”고 물어봤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를 낳아준 아버지는 완도에 계시고 이 분은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키워주신 제 양아버지입니다”라고 소개해 피 이사장의 은혜를 잊지 않았다.

피홍배 이사장은“최근 최경주 선수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권위 있는 선행상인 미국 골프기자협회(GWAA) 선정‘2013 찰리 바틀렛 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최경주 선수가 자선을 통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나로서는 큰 보람이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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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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